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것 그대로 전하는 난민의 처지와 예술인의 자기 환멸
날 것 그대로 전하는 난민의 처지와 예술인의 자기 환멸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8.11.13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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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집단 푸른수염 연극 <이방인의 만찬-난민 연습>

창작집단 푸른수염의 연극 <이방인의 만찬-난민 연습>이 15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중구 삼일로 창고극장에서 공연된다.

이 작품은 제주도에 들어온 예멘의 난민 문제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다룬 것으로 국제 난민에 대한 문제가 더 이상 한국과 동떨어진 이슈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 연극 <이방인의 만찬-난민 연습> (사진제공=플레이티켓)

이 연극을 이끌어가는 창작자(배우)들은 난민 수용에 대한 찬성과 반대 입장을 굳이 결정하려하지 않으며 난민의 고통을 이해하고 그들의 처지에 공감하려는 시도도 하지 않는다.

대신 그들은 난민을 직접 만나 그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듣고 그 경험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날 것 그대로 관객에게 드러낸다. 

이는 자칫 공허하다는 비판을 받게 되는 인류애나 동정심과는 다른 방식으로 난민을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연습을 하면서 스스로를 계속 시험하는 것이다.

연습의 실패나 성공의 여부와 상관없이 연극은 난민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 것인지를 묻고 있으며 더 나아가 인간의 이해와 공감은 어디서 출발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더 큰 화두를 던진다. 

연극 속 연출은 극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잠적한다. 직접 난민을 만나고, 자신의 감상을 기록하고, 또 혼자 고뇌하면서도 그것을 배우와 관객들에게 그대로 펼쳐 보이지 못한다.

관객은 그 동안 가려진 난민들의 진짜 이야기와 함께 진보적 지식인이자 수준 높은 예술인이라는 생각에 가득 찬 한 예술가의 자기 환멸과 혼란을 동시에 보게 된다. 

난민과 연출, 배우라는 세 부분의 입장과 태도를 보여주면서 당사자(예멘인), 자신의 예상과 다른 당사자들을 접하고 어려움을 겪는 수용자(연출), 그 수용자를 이해할 수 없는 또 다른 수용자(배우)라는 포괄적으로 하나로 얽혀진 상황을 제시한다.

연극은 이 하나의 복합 상황이 바로 '난민 연습'이며 우리가 직면하고 헤쳐 나가야 할 숙제라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티켓 예매는 플레이티켓(www.playticket.co.kr), 삼일로창고극장 홈페이지, 인터파크 등에서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