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0주년, 시민과 함께 한 광화문광장
3.1운동 100주년, 시민과 함께 한 광화문광장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9.03.01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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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로 열린 '3.1절 100주년 기념식' '범국민대회'

3.1 운동 100주년을 맞은 1일 3.1운동의 뜻을 기리는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서울 광화문광장은 이날 오전부터 시민들에게 광장을 개방했다. 시민들은 손에 태극기를 들고 광장을 자유롭게 누비며 3.1절을 즐겼다.

오전 11시에 열린 제100주년 3.1절 기념식은 하나의 축제로 열렸다. 최원정, 배성재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열린 기념식은 각계 각층의 시민들과 유명인들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는 영상과 함께 독립유공자들과 중고등학생들, 차범근 위원, 이제훈 배우, 이용수 할머니 등이 직접 무대에 등장해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는 행사로 시작됐다.

▲ 광화문광장에서 만세를 부르는 시민들

특히 이날 기념식에서는 유관순 열사에게 처음으로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이 수여됐고 경복궁 안에서는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의 독주와 배우 윤주빈의 시낭송이 진행되기도 했다.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친일 잔재의 청산은 미래 지향적으로 할 것이며 지금까지 이어온 '색깔론이야말로 대표적인 친일의 잔재"라고 정의한 뒤 "하노이 회담은 미국과 북한과의 연락 사무소가 있다는 것으로도 성과가 있다. 양국의 회담 타결을 반드시 성사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의 만남은 국민이 직접 만들어낸 성과"라면서 "과거와 질적으로 다른 100년이 될 것이다. '신한반도체제'를 통해 우리가 주도하는 100년을 만들겠다. '혁신적 포용국가'의 세계적인 모델이 될 것이라 자신한다"고 말했다.

낮 12시가 되자 전국의 교회와 사찰 등에서 일제히 타종과 함께 참여자들이 만세를 부르며 100년전 3.1운동을 재현하는 행사가 열렸다. 

▲ 기념사를 하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제공=청와대)

 

▲ 세종문화회관에 걸린 태극기

기념식의 마지막은 랩퍼 비와이와 인순이, 영화 <항거:유관순 이야기>의 주연 배우들이 출연해 공연을 했고 공군 '블랙이글스'가 숫자 '100'과 태극 무늬를 하늘에 수놓으며 하나의 축제를 만들어냈다. 

광화문광장에는 초청된 시민 1만여명을 비롯해 많은 시민들이 메웠으며 행사 후에도 깨끗한 모습을 유지하고 태극기를 손에 들고 가는 등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 손에 태극기와 한반도기를 들고 광화문광장에 나타난 외국인 가족들

오후 2시부터는 '3.1운동 100주년 범국민대회'가 광장에서 열렸다. 이 대회에는 종교계와 시민사회단체, 여성계, 노동계, 해외단체 등 모두 1천여개 단체가 참여했고 한국과 일본 시민단체가 함께 발표한 '한일 시민 동아시아 평화선언'과 종교계, 역사학계, 시민사회단체 등이 추천한 15명의 인사와 100명의 시민이 만든 '3.1운동 100년 범국민선언문'이 발표됐다.

동아시아 평화선언 "3.1운동은 2차대전 후에나 가능했던 세계 식민주의 청산을 촉구했고 아시아 각국의 독립운동에도 큰 영향을 미친 세계사적 평화운동이자 동양 평화의 한 원점이며 시민직접평화혁명의 하나다. 한국의 촛불집회가 그 일환이었고 일본의 총집결행동실행위원회도 아베 정부의 헌법 개악 시도 저지를 위해 시민직접평화행동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 도처에서 거대 권력이 거대 자본, 제도언론과 결탁해 외부의 적을 만들어 시민에게 권력의 뜻을 따르도록 강제하는 역류현상이 일어나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 이런 '적 만들기 전략'을 견제하려면 깨어있는 시민 간의 연대와 친구되기의 노력이 확대되어야한다"면서 "시민직접행동과 연대가 '아시아 시민사회'에 이르는 첩경"이라고 밝혔다.

▲ 1일 오후 열린 범국민대회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는 참석자들

범국민선언문에서는 "식민지배에 맞서 목숨바쳐 싸운 독립투사들, 이 나라를 자유롭고 평등한 행복의 터전으로 가꾸기 위해 스러져간 모든 영령들, 식민과 분단의 긴 시간을 고통 속에 살아왔고 끝내 오늘을 일군 모든 평범한 사람들,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 어머니와 아버지, 자매와 형제들, 그리고 세계 곳곳으로 떠나가 온갖 설움을 겪어야했던 동포들과 우리를 찾아와 이 땅에 뿌리내리고 동포와 이웃으로 함께 살게 된 모든 이들을 기억하고 이 모두를 위한 나라를 만들자"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전쟁을 끝내고 모든 군사적 적대행위를 멈추고 함께 평화를 누리는 새로운 시대를 열자. 식민 지배 과거사 왜곡을 바로잡고 나라의 주권과 자결권을 민주적으로 바로 세우자. 우리 스스로 평화가 되어 지구촌에 공존의 희망을 열어가자"고 밝혔다.

또한 일본 정부와 시민사회를 향해 "한일 관계가 과거에 갇히지 않고 미래로 나아가려면 먼저 식민 지배의 잘못을 진심으로 인정하고 반성해야한다. 특히 일본군 성노예, 강제징용 노동자 등에 대한 국가폭력과 인권침해에 대해 정부가 공식 인정하고 책임있는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밝혔다.

한편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다양한 행사를 열며 3.1운동의 뜻을 기리는 기회를 마련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