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그림의 만남, 폭넓은 세계관을 전하다
사진과 그림의 만남, 폭넓은 세계관을 전하다
  • 이가온 기자
  • 승인 2018.12.2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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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아티스트 듀오 피에르와 쥘 전시

사진과 그림을 접목한 새로운 기법으로 전 세계의 사랑을 받고 있는 프랑스 아티스트 듀오 '피에르와 쥘'의 작품을 소개하는 <Pierre et Gilles> 이 내년 3월 17일까지 K현대미술관에서 열린다.

피에르와 쥘은 1970년대부터 사진과 그림을 접목한 '사진 회화'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함과 동시에 인종, 성별, 사회, 신화, 영화, 팝 문화를 아우리는 다각적으로 폭넓은 세계관으로 70-80년대의 프랑스 시각 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아티스트 듀오다.

▲ 피에르와 쥘이 작업한 CL(왼쪽)과 T.O.P의 초상화

1976년 가을 처음 만난 두 작가는 이듬해부터 공동작업을 시작해 앤디 워홀, 살바도르 달리, 입 생 로랑, 이기 팝 등을 촬영하며 '찡그린 얼굴'의 첫 시리즈를 발표했다.

이들은 인화된 사진 위에 회화 작업을 추가해 사진과 회화의 모호한 경계를 표현한다. 피에르에 의해 촬영된 포트레이트 (초상) 위에 쥘이 페인팅을 하고 완성된 작품만을 위한 특별한 프레임을 만든다. 이를 통해 사진이라는 매체가 가지고 있는 독특함과 더불어 회화와 입체의 성격을 추가적으로 부여함으로써 그 특징을 더한다. 

피에르와 쥘의 작업은 사진이라는 매체가 가지고 있는 평면성과 시간성의 부재라는 한계를 극복하여, 사진 예술에 있어서 선구자적인 예술가로 평가된다.

두 작가는 세상이나 현상을 작가 본인들 만의 새로운 시각으로 관찰하며 재해석한다. 현실과 판타지, 사진과 회화, 여성과 남성을 별개의 것으로 규정짓거나 한정하지 않고, 모든 것을 포용하여 보다 폭 넓은 사고와 환상에 대한 예술적 유연성을 보여주고 있다. 

나아가, 관람객에게 제시하는 아름다운 작품 속에 '동성애'라는 자신들의 성적 정체성을 거리낌없이 드러내어 소수자에 대한 세상의 차가운 편견과 차별에 맞서 자신들의 판타지를 예술로 승화시켰다. 

이번 전시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전시로, 지금까지 40여년간 작업한 총 211점의 원작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특히 빈번히 공개되지 않았던 초기 작품뿐만 아니라 피에르와 쥘의 손끝에서 탄생한 한류 스타 CL과 T.O.P의 초상화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전시장 내에는 피에르와 쥘이 작업한 방식을 따라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존과‘작품과 같은 사진’을 남길 수 있는 다양한 포토존이 구성되어 있어, 전시 관람 외의 즐거움을 더할 예정이다. 

또한 과거 피에르와 쥘의 전시 공간 구성들을 면밀히 검토해 새롭게 재해석한 디스플레이 연출도 주목할 만하다.

미술관 측은 "이 겨울, 매서운 추위를 포근하게 잠재우는 눈과 같이 세상의 모든 차별과 편견을 포용하는 피에르와 쥘의 따스한 작품들과 함께 훈훈한 연말 연시를 보내길 추천한다. 아름답고 본능적인 판타지를 가감 없이 그려낸, 211개의 장면들은 관람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소중한 기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