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투데이 2018 10대 이슈] 여전히 남아있는 숙제들, 그래도 가져보는 통일의 희망
[서울문화투데이 2018 10대 이슈] 여전히 남아있는 숙제들, 그래도 가져보는 통일의 희망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8.12.19 1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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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도 이제 반이 지나가고 있다. 한 해를 정리해야하는 시점에서 올해도 본지 서울문화투데이는 올 한해 동안 주목하고 파헤쳤던 '10대 이슈'를 선보인다. 

이 기사를 쓸 때마다 전하는 것이지만 본지의 '10대 이슈'는 여타 언론이 전하는 '10대 뉴스'와는 전혀 다른 관점의 기사다. '이런 일이 있었다'가 아니라 앞으로도 관심을 가져야하는, 새로운 2019년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점을 이어받아야하고 어떤 점을 고쳐야하는지를 한 번 생각해 보는, '과거' 를 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로 계속 연결된다는 것을 알리려하는 것이 본지 '10대 이슈'다.

돌이켜보면 올해는 남북 정상회담을 전후해 남북의 문화교류가 이뤄졌고 이를 통해 남북교류와 통일의 희망을 가졌던 해였다. 또한 매년 진행한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에 이어 올해는 본지 주관으로 '국립현대미술관 법인화 문제'와 '4차산업혁명시대 미술계의 방향과 전망'을 살펴보는 포럼이 진행되면서 문화인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는 성과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문화계 내부는 여전히 힘겨운 싸움의 연속이었다. '블랙리스트 징계 0명'에 예술인들이 다시 거리에 나섰고, 국립국악원 무용단 단원들의 시위는 국립국악원의 책임있는 모습을 요구함과 동시에 '도제 교육'의 문제점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여기에 청와대 청원게시판을 통해 그동안 숨겨져왔던 문화계 내의 문제들이 공개됐고 이 또한 반드시 해결되어야할 숙제로 우리에게 남게 됐다.

2018년을 정리하는 시간, 이제 '10대 이슈'를 이야기할 시간이다.

1. 본지 주관 '한국 미술계 발전 방안을 위한 포럼' 성료

▲ 본지 주관 '한국 미술계 발전 방안을 위한 포럼'

'국립현대미술관 법인화' 문제가 미술계의 화두가 됐던 지난 3월과 4월, 수림문화회관이 주최하고 본지 서울문화투데이기 주관한 '한국 미술계 발전 방안을 위한 포럼-국립현대미술관 법인화 문제와 4차산업혁명시대 미술계의 방향과 전망을 중심으로'가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열렸다. 이 포럼은 많은 예술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3월에 열린 첫 포럼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 법인화에 대해 여러 패널들이 의견을 제시했다.  '법인화'와 '민영화'의 차이, 일본의 실패 사례와 '공공성 부재, 비리 증폭'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법인화 이전 정상화' 등의 주장이 나왔고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도 있었지만 '국현의 정상화'가 이뤄져야한다는 것에는 모두 한목소리를 냈다.

4월 포럼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우리 미술의 미래를 생각해보고 대안을 마련하는 시간이 됐다. 이 포럼에서는 4차 산업혁명에만 국한되지 않고 미술 교육의 문제 등 현재 미술계의 화두들이 등장하면서 우리 미술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하는지를 패널들과 플로어 참석자들이 함께 고민했다.

2. '봄이 온다' 문화예술로 한 민족임을 입증한 남북

▲ 남북정상회담 (사진제공=청와대)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은 문화예술을 통해 정서적으로 한 민족임을 입증한 자리였다. 평화의집에 걸린 미술품들은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을 남북 정상에게 전했고 만찬장에서는 해금 연주와 제주 소년 오연준 어린이의 앵콜송 '고향의 봄', 대중가요와 민요 연주 등이 이어지면서 서로가 한 민족임을 다시 확인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펼쳐졌다.

북한 삼지연 예술단의 서울 공연과 평양에서 열린 '봄이 온다', 그리고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 '문화가 통일의 물꼬를 틔우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한층 더 커졌다. 이처럼 올해는 문화가 남북 문제 해결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해이기도 했다.

3.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전통문화공간으로서 낙안읍성의 오늘과 내일' 포럼

▲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전통문화공간으로서 낙안읍성의 오늘과 내일' 포럼

지난 10월 열린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전통문화공간으로서 낙안읍성의 오늘과 내일'은 순천 낙안읍성의 현재와 미래의 과제와 비전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들은 낙안읍성의 유네스코 등재를 위해서는 전통을 보존하고 이어가려는 관의 관심과 의지가 있어야하며 관의 주민에 대한 '갑질'이 없어져야한다고 밝혔다.

