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백제왕 추모제례 악무 콘텐츠화 학술세미나 성료
웅진백제왕 추모제례 악무 콘텐츠화 학술세미나 성료
  • 이가온 기자
  • 승인 2018.11.27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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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시대 음악과 춤 재현, 백제다움을 찾기 위한 첫걸음,백제시대 전통공연예술의 원형 탐색 닻을 올리다

헤리티지큐레이션연구소와 공주문화원이 공동주최한 ‘웅진백제왕 추모제례 악무 콘텐츠화’ 학술세미나가 지난 20일 공주문화원 강당에서 박일훈 전 국립국악원장, 박순규 공주향교 전교, 공주유림 회원, 공주시충남연정국악원 단원, 공주시 문화재과ㆍ문화관광과 담당관과 관련 연구자, 예술가, 지역주민 60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쳤다.

▲학술세미나에서 종합토론하는 발제자와 토론자. (사진=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이날 학술세미나는 매년 백제문화제 개막에 앞서 열리는 현행 ‘웅진백제왕 추모제’를 중심으로 백제시대 음악과 춤 재현을 위한 학술적 논의의 장이 되었다. 박일훈 전 국립국악원장은 축사에서 “조선왕의 종묘가 서울에 있고, 고려왕의 종묘는 경기도 연천에 모셔져 있다. 이곳 송산리고분군에 건립된 숭덕전은 웅진백제왕의 종묘라 할 수 있고 매년 올리는 추모제와 제례의식의 음악과 춤에 대해 전통공연예술의 원형을 탐색하고 재현을 위한 첫걸음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지역주민이 공감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의미가 있다”고 인사말을 했다.

남성호 한국예술종합학교 전임연구원은 「백제시대의 제례양상 연구」 발제에서 백제문화제의 제례 현황을 고찰하고, 민간제의와 소도(蘇塗, 삼한시대의 제사장소), 시조묘 제례, 천지신에 대한 제의, 유교ㆍ불교ㆍ도교 제의의 유입에 대해 발표했다. 남 박사는 “전통적인 제의는 영신-오신-송신의 구조를 갖추고 있다. 신을 맞이하여 즐길 수 있게 하고 다시 신을 보내드리는 절차의 흐름이 현대 축제의 관객 관점에서도 필요한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이숙희 진도국악고등학교 교장은 「백제악의 성격과 웅진백제 제례악 재현 방향」 발제에서 『고려사』, 중국과 일본 사료의 기록에 나타난 백제악의 성격을 분석하고 백제금동대향로의 악기를 통해 현행 웅진백제 제례악 재현 방향을 발표했다. 이 교장은 “현재 송산리고분군과 숭덕전은 웅진백제의 종묘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거행되는 제례의 음악과 춤은 웅진백제 종묘제례악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명칭을 제안했으며, “후방연동성(後方連動性)을 전제로 국조오례의 기록을 보면 조선시대 왕실에서 역대 시조에게 향사하는 의식이 있었으며, 현재 유교문화의 전통을 이어 봉행되는 웅진백제왕 추모제례에 아악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학술세미나에서 발제하는 구중회 공주대 명예교수(사진제공=헤리티지큐레이션연구소)

구중회 공주대 명예교수는 「백제시대 악무 기록과 복원 방향」 발제에서 복원, 창작, 체험의 옴니버스 방식을 제안했다. 백제시대의 역사성을 바탕으로 악무 복원의 방향을 삼국사기 형식, 서역 및 불교 형식, 악학궤범 형식 세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구 교수는 “백제시대 악무의 직접적인 기록은 없다. 그래서 백제와 다른 신라나 고구려 등의 기록, 중국과 일본의 기록 등은 물론이고 후대와의 영향관계, 예를 들면 고려와 조선의 기록도 살펴서 재현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문화란 정신현상이므로 한성백제, 웅진백제, 사비백제 등의 시대구분은 별로 유용하지 않다. 일기예보를 보면 일기의 지역이 도별로 표시되는 것과 같다”고 문화의 동질성을 강조했다.

▲학술세미나에서 발제하는 이주영 인천문화재단 본부장. (사진=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이주영 인천문화재단 본부장은 「백제시대 추모제례 악무 콘텐츠화 방향」 발제에서 콘텐츠의 원론적인 접근을 제시했다. 이 박사는 “역사, 인물, 의식, 지역, 공연, 브랜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통공연예술의 복원과 재현이 필요하다”고 말했으며, “백제라는 역사적 시기, 백제왕이라는 인물, 추모제례로서의 의식, 웅진이라는 공간, 악무라는 공연예술은 대표브랜드가 되어 지역의 문화관광자원 활성화로 연결된다”며 지역 역사문화의 상징원천이 그 지역의 대표콘텐츠임을 강조했다.

