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허석 순천시장 "천만 관광객의 이야기가 있는 곳, 직접민주주의의 메카, 순천을 주목하라"
[인터뷰] 허석 순천시장 "천만 관광객의 이야기가 있는 곳, 직접민주주의의 메카, 순천을 주목하라"
  • 이은영 발행인/임동현 기자
  • 승인 2019.01.1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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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순천 방문의 해, 내년 동아시아 교류도시 성공으로 문화도시 만들 것"

순천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순천만 습지, 선암사, 낙안읍성 등 관광지가 떠오를 수 있고 남도의 음식 맛도 떠오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순천을 제대로 잘 알고 있다고 말하기가 어렵다. 특히 낙안읍성 보존 문제는 지역 내에서는 뜨거운 감자로 부각되고 있지만 타 지역에서는 그렇게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다. 

지난해 6월 민선 7기 시장으로 당선된 허석 순천시장은 이전부터 우리 전통설화를 발굴하는 등 전통을 가꾸고 지켜야한다는 신념으로 낙안읍성 문제에 목소리를 내왔고 이는 곧 당시 시장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데 작지만 큰 원동력이 됐다. 당선된 후 그는 일자리 문제 해결과 더불어 2019년을 '순천 방문의 해'로 선언했다. 순천의 풍광과 인심으로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그의 생각은 '천만 관광객 유치'로 이어졌다.

지금 순천은 2020년 동아시아 교류도시이자 '람사르습지 도시'로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생태도시에 이어 문화도시로 도약을 꿈꾸는 허석 순천시장의 목표를 들어보기로 했다. 인터뷰는 지난 해 12월, 시장 집무실에서 이뤄졌다.

▲ 허석 순천시장 (사진제공=순천시)

순천시장으로 당선된 지 반년 정도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일 욕심이 많았다. 경제와 일자리 문제 해결을 우선으로 했고 업무협약 체결을 위해중국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리는 북경의 ‘중관촌’이라는 곳에 다녀오기도 했다. 

2019년을 '순천 방문의 해'로 선언하면서 "가성비 최고의 순천 여행의 해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관광지로서 순천의 매력과 경쟁력은?

순천은 산과 바다, 호수가 있고 대한민국 최고의 맛이 있다. 순천을 찾는 분들이 순천의 맛과 멋, 풍광을 느끼게 하고 시민들의 넉넉한 인심을 느끼고 돌아가면 그분들이 모두 홍보대사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무엇보다 관광은 스토리가 이끌고 가야한다. 단순히 보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듣고 가게 해야한다는 뜻이다. 순천의 이야기를 듣게 해서 관광객의 입을 통해 순천의 이야기가 널리 퍼지게 하겠다. 

올해 순천 방문의 해를 정하면서 '천만 관광객을 유치하겠다'고 했는데 이 수치는 단순히 수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품격, 관광의 품격을 높이고자 한 것이다. 환경을 살리는 생태관광, 지역 주민에게 이익이 되는 지역기반 관광으로 여행의 컨셉과 가치가 다른, 최고의 순천 여행의 해로 만들어 가겠다.

낙안읍성, 순천만 정원, 순천만 습지 등 순천의 문화 관광 시설이 있다. 하지만 기존 콘텐츠에 새로운 변화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순천에는 송광사와 선암사 등이 있고 그 중 선암사는 유네스코에 등재됐다. 순천만 습지가 가지고 있는 가치는 정말 크다. 나는 순천만 습지가 이와 같은 관광지들과 상생할 수 있어야하고 관광객들이 다녀갔을 때 힐링을 느낄 수 있는 장소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사전 예약 시스템 도입 등 고급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낙안읍성도 마찬가지다. 안에서 중국산 참깨를 파는 등 낙안읍성의 분위기에 맞지 않는 행위가 이루어져서는 안 되고 옛 마을길 같은 느낌의 힐링 코스가 되어야한다. 물론 이런 부분은 주민 자치에 맡겨야하지만 가이드라인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10월 낙안읍성보존회과 낙안포럼 주최로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전통문화공간으로서 낙안읍성의 오늘과 내일’ 심포지엄을 개최한 바 있다. 그 심포지엄에서 공무원 문제를 비롯해 명칭 변경 등의 안건들이 나왔다. 시장님은 직원들을 몇 명 남기자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몇몇 분들은 직원들을 시청에 들여보내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말 지원만 하고, 보존 문제는 웬만하면 위임을 하자는 게 그분들의 의견이었는데

그 부분은 사실 이미 결론이 다 난 사안이다. 나는 처음에 완전한 자치를 주장했다. 하지만 현 시기에는 완전 자치가 적절하지 않다는 주위 분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지금은 낙안읍성 지원 사업소를 두고 있다. 직원이 축소된 것 아니냐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부분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사업의 일정 부분을 위임한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낙안읍성을 보면 ‘세계민속의상체험장’ 같은 불필요한 시설이 있고 필요 이상으로 손을 대 역사의 흔적이 지워지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시장님께서 전통을 지켜나가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는 말씀을 전했는데 낙안읍성에 대한 시장님의 방안은?

