[김승국의 국악담론]수렁에서 건진 ‘경기도당굿 시나위춤’
[김승국의 국악담론]수렁에서 건진 ‘경기도당굿 시나위춤’
  • 김승국 노원문화예술회관 관장
  • 승인 2018.11.0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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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국 노원문화예술회관 관장

무형문화재 제도가 우리 무형문화유산의 보존과 전승에 기여한 공로도 크지만, 그 역기능도 컸다. 왜냐하면 무형문화재로 지정되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는 종목들이 경직된 지정 심의과정이나 이미 지정된 무형문화재 종목의 예능보유자나 전승자들의 조직적인 저항으로, 지정되지 못한 채 멸실되거나 전승의 활기를 잃어버리는 경우를 수없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특히 전통무용의 경우는 더 했다. 아직도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전통무용에는 살풀이, 승무, 태평무, 한량무, 검무만 있는 줄 아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올 6월 1일 부로 ‘경기도당굿 시나위춤’이 경기도 무형문화재 64호로 지정되었다. 정말 오래간만의 경사이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경기도당굿 시나위춤’은 경기도당굿 제의의식에서 부수적 역할을 하던 춤을 보다 예술적인 독립된 공연예술 형태로 구성한 춤으로서 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 살풀이춤(도살풀이)의 예능보유자 고(故) 김숙자(1927~1991) 명무에 의해 완성된 춤이다.

7바탕으로 이루어진 ‘경기도당굿 시나위춤’은 이보형, 심우성 선생이 1976년에 발굴 조사한 종목으로 무형문화재적 가치가 충분한 종목이다. 그러나 1990년 고 김숙자 명무가 ‘경기도당굿 시나위춤’ 7바탕 중 마지막 바탕인 ‘도살풀이 시나위춤’으로 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 ‘살풀이’로 무형문화재보유자로 인정되면서 나머지 6바탕은 20여 년간 미아 신세가 돼 버렸다.

천만다행으로 김숙자의 수제자 이정희 선생과 매헌춤보존회의 제자들이 30년 가까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지금까지 온전히 지켜와 올해 6월 1일부로 7바탕 모두가 경기도 무형문화재 64호 ‘경기도당굿 시나위춤’으로 종목 지정되면서 비로소 온전한 전승기반을 갖추게 된 것이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경기도당굿 시나위춤’이 경기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기 까지는 결코 쉽지 않은 험난한 과정이 있었다. 6,7년 전에 종목지정 신청이 있었지만 경직된 심의과정으로 부결되었다가, 작년에 경기도문화재위원회에 재신청 후 무형문화재 분과 위원님들로부터 무형문화재적 가치가 인정되어 금년에 지정되게 된 것이다.

‘경기도당굿 시나위춤’은 부정놀이춤(군웅님춤), 진쇠춤, 터벌림춤, 올림채춤(쌍군웅님춤), 깨끔춤 (손님굿춤), 제석춤, 도살풀이춤 이렇게 7바탕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모체가 되는 ‘경기도당굿’의 순서가 ‘당주굿’, ‘돌돌이’, ‘초부정굿’, ‘시루디딤’, ‘제석굿’, ‘터벌림’, ‘손님굿’, ‘군웅님굿’, ‘뒷전’으로 구성되어 있어 ‘경기도당굿 시나위춤’이 ‘경기도당굿’에 기반을 두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경기도 무형문화재 ‘경기도당굿 시나위춤’.

이 춤은 ‘경기도당굿’이라는 무속의식(巫俗儀式)에서 추어진 춤을 바탕으로 독립된 공연예술로 구성하였기 때문에 ‘경기도당굿’의 음악과 복식은 원형 그대로 유지하면서, 무속의식의 진행에 따른 춤의 성격을 반영하여 청신(請神), 영신(迎神) 또는 접신(接神), 오신(娛神), 송신(送神) 의식의 굿을 바탕으로 춤 형식을 고루 갖추고 있다. ‘경기도당굿 시나위춤’은 호흡과 긴장, 어르고 푸는 과정에서 감정이입(感情移入)에 충실하고, 몸에서 표출되어지는 감정을 조정하면서 춤의 내면적인 표현인 한과 슬픔과 정다움을 적절하게 담아내고 있다.

‘도살풀이’라는 말은 ‘도당 살풀이’를 줄인 말로서 정중동의 신비스럽고 자유스러운 춤사위로 구성되어 있다. 도살풀이춤은 4박의 남도 살풀이장단과는 달리 경기도당굿 속에 있는 6박 장단에 맞추어 추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여타의 기방계(妓房係)나 재인계(才人係)의 춤에 비해 크게 대별되는 춤사위로서 󰡐다루치기󰡑와 󰡐목젖놀이󰡑 등을 매끄럽게 소화해 낼 뿐만 아니라, 호흡과 긴장, 어르고 푸는 과정에서 감정이입(感情移入)에 충실하고, 몸에서 표출되어지는 감정을 조정하면서 춤의 내면적인 표현인 한과 슬픔과 정다움을 적절하게 담아내고 있다.

가·무·악(歌·舞·樂)의 형태를 모두 갖추고 있는 ‘경기도당굿’이 무가(巫歌)와 시나위장단 무악(巫樂)들은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무무(巫舞)는 거의 원형의 형태가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어서 이번 지정은 더욱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늦게나마 ‘경기도당굿 시나위춤’이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64호로 지정된 것은 우리 전통춤의 경사가 아닐 수 없으며 진일보한 발전이라고 평가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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