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서울사진축제 <멋진 신세계>, 초극단의 사회체제 문제들 살핀다
2018 서울사진축제 <멋진 신세계>, 초극단의 사회체제 문제들 살핀다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8.11.19 1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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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 10일까지 북서울미술관, SeMA 창고, 창동 문화 특구, 아트나인에서 열려

2018 서울사진축제 <멋진 신세계>가 2019년 2월 10일까지 서울 전역에서 열린다.

서울사진축제는 2010년 서울시 주관으로 시작되어 올해 9회째를 맞은 서울의 대표 사진 축제로 2021년 준공예정인 서울사진미술관(가칭) 건립 추진에 따라 운영기관을 서울시립미술관으로 이관하여 2018년부터 사진축제를 직접 진행함으로써, 사업의 연속성을 도모하고 향후 미술관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 노순택, 현기증 I #CFJ1301, 2015, 디지털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162_112cm, 서울시립미술관 소장

일반 시민, 전문가 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대중성, 전문성이 조화를 이루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하고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의 본 전시, SeMA 창고를 활용한 특별전, 창동 문화 특구(플랫폼창동61)을 활용한 장소 특정적 현장 설치 작업, 예술영화 전문 상영관 아트나인과 함께하는 예술영화 상영 등을 통해 축제의 내용과 형식면에서 즐길 거리를 높인 것이 올해 행사의 특징이다.

올해는 올더스 헉슬리의 고전 소설 <멋진 신세계>에 등장하는 과학과 진보가 만들어 낸 초극단의 체제 안에서 마주하는 미래사회의 위험들을 동시대적 현상을 통해 살펴보고 있다. 기술의 발전에 따른 권력과 감시, 정보 사회 및 디지털의 확산 등은 변화하는 정치체제와 사회적, 환경적 영향들을 가져왔을 뿐 아니라 인간의 가치체계에도 영향을 주고 있음을 살펴볼 것이다. 

▲ 이성민x권영찬, 표본들_광주대단지 모형, 1970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본 전시에 참여한 6개국 19명의 작가들은 국내외 미술관과 사진 페스티벌을 통해 잘 알려져 있는 작가들이다. 경제 개발의 문제부터, 체제와 이념의 양극화, 미디어 독재와 사실 구분의 모호성, 인간이 일으키는 수많은 환경 문제에 이르기까지 소설 <멋진 신세계>가 제기한 기술이 개발된 초 극단의 사회체제가 갖는 문제들을 살펴본다. 인간 존재에 대한 물음은 동시대의 디지털과 가상의 영역에서 더욱 뚜렷해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향후 도래할 우리 미래의 존재 조건을 암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별전은 시간과 같은 물리적 법칙을 따라 살아가는 세계와 이러한 법칙을 따르지 않는 세계를 겹쳐 보는 데서 출발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그 낯선 세계를 파악하고 상호 번역해낼 수 있는지 질문한다. 특별전에 참여한 2개국 4팀은 사진이 가진 다중적인 위상을 가늠하고(오연진), 사진 데이터와 기억의 위상을 재배치한다(김주원). 참여 작가들은 데이터로 구축된 세계와 물리적인 세계 사이를 오가며(이민지), 이미지를 인화와 복제를 통해 수평적으로 공유하고 수직으로 쌓아 나간다(더 카피 트래블러스).

▲ 이민지, 필드 트립, 33°29'46.30N 126°57’59.70E, 2018, 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 150_120cm

'서울사진미술관 건립 추진'이라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창동역 주변 플랫폼창동 61을 중심으로 참여 작가들은 미래의 시간과 공간을 현재와 겹쳐보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압축과 팽창은 플랫폼창동 61의 컨테이너 구조를 활용하여, 전철이나 도로 바깥에서도 쉽게 인지할 수 있는 대형 빌보드 설치물을 전시한다.

이 작업은 AI가 이미지를 처리하는 방식을 드러낸 전작과는 달리 인간의 눈과 손을 거쳐 만들어질 미래의 시간과 공간을 제시하는 작업이다. 이성민×권영찬은 창동에 건립을 추진 중인 미래의 미술관을 염두에 둔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과거 한국 사회에서 개발의 청사진으로 제시한 많은 <표본들>의 사진을 활용한 이 프로젝트는 우리 모두가 지나온 궤적을 조망한다.

▲ <파리시청 앞에서의 키스:로베르 두아노> (사진제공=영화사 진진)

이와 함께 북서울미술관과 예술영화 상영 전문관 아트나인에서는 <멋진 신세계>라는 전시 주제와 관련된 대중 친화적 영화와 사진예술과 관련된 영화들을 상영한다. <파리시청 앞에서의 키스:로베르 두아노>(클레망틴 드루디유),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존 말루프, 찰리 시스켈),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아녜스 바르다 JR) 등 11편의 영화가 선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