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년 한결같은 선행, “앞으로도 멈출 수 없어”
27 년 한결같은 선행, “앞으로도 멈출 수 없어”
  • 이소영 기자
  • 승인 2009.09.24 10: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탤런트 김민, 수입 언제나 불우이웃 위해·무료 공연으로 찾아가는 희망 전해

나 혼자 먹고 살기도 바쁘고 식구 먹여 살리기도 벅찬 요즘 같은 세상에 주변을 돌아보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다. 하지만 20대부터 지금까지 27년째 한결같이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이가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결코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도 불구하고 의료봉사, 경로위문공연, 교도소 위문공연, 결식아동·소년소녀가장·무의탁노인 돕기 등 남몰래 꾸준히 해온 봉사활동으로 이미 아는 사람은 다 아는 탤런트 김민(56) 씨의 이야기다.

그는 “배만 안 고프면 다른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돈 없어도 몸으로 뛰면 된다. 내 가진 것으로 마음을 다해 돕는 것이 진정한 봉사”라며 봉사의 진정성을 강조했다.

그의 선행이 더욱 돋보이는 이유는 바로 어떠한 상황에 처해도 변함없이 다양한 방식으로 나눔 정신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행동력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 소외된 이웃을 위해 봉사의 시작인 자원봉사부터 기부금 등 금전적인 나눔, 그리고 무료공연이나 축제 등 문화예술로 희망을 전하기 위해 찾아가는 나눔 활동 등으로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특히 그의 문화 봉사활동에는 방송생활의 도움이 컸다. 1979년 TBC 공채탤런트로 데뷔해 KBS ‘전우’, MBC ‘수사반장’, MBC 주말연속극 ‘사랑한다면’, SBS 대하사극 ‘임꺽정’,  SBS ‘모래시계’ 등에서 맡은 역할마다 개성 있는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탤런트 김민 씨.

전국 각지에서 각종 행사나 축제 등 이벤트나 행사에 많이 불려다니면서 많이 접하게 된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에게 삶의 즐겁게 해주는 문화공연이 절실하게 필요함을 느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행복과 더불어 적은 비용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등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부가가치 창출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1987년 당시 생소했던 이벤트 문화 사업에 뛰어들어 한성방송연예기획을 창립한 것이다.

봉사를 위해 시작한 만큼 방송생활이나 이벤트 사업이 그에게 풍족한 삶을 가져다주지는 않았지만 벌어들인 수입은 기부나 무료공연 및 축제 등 다양한 형태로 고스란히 사회에 환원했다.

김민 씨는 “내가 어려운 상황을 많이 겪어본 만큼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그냥 넘길 수 없었다. 오히려 더 큰 힘이 되지 못해 부끄럽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행사를 즐기며 행복해하면 나도 행복하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런 그는 20여 년이 넘도록 인사전통문화축제, 대학로 청소년 축제, 청룡문화제, 구례 남악재, 단양 철쭉제 등 일일이 나열하기 벅찰 정도로 수많은 행사 및 축제를 기획했다.

기업, 지역문화행사, 체육대회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크고 작은 참신한 이벤트를 연출은 대외적으로 많은 찬사와 호응을 받으며 지금까지 회사를 이끌어오게 한 힘이다.

특히 2005년에는 이벤트 기획의 전문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난립되어 있는 이벤트사를 재정립해하고자 한국방송이벤트협회를 법인으로 설립했다. 현재 개그맨·탤런트·가수 등 150여 명의 선후배 방송인들과 함께하는 공신력 있는 회사로 인정받고 있다.

더불어 강원도 영월 출신인 그는 고향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강원도에 봉사하는 방송인 모임’도 만들어 18개 시·군을 다니며, 소외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무료공연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탤런트 박규채·김성원·전원주, 가수 설운도·현숙·배일호·엄용수·조광조, 평양예술회단원 등이 회원으로 함께해 그의 문화 나눔 활동에 힘을 보태고 있다.

▲DMZ박물관 개관식에서 유인촌 장관과 함께

하지만 그에게도 어려움은 있었다. 1998년 갑작스레 후두암 판정을 받았고 힘든 투병생활이 시작됐다. 하지만 무려 6차례나 대수술을 받으며 암을 이겨내면서도 그의 선행은 멈추지 않았다.

더욱이 생활이 어려운 가운데도 틈틈이 조금이라도 여유가 생기면 어려운 이웃을 도와 2억 원 이상의 자비를 소외계층을 위해 기부했다. 특히 아직 연탄으로 난방을 하는 지역민들을 위해 매해 연탄 수만 장을 기부해온 사연은 이미 너무 유명한 이야기다.

봉사를 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서 도왔고, 투병 중에 그를 위해 각계에서 전달한 성금을 모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부했다니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그런 선행 덕분일까. 2007년 10년의 고통을 딛고 암을 극복, 이와 동시에 그동안 해온 봉사활동이 알려져 매스컴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SBS 생방송투데이 ‘모닝와이드’, MBC ‘공감 아름다운 세상’, SBS 다큐 ‘사람 사는 세상’ 등 많은 방송사에서는 그를 앞다투어 다뤘다.

더불어 국가 현안에도 남다른 열정을 보여 국회의원, 일반인들을 상대로 2018 동계올림픽 재도전 서명운동을 전개해 국무총리에게 전달, 지난 97년 서울시장으로부터 시민화합부문의 자랑스러운 시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의 지칠 줄 모르는 선행으로 문화부장관 표창, 국무총리 표창, 한국통신 감사패 등을 받기도 했으며, 18대 경선·대선에는 대통령 취임준비위원회 상임위원을 맡아 이명박 대통령의 감사장을 받았다.

지난 7월에는 자전거사랑전국연합회의 자전거사랑 홍보대사로도 위촉돼 국가적 차원의 활동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그동안 하지 못했던 본업인 연기자 활동을 재기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탤런트 김민 씨는 “내가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은 아직도 너무 많다”면서 “죽는 날까지 불러주는 곳이면 언제 어디든지 찾아가서 그들에게 작게나마 힘이 되어 줄 것”을 다짐했다.

이소영 기자 syl@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