종합토론에 참여한 서연호 고려대 명예교수는 “오늘 발제가 복원과 재현의 방향을 제시한 점에서 커다란 의의가 있다”고 말했으며, “백제문화 재현을 위한 문헌자료의 단편성과 한계로 당시의 공연예술 복원에 어려움이 있지만, 다각도의 연구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후방연동성이란 동시대적 표현론과 수용론을 중시한 개념으로 문헌기록이 없는 상태에서 최선의 연구방법론일 수 있으나, 재창조도 결국 창작의 범주에서 완전할 수 없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최창석 공주문화원장은 백제문화제의 역사적 배경과 지역문화에서 갖는 의미에 대해 토론했으며, 지속적 발전을 위해서는 공주시의 정책적, 행정적 지원을 강조했다. 임덕수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초빙교수는 웅진백제 종묘제례악이 장기적 관점에서 무형문화재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그 충분한 역사성 정립과 전승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학술세미나에서 토론하는 이태묵 전 공주시 국장. (사진=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이태묵 전 공주시 국장은 “과거를 입히되 현대를 말할 수 있는 콘텐츠가 되려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창의도 필요하다”면서 “여수엑스포 때 역사적 기록이 없던 것을 스토리텔링 대회를 통해 <이순신 밥상>을 개발한 사례가 있다”며, 백제문화에 대해 전국 단위 스토리텔링 대회를 통해 백제시대 음악과 춤 콘텐츠를 개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학술세미나 좌장을 맡은 윤용혁 공주대 명예교수.(사진=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좌장을 맡은 윤용혁 공주대 명예교수는 “백제문화제는 64회를 거치며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되거나 진행됐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제례다. 이 제례의 음악과 춤에 대해 이렇게 학술세미나가 열려, 원형의 탐색과 함께 백제적 콘텐츠 개발의 토대가 마련될 수 있는 자리였다”고 이날의 학술세미나 소회를 전했다.

이번 학술세미나는 중앙정부와 관련 공공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박종관)의 후원으로 열렸다.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사장 손혜리)이 전통문화 원형을 소재로 전통공연예술을 지속적으로 보존ㆍ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고 미래가치를 발굴하기 위해 추진되는「전통예술 복원 및 재현 사업」의 하나로 헤리티지큐레이션연구소(소장 이창근)가 주관했다.

연구과제를 총괄한 이창근 소장은 “백제문화제의 출발은 1955년 제례와 함께 시작되었다. 또 현재 전국에서 개최되고 있는 역사문화축제의 출발도 시작된 배경은 전통시대의 제례의식이다. 그만큼 축제에서 제례는 그 축제의 역사적 배경과 직결되는 근간”이라며, “이번에 처음 시작된 연구사업과 학술세미나는 백제시대 전통공연예술에 대해 첫걸음을 내딛었을 뿐이다. 콘텐츠의 백제다움을 찾아야 된다. 앞으로도 지역의 전문가, 주민과의 소통을 통해 백제문화의 주인공인 공주시민, 충남도민이 지역의 문화정체성과 자긍심을 높일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향후계획을 밝혔다.

▲학술세미나 발제자, 토론자를 비롯한 관계자.(사진=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한편, 공주시(시장 김정섭)는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웅진백제왕 추모제’의 고품격화를 위해 「웅진백제왕 제례 및 제례복식 연구」를 시행했고, 2018년 웅진백제왕 추모제를 치른 9월 14일 오후 2시 공주유림회관에서 올해 행사결과와 연구내용에 대해 토론회를 진행한 바 있다.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지난 2015년 UNESCO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많은 외래 관광객이 충남 공주와 부여를 방문하고 있다. 관광객 수용태세가 지속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역사문화 콘텐츠 개발, 관광서비스 인프라 확충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 백제문화제를 영국의 에든버러 페스티벌과 같은 글로벌 페스티벌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과 함께 백제문화에 대한 정체성 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민선7기 공주시의 문화정책에서 웅진백제왕 추모제의 고품격화, 세계적 축제로의 백제문화제 도약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