나는 순천을 직접민주주의의 메카로 만들려 한다. 서류로만 업무를 해결하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해당 공무원이 직접 현장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게 좀 더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낙안읍성을 100% 주민 자치로 진행하려했는데 아직은 부담스러워하는 분들이 많이 계셨고 결국 낙안읍성 ‘과’를 없애게 됐다. 

이로 인해 낙안읍성에 대한 지원이 줄었다는 오해가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낙안읍성 운영과 관련해서는 운영 시간을 6시까지로 하고 입장료는 주민들이 직접 관리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낙안읍성은 면적이 좁고 사람은 적지만 할 일은 많기 때문에 주민 자치에 적합할 것이라고 본다. 물론 주민자치가 정착되기까지는 많은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잘 극복하고 정착이 된다면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다. 

지금 입장료를 주민들이 관리하는 것을 시작으로 낙안읍성을 직접민주주의의 메카로 만든다면 아파트 단위는 물론 동, 면 단위에서도 직접민주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나는 여러 영역을 봤을 때 100% 주민 자치가 실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광주의 어느 마을에서는 아이들에게까지 투표권을 줄 정도로 직접민주주의를 실천하고 있다고 들었다.  지금은 계속 부정적인 요소들을 지적하는데 이걸 고려한다고 안하겠다고 하는 것보다는 내 소신을 가지려 한다.

나는 완벽한 자치를 추구하기에 서류를 통해 채용을 실시한다. 다만 예산이 존재하기 때문에 지원을 통해 예산을 받고 결산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예산 출납 문제나 법률적 영역의 문제는 행정적 지원을 해야한다.

▲ 낙안읍성 (사진제공=순천시)

'낙안읍성 홍매화 조성'은 어떤 식으로 구성할 것인가? 홍매화 조성이 낙안읍성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이는지

'낙안읍성 홍매화 100만 그루 심기'는 민선 7기 공약이다. 낙안읍성은 순천을 대표하는 관광지였지만 순천만 습지나 국가정원에 밀려 조금 소외된 부분이 있었고 특히 겨울철 볼거리가 부족한 실정이다.

그 낙안읍성에 겨울에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납월홍매'를 식재할 예정이다. 납월홍매가 낙안 금둔사에 있는데 이것은 원래 낙안읍성에서 자라던 매화나무가 고령으로 고사하게 되자 가지를 옮겨 심은 것이다. 

홍매화 100만 그루가 심어지면 겨울에 홍매화가 빨갛게 피어나는 장관이 연출될 것이고 이를 통해 낙안읍성이 새로운 관광 명소로 자리잡고 경제 활력도 가져오게 될 것이다. 또 낙안읍성이 2022년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는데 이 홍매화가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홍매화가 낙안읍성의 활력이다. 

순천시 대중 예술단을 만들었는데 그 계기는? 예술단 발전을 위한 운영 방안이 있다면?

문화도시는 시민 누구나 일상 생활 속에서 문화를 즐길 수 있어야한다. 걸어서 5분 이내에 갈 수 있는 도서관, 공연장, 전시 공간 등 시민들이 매일 찾게 되는 우리동네 생활 SOC를 늘려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려한다.

순천시 대중 예술단도 바로 일상생활 속 문화예술 확산을 위해 만든 것이다. 전문 예술인의 직업적 지위 권리를 보호하고 생활 예술인의 역량을 강화하며 특히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대중 예술단은 가창, 무용, 연주 등 분야별 우수자를 선발해 기획공연, 찾아가는 예술무대 등 수준높은 문화예술 공연을 추진하려한다. 예술단 운영을 위해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할 게획이며 시민과의 공감대가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다양한 매체 등을 통해 홍보해 나갈 것이다.

▲ 2018 문화의 달 행사 축사를 하는 허석 순천시장

빈 건물이나 공원 등을 활용해 문화공간으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먼저 오천동에 저류지 공원을 조성 중이다. 단순한 저류지 공원이 아니라 편안히 쉴 수 있는 숲과 정원, 문화공간 및 생활체육 공간이 있고 야시장과 같은 멋과 재미를 겸한 생활문화 공간으로 변신할 것이다.

아랫장 곡물창고는 지역의 문화산업 플랫폼으로 변신했다. 청년들의 아이디어와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혁신 공간들로 확충할 것이다. 특히 원도심 빈집을 과학적으로 관리하고 빈집 정보를 상호 공유해 경제적이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빈집은 여성, 청년근로자, 은퇴자, 다문화가정, 예술인에게 우선 공급할 것이며 예술단체 등과 협력한 문화 소통공간(레지던시)로 재탄생할 것이다. 

'인생 지혜나눔'이 있다. 세대간의 갈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눈에 띄는 계획인데 어떤 내용으로 진행되고 어떤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가?