이 심포지엄 낙안읍성을 주민 스스로 꾸며가는 '자치마을'로 변경하고, 명칭 개정과 관리사무소 조직 개편 등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 했으며 낙안읍성을 '낙안읍성민속촌'으로, 낙안읍성관리사무소를 조직 축소와 함께 읍성을 지원하는 '지원팀'으로 개편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해 창립된 낙안읍성을 지키기 위한 사람들의 모임인 '낙안포럼'과 낙안읍성 보존회의 공동주최로 열린 이 심포지엄은 낙안읍성의 유네스코 등재와 보존을 위해 어떤 노력이 있어야하는지를 함께 논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주민들이 직접 자신들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한 이 심포지엄은 '낙안읍성의 주인은 주민'이라는 것을 다시 상기시켰다. 

4. 예술의전당 30년, 존재의 이유를 찾아라

▲ 예술의전당

올해 개관 30주년을 맞은 예술의전당. 하지만 예술의전당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던 때이기도 했다. 올 초 남정숙 교수는 특별기고를 통해 예술의전당 운영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클래식 공연장에서 뮤지컬 공연이 열리는 것, 영리시설이 된 전당의 서비스 시설, 아마추어 단체 대관, 상업뮤지컬과의 공동주최 등을 지적했고 계속되는 적자에도 '성과급 잔치'를 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후 본지는 다시 한 번 예술의전당의 문제를 지적했고 이 문제가 결국 자체적으로 재정을 확충해야하는, '법인화의 폐해'로 인한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서른 살이 된 예술의전당이 다시 한 번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5. '블랙리스트 징계 0명', 예술인들의 표적이 된 문체부

▲ 1인시위에 나선 김미도 평론가 (김성균 다큐감독 촬영)

지난 5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이하 진상위원회)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명단'에 총 9천273개의 단체 및 문화예술인이 올랐으며 관리 대상 규모는 21,362명"이라고 밝혔다. 이어 6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에 "블랙리스트에 책임이 있는 26명을 수사하고, 104명을 징계할 것"을 권고하면서 '블랙리스트 방지를 위한 진상조사 책임규명 권고안'을 의결 권고했다.

그러나 9월 문체부는 '직원 및 전직 공공기관장 등 7명 수사 의뢰, 2명 주의 조치, 중하위직 실무자 22명은 징계 내리지 않고 관련 업무에서 배제"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블랙리스트 사태와 관련해 징계를 받은 공무원은 '0명'이 됐다.

본지는 문체부의 '솜방망이 처벌'의 문제점을 짚어보면서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활동을 했고 문화예술위원회가 박근형 연출가에게 '예술지원 창작산실 포기 종용'을 했다는 것을 처음으로 제보한 김미도 연극평론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예술인들의 반응을 살펴봤다. 후대 정부에 잘못된 사례를 남기지 않으려면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6. '총장 일가의 재산'이 되어가는 서울예대

▲ 유덕형 서울예대 총장이 지난 4월 사퇴의 변을 학교 홈페이지에 올렸다.

9월, 본지는 서울예대 비리를 집중 취재했다. 유덕형 서울예대 총장 일가가 학교와 재단을 장악하고 있고 총장의 아들은 학교 재단의 비용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등 교비로 사익을 얻고 채무 변제 등 개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잇으며 최근 부인과 이혼소송재판을 진행하면서 학교재단변호사와 대형 로펌 변호사를 대동해 변호사 선임 비용의 출처에 대한 의혹 역시 떠안고 있다.  

유덕형 총장은 지난해 서울예대 사학비리가 불거지자 올 4월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여전히 '병가' 처리로 되어 있어 사퇴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드러난 사학비리와 장기호 실용음악과 교수의 일방 파면으로 학생들의 분노는 거세지고 있다. 

'사학비리 문제 쇄신'을 꾀하고 있는 교육부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7. 국립국악원 무용단 사태, ‘고유권한’ VS ‘관행’

▲ '국립국악원무용단 내 위계 간 갑질 및 인권탄압 사태의 진상규명 촉구를 위한 단원 비상대책위원회‘가 예악당 앞에서 전 권한대행 최모씨와 보직단원의 횡포를 시정하라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국립국악원무용단 내 위계 간 갑질 및 인권탄압 사태의 진상규명 촉구를 위한 단원 비상대책위원회‘ 페이스북)

지난 8월, 국립국악원 무용단 단원들은 전 예술감독 권한대행과 일부 보직단원들이 자신의 지위를 악용해 일부 단원들의 악의적 출연배제 등 갑질과 외모 및 신체에 대한 인격모독을 자행했다면서 국립국악원의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조치를 촉구하는 '국립국악원무용단 내 위계 간 갑질 및 인권탄압 사태의 진상규명 촉구를 위한 단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설치하고 1인시위 및 집회를 열었다.

