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근의 축제공감] 문화재 활용사업의 미래
[이창근의 축제공감] 문화재 활용사업의 미래
  • 이창근 헤리티지큐레이션연구소 소장, 예술경영학박사
  • 승인 2018.12.3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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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근 헤리티지큐레이션연구소 소장, 예술경영학박사

2018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어느 때보다도 빅이벤트가 많았던 한 해였다. 연초 평창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이 치러졌고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국빈 방한 환영식이 이례적으로 궁궐에서 개최됐다.

또 전통산사와 씨름을 유네스코(UNESCO)에 등재하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이 모든 국가적 계기에는 문화가 있었고 성공의 원동력도 문화의 힘이었다.

문화예술과 콘텐트의 원천은 문화유산이다. 또 문화유산은 창작의 보고(寶庫)이기도 하다. 그래서 문화유산에 담긴 역사와 전통문화는 콘텐츠로 재탄생한다.

제4차 산업혁명이 화두다. 2015년 4월 독일 하노버에서 개최된 하노버산업박람회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Industrie 4.0’을 미래 독일, 나아가 미래 세계를 만들어 갈 핵심 키워드라고 선언했다.

이어 2016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이 ‘제4차 산업혁명’의 개념을 제시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활발한 논의가 시작되었다.

과거의 문화재 정책이 문화재의 관리와 보존 중심이었다면 2000년대 중반에 들어와 다양한 콘텐트 확충을 통한 적극적인 활용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었다. 그 중심에서 추진되고 있는 문화재 활용사업은 국내외 관광객에게 다양한 매력요소를 제공하며, 이를 통하여 문화재 가치 인식의 제고는 물론 관광산업 활성화 등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꼬마도령의놀이터 묵계서원(사진=문화재청)

문화재에 대한 우리 사회 전반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대의 트렌드에 부합하는 문화재 활용정책이 주요한 과제로 요구됨에 따라 문화재 현장도 변모했다. 한국문화재재단이 추진하는 경복궁 별빛야행, 창덕궁 달빛기행, 궁중문화축전 등이 대표적인 문화재 활용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지역에서는 2008년부터 문화재청이 생생문화재 사업을 중심으로 시작한 지역문화재 활용사업이 현재  ‘향교ㆍ서원문화재’, ‘문화재야행’, ‘전통산사문화재’ 사업으로 확대되어 지역문화의 활성화는 물론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교육적으로도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그간 규제의 대상으로 지역발전의 걸림돌로 인식되었던 문화재가 이제는 지역을 알리고 더 나아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지역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문화는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신 성장 동력의 핵심원천이다. 문화재는 우리 문화의 가장 중요한 자원으로서 문화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창조, 변형, 확산, 융합의 근간이라 할 수 있다.

예술도 진화하고 있다. 예술이 첨단기술과 접목하면서 미디어아트, VR, AR, 홀로그램 등으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예술과 첨단기술의 결합은 다양한 표현양식과 연출기법을 창조할 수 있는 기반을 형성하며, 장르 간 협업을 통한 예술 활동을 증가시킨다.

▲2018 수원 문화재 야행(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은 지난 12월 6일 「2018 지역문화재 활용 우수사업」으로 문화재야행 부문에 수원 문화재야행, 전주 문화재야행을 선정했고 생생문화재, 향교ㆍ서원문화재, 전통산사문화재 부문에서도 우수사업을 선정해 시상했다. 

제4차 산업혁명은 거역할 수 없는 물결이다. 그 중심에 문화재 활용사업이 박제화된 것이 아니라 살아 숨쉬는 문화재로 관람객과 소통하고 있다. 과거에는 바라보기만 했던 문화재에서 이제는 문화재에 숨을 불어넣고 색을 입혀 관람객에게 문화재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보완해야 할 사항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문화재 활용사업에 대한 용어와 개념 정리가 필요하다. ‘문화재’, ‘활용’, ‘사업’이라는 3개의 단어가 결합하여 딱딱함이 느껴진다. 가령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관장하는 축제 분야는 크게 문화관광축제와 공연예술축제로 개념이 정리되어 있다. 이렇게 문화재 활용사업 명칭도 친근한 네이밍으로 다가갈 시점이다.

필자는 지난 6월부터 서울문화투데이에 칼럼니스트로 합류하여 ‘이창근의 축제공감’을 오늘로써 총 13회에 걸쳐 연재했다. 제목은 축제공감이지만 문화현상으로 개념을 확장하여 축제뿐만 아니라 문화정책, 문화재, 관광, 전통공연예술 분야를 중심으로 콘텐트와 관객의 소구에 대해 지면으로나마 독자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했다.

축제와 콘텐트를 만드는 사람은 늘 관객ㆍ고객 관점의 기획이 중요함을 새삼 느낀 한 해였다. 그동안 칼럼을 구독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 편집자 주 : ‘이창근의 축제공감’은 칼럼니스트의 요청에 따라 이번 호를 마지막으로 종료하고, 2019년 새로운 소재와 주제를 다루는 연재물로 다시 시작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