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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남정숙 전 성대교수 “대학내 성희롱 성폭력, 산업재해 인정하라”
‘직장내 성희롱•성폭력은 개인 문제 아닌 조직 문제’, 근로복지공단 산재 신청
2018년 11월 09일 (금) 04:43:41 이은영 기자 press@sctoday.co.kr

대학 내 ‘미투’를 최초로 폭로한 남정숙 전 성균관대 교수가 대학 성희롱•성폭력을 산재로 인정해 달라며 근로복지공단에 신청서를 제출하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8일 오후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의 후원으로 서울 퇴계로 근로복지공단 서울지역본부를 찾은 남 교수는  "직장내 성희롱•성폭력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조직과 국가 노동환경의 문제“라며 ”대학 근무 중 동료 교수로부터 겪은 성폭력으로 육체적·정신적 상해를 입었다"면서 공단에 산재 신청서를 제출했다.

   

▲대학 '미투'운동을 처음 시작한 남정숙 전 성균관대 교수(오른쪽)가 산재 신청을 위해 퇴계로 근로복지공단 서울지역본부로 들어서고 있다.

남정숙 교수는 서지현 검사에 이어 두 번째이자 대학 교수로서는 처음으로 이름과 얼굴을 내고 미투 폭로에 앞장섰다. 이어, 사회 각계각층에서 수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각자의 피해 경험을 쏟아낸 미투운동은 올 한해 가장 파급력 있는 사회 이슈가 됐다.

그동안 산업재해 대상자들이 일반직 여성들이었다면 이번 남정숙 교수의 산업재해 신청은 미투 이후 대학 내 산업재해에 대한 첫 고발이며, 전문직∙ 고위직 여성의 산업재해 신청이라는 면에서 유의미하다.

특히 남 전 교수의 산재신청이 중요한 이유는 ▲대학이라는 조직에서 일어난 성폭력에 대해 미투이후 처음으로 산업재해로 인정해 줄 것 요구 ▲대학 조직 내에서 상해뿐만 아니라 성폭력으로 발생되는 정신적 상해에 대해서도 산업처리를 통해 보상받고자 하기 때문이다.

실재로 남 전 교수는 대학 내 성폭력으로 인한 공황장애, 우울증, 이로 인한 의식소실로 넘어져서 인대손상이 일어났다고 한다.

남 전 교수는 “산재신청이 승인 후 복직이나 금전적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대학 및 전문직,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성희롱∙성폭력이 산업재해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중요하다”라면서 “전문직인 교수도 성폭력 피해에서 자유롭지 못한 노동환경 속에서 일반 노동자들은 얼마나 많은 피해를 당하는지 상상할 수도 없다. 교수였던 전문직 여성이 다수의 노동자들과 함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함께 싸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라며 산재 신청이유를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자문변호사인 최주영 변호사를 비롯 전국미투생존자연대의 입장발표 등도 이어졌다.

최주영 변호사는 “산업재해 신청인인 남정숙 전 성균관대 교수는 문화마케팅 분야를 개척해온 독보적인 전문가로, 2009년 이후로 12년 간 성균관대학교에서 그 기량을 펼쳐왔다”며 “그러나 성폭력 사건 이후 대학과 재단, 교수와 학계는 그들끼리 철저히 단합해 서로를 보호하고 정교수의 막강한 권력에 도전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기에 가해 교수가 아닌 신청인이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퇴출된 까닭”이라고 비판했다.

   
▲남정숙 전 성균관대 교수가 산업재해 청구서를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하고 있다.

최변호사는 또 “가해자인 교수는 법정에서 자신의 행위를 ‘웃자고 한 일’이라고 말했다” 며  “오늘의 이 자리가 성폭력 가해교수에 대한 대학가의 비정상적 옹호 문화에 대해 정부가 관심을 기울여 대학가의 권력형 성폭력으로 고통받는 학부생, 대학원생을 비롯한 강사, 연구원, 비정규직 교수 등에게 더 이상의 피해가 없도록 대학 내 부조리한 권력구조가 변화하는 지점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전국미투생존자연대는 “대학 내 성폭력 가해자들은 피해자들의 불안한 신분을 이용해 ‘생사여탈권’을 쥐고 1차 성폭력 뿐 아니라 2, 3차 폭력까지 휘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성폭력 당한 교수도 노동자로, 남정숙 전 성균관대학교 교수의 산재 신청은 교육계 종사자도 ‘노동자’임을 인정받고, 학내 성폭력 폭로 후 이어진 보복성 해고와 학계 퇴출 등 2차 피해도 ‘노동 현장에서 일어난 재해’로 인정받기 위한 '진일보한 조치'"라며 "남 교수의 산재 신청은 피해자들에게 용기와 희망이 되는 ‘선례’이자 ‘첫 걸음’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남 전 교수는 성균관대에 비전임 교수로 재직 중이던 2014년 이경현 당시 성균관대 문화융합대학원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해 대학 내 ‘미투’운동에 불을 지폈다.

가해자인 이 전 교수는 남 전 교수의 폭로 이후 사직서를 내고 학교에서 물러났고, 재판에 넘겨져 지난 10월 항소심에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 80시간의 성폭력예방교육 수강명령, 5년간 아동청소년관련기관 취업제한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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