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과의 경쟁 속 <출구 없는 사회>
타인과의 경쟁 속 <출구 없는 사회>
  • 차유채 인턴기자
  • 승인 2019.02.2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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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한 욕망의 세계사 속 인간이 나아가야 할 방향

책 <출구 없는 사회>는 무한한 욕망의 세계사를 다루며, 성장을 향해 달려 나가는 인간이 현재의 저성장 사회 속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오늘날 디지털 사회는 성장을 일절 촉진시키지 않는다. 우리는 타인과의 경쟁이나 시기심을 물리치며 이러한 저성장을 견뎌낼 수 있을까?

이와 같은 물음에서 시작한 저자(다니엘 코엔)는 구석기에서 시작해 디지털 시대에 이르기까지 성장을 향한 인간의 욕망을 하나의 서사로 구축해낸다.

본 책에는 역사학, 지리학, 사회학, 정치학, 철학적 시각이 녹아 있으며, 경제적 흐름과 맞물린 지적 논쟁들이 등장·반박되는 가운데 논의는 깊이를 더해간다.

‘경제적 욕망’을 중심으로 서술되는 인류 역사가 이 책의 주제이지만, 산업혁명 이후의 개인주의에서 ‘동성애는 범죄인가’라는 주제로 옮겨가는 등 이야기의 흐름은 독자의 예상을 넘어선다.

오늘날 가장 큰 문제는 성장을 향한 인간의 열망은 그 어느 때보다 큰 것에 비해 사회는 저성장으로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인류는 자기 욕망을 누르고, 타인에 대해 시기심을 품지 않고, 지나친 경쟁을 하지 않으면서 ‘저성장’을 견뎌낼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든다.

그러나 인간은 성장세가 강할 때 사람들은 사회를 향한 믿음을 갖는 반면, 성장세가 약할 때는 비관론에 빠진다.

성장이 강하거나 약함에 따라 개인은 자신을 사회에 통합시키기 위해 묵묵히 노력하고, 일자리를 찾기 위해 애쓰는 등 긴장감은 날로 더해간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성장 가능성이 거의 없는 위기에 직면한 인류는 계몽주의적 사고를 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물론 전 지구적 차원의 집단행동은 이끌어내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자발적 움직임은 더더욱 기대하기 어렵지만, 그렇더라도 성장이 닫힌 사회라는 난제에 부딪힌 인류가 계몽적 사고를 하길 포기한다면 빠른 속도로 달려가는 고속열차 안에서 ‘유한성’이라는 새로운 시련에 전례 없이 맞서야만 할 것이다.

저자는 마지막 장에서 우리가 현재 상황을 뚫고 나아갈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하며 결국 <출구 없는 사회>에서 희망의 소멸로 귀결되지 않고자 한다.

(저자 다니엘 코엔, 역자 박나리, 출판사 글항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