문제가 불거지자 전 예술감독 권한대행 측은 "잘못된 것을 지적한 것을 두고 '막말'로 비약해서 주장하고 있으며 오래전 일까지 거론하며 사실을 왜곡하고 공격의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 국립국악원 무용단 감독 선임에 맞춰 몇몇 기득권을 가진 선배들이 기득권을 지키려는 생각과 국립무용단의 무용수로서 갖춰야할 자기 관리와 기량의 소임이 안되는 단원들의 불만이 영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문제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후 국립국악원에 전 예술감독 대행과 안무가에게 '경징계 이상'의 징계를 내릴 것을 권고했다. 여러 관점이 나오고 있지만 이 사태는 보수적인 풍토의 문화계에 '소통의 중요성'을 전했다고 볼 수 있다.

8. 청와대 청원을 통해 불거진 숨어있던 문제들

▲ 종묘제례악

문화계의 숨겨진 문제점들이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를 통해 공론화됐던 올 한 해였다.

지난 9월에는 <종묘제례악> 일무 분야 이수심사에서 특정 심사위원의 평가 태도 문제와 평가 진행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문제점을 해결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글이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등장했다. 심사 방법의 문제는 물론 평가 당일 갑작스럽게 시험 방식이 바뀌고 심사위원의 태도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11월에는 정동극장 예술단지회가 "전직 극장장에 의해 해고된 단원들이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승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임금 삭감과 부당대우, 폭언과 갑질에 시달리고 있다"는 내용과 함께 "무리한 상설공연으로 인해 부상자가 많아지고 있음에도 대체 인원 없이 계속되고 있다"는 내용의 청원을 올렸다. 이 청원 뒤 문체부는 조사에 착수했고 예술단지회와 극장 모두 문체부의 적극적인 대응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근 나온 '이매방 전통춤 사유화' 논란도 청와대 청원을 통해 드러난 것이다. 청와대 게시판을 통해 들어온 청원은 소관 기관으로 내용이 이첩이 되고 이를 통해 신속한 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문화계의 문제가 청와대 청원을 통해 계속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9. '문예기금 지원' 여전히 바뀌지 않은 예술위

 

지난 3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발표한 2018년 문화예술진흥기금 정시공모 지원심의 결과에서 문예진흥기금 지원 부적격자로 규정된 언론사인 무용잡지 '댄스포럼'이 주최 주관하는 '크리틱스 초이스'가 올해도 6천만원의 지원을 받게 됐다. 

예술위는 올해 '장르 및 부문별 예술활동 진흥을 위해 간행물 발간을 병행하는 예술단체의 사업의 경우 해당지원사업의 심의기준을 고려해서 심의위원회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지만 결과는 "지원사업으로 유의미하며 다수결에 의해 결정됐다"며 크리틱스 초이스 지원을 결정했다.
'문예기금 지원'에 대해서는 지난해부터 본지가 집중적으로 지적을 했지만 지금도 예술위는 이렇다할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새로운 수장이 들어왔고 새해를 맞이한 상황에서 예술위가 조금이라도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줄 지 관건이다.

10. 제9회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 시상식 성료

▲ 제9회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 시상식

지난 1월 제9회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 시상식이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는 올해 102세의 연세에도 현역으로 활동 중이며 한겨레신문 연재를 통해 '한국문화 100년'을 정리한 김병기 화백에게 특별대상이 수여됐다.

이와 함께 30여년간 다양한 사회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온 조문호 사진가. 한국적 감성을 담은 창작발레를 선보이고 있는 문병남 M발레단 대표,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춘향가 이수자로 국립창극단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유수정 명창, 댄스 뮤지컬 <사랑하면 춤을 춰라>의 원작자 겸 연출자이자 (사)한국공연관광협회 협회장으로 우리 공연을 해외에 널리 알라고 있는 최광일 (사)한국공연관광협회 회장이 문화대상을 수상했으며 지난해 결성 20주년을 맞은 국악 타악그룹 '공명'과 국내외 무대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는 권령은 무용가가 젊은 예술가상을 받았다.

내년 1월에는 제10회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 시상식을 통해 창간 10주년을 함께 축하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