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년 이상 문명을 이끌어온 마력(馬力), <말의 세계사>
6000년 이상 문명을 이끌어온 마력(馬力), <말의 세계사>
  • 차유채 인턴기자
  • 승인 2019.01.25 17: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력이 일으킨 문화적 파장 살펴보는 책

<말의 세계사(피타 켈레크나, 글항아리)>는 인간사회에서 마력이 출현하고부터 지금까지 6000년이 넘도록 전 세계적으로 어떠한 문화적 파장이 나타났는지를 살펴본다.

▲ <말의 세계사> (피타 켈레크나 저, 글항아리)

말은 북아메리카에서 최초로 진화해 전 지구적으로 확산과 멸종을 거듭했는데, 다른 어느 지역보다 먹이가 풍족하지 못한 불모지에서 그 해부학적 특성을 발달시켰으며 또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원거리를 달리는 네발짐승이 되었다.

따라서 말이 인간 문화에 미친 영향을 평가하려면 물이 풍부했던 원시 문명의 중심부가 아닌 초원지대와 사막으로 초점을 바꾸어야 한다.

저자는 이와 같은 주변부에 관심을 집중하고 앞선 해석에서 완전히 간과된 주요 자료를 제시함으로써 기존 이론에 도전하며 구멍을 메워나간다.

사육된 말과 인간 사이의 공생관계를 분석하는 일은 도시 중심부에서 멀리 떨어진 유목민 사회의 이동생활에 주목하도록 이끈다.

또한 유목민들이 개척한 광범한 이동 경로로 필수품을 비롯한 외국산 물건 등 원거리 교역품이 신속하게 운송될 수 있었고 이는 곧 문화 교류를 동반했다.

온갖 재배종의 수용, 신기술의 도입, 외국 발명품의 전래, 사상의 유포, 종교의 전파, 과학과 예술의 확산 등 말의 역사와 말이 인간 문화에 끼친 엄청난 영향을 분석함으로써 이런 이원적 실재에 접근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작가는 군마(軍馬)의 효용성 증대로 군사력이 증가함에 따라 나타난 전쟁과 문명의 파괴 및 복합성을 다룸으로써, 기마 군국주의(equestrian militarism)라는 이데올로기 문제를 고려한다.

저자는 본 책을 통해 그간 ‘농경줌심설’에 입각한 문명론을 ‘기마중심설’에 바탕하여 다시 쓸 것을 제안하며, 말이 우리 역사에 불러온 영향력을 설명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