'인생 지혜나눔' 사업은 은퇴자를 비롯한 어르신의 전문적이거나 소소한 생활 속 다양한 지혜를 찾아 젊은 세대에 전수하는 것이다. 인생 지혜를 개인이 은퇴 전 직업 또는 좋아하는 분야에서 오랜 시간 몸담고 생활하며 터득한 노하우로 특산물 재배, 발효기법, 여행 기술, 장사 비법, 건강관리법 등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발굴해 운영하려한다.

'인생 지혜'로 선정되며 책자와 영상, 강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혜를 기록해 젊은 세대에 전수하여 삶의 길잡이가 되어주고 지역의 사료로도 보관할 예정이다. 순천에 특화되거나 순천과 관련된 지혜는 물론 책이나 인터넷에서는 찾을 수 없는 생활 속 생생한 지혜가 필요한 사람에게 전해질 것이다.

문화예술 정책을 펴면서 역시 예산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 들어본 계획으로 보면 상당한 예산이 소요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는 데 있어서 시민의 삶과 밀접한 부분에 먼저 집중해야한다. 이를 위해 예산 편성 과정부터 주민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주민참여예산 제안제도를 실시하고, 주민참여 확대와 권한 강화를 위해 읍면동 주민참여예산위원회를 구성, 운영하고 있다.

또 문화예술 정책을 펼치면서 행정이 주도하기보다는 민간이 주도해 나가도록 할 것이며 문화예술인들이 자신들의 재능을 펼치도록 시에서 최선을 다해 인프라 등 기반 지원을 하려한다. 물론 예산의 한계가 있겠지만 이는 현명하게 잘 극복해나가야한다고 본다. 

'생태관광'을 위해 중요한 것이 '생태보존'이다. 보존 노력이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점인데

순천의 경쟁력은 생태환경이다. 순천은 그동안 습지보호지역의 확대 및 습지 복원, 순천만을 보전하기 위한 에코벨트인 순천만국가정원 조성, 지속적인 민관학 협력 거버넌스 행정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는 순천이 '람사르습지 도시'로 인증되어 생태도시 순천의 위상을 다시 한 번 세계에 알리는 한 해였다. 무엇보다 세계 각국의 많은 활동가들이 순천만습지에 대해 알고 있어 자부심을 느꼈다.

올해 람사르습지 도시 지자체장네트워크 회의가 순천에서 열리며 앞으로 6년간 국제사회가 인증하는 '람사르 상징'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다. 단계적으로 람사르 브랜드와 지역 농특산품을 결합해 경쟁력을 높이고 소득 창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주민 주도형 고품격 생태관광으로 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지속가능한 생태도시를 만들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등록된 도시에 걸맞는 생물권보전지역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도시 전체 생물 다양성을 높여 명품 생태도시를 완성해 나가겠다.

▲ 2019 순천 방문의 해 선포식 (사진제공=순천시)

순천이 '2020년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선정됐다. 중국, 일본과의 교류가 있을텐데 어떤 방식으로 교류하려하는지

동아시아 문화도시는 그동안 광주, 제주, 부산, 인천 등 광역시가 추진했는데 지난해 우리 순천이 2020년 동아시아 문화도시에 선정되면서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순천만의 생태문화, 다양한 문화재가 있고 최근에는 다양한 문화행사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는 점을 인정받아 이번에 선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

동아시아 문화도시는 21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계절별 문화교류 행사와 한중일 문화장관 회의 등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한중일 시드(seed) 프로젝트, 동아시아 도시문화축제 '순천다움', 북한 교류사업 '순천 그리고 순천' 및 '남북 두루미 심포지엄', 물&불의 심포니 축제, 생태도시 예술제, 한중일 록&팝 평화 콘서트, 순천 생태문화 예술제 등을 계획 중이다.

올해부터 사업 주체와 내용, 문화교류 컨텐츠 등을 내실있게 준비해 중국, 일본을 넘어 아시아, 세계 도시들과 문화로 통하는 순천을 만들 것이다.

지금까지 많은 계획을 이야기했는데 이 중 반드시 이루어져야하는 계획을 꼽자면

무엇보다 먹고 사는 게 중요하고 그렇기에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어야한다. 

순천시는 지역경제 활력과 일자리를 만들어가기 위해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전국 인재들이 모여들도록 호남권 최대 규모의 창업보육센터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창업보육센터는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청년들이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게끔 하는 것이다. 중국 최대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중관촌 관계자들이 자문위원을 맡고 업무협약을 체결해 올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연향뜰을 4차산업혁명과 e-스포츠 상설 경기장 등 미래산업 특구로 조성해 일자리를 만들 것이고 미래 먹거리인 마그네숨 소재 부품 산업 육성 사업 추진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다. 마그네슘 클러스터 단지가 조성되면 50여개의 기업이 입주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청년 일자리와 더불어 여성, 어르신들을 위한 일자리, 5060세대를 위한 재취업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인생이모작 센터를 구축해 운영하고 사회적경제, 스타트업, 자영업 등도 육성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