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선의 포토 에세이 49] 창조적 소리꾼 ‘이희문’
[천호선의 포토 에세이 49] 창조적 소리꾼 ‘이희문’
  • 천호선 전 쌈지길 대표
  • 승인 2019.03.1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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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24일 서울 프레스센타에서 개최된 ‘서울문화투데이’ 창간 1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였다. 1980년대초 뉴욕타임스지가 동양의 ‘마리아 칼라스’라고 극찬하였던 판소리의 전설 ‘김소희’씨의 후계자 안숙선과 대금의 명인 이생강의 축하공연 모습 등을 사진찍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러나 막상 현장에서 내 눈과 귀를 깜짝 놀라게 한것은 축하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한 젊은 소리꾼 ‘이희문’이었다. 그는 여성 국악인 박애리와 함께 사회를 보면서 회색   가발을 쓰고 있을 때부터 범상치 않아 보였다.

무형문화재 경기민요 명창 ‘고주랑’의 아들로 경기민요 이수자가 되었으나, 거기에 머물지 않고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발전시켜   세계적인 소리꾼이 되어있는 이희문을 내가 아직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또 한번 놀랬다.

우리나라 최고의 현대무용가로 인정되는 안은미와 10년간 같이 일하면서 새로운 예술세계를 열어가는 노하우를 배우고, 국악인으로서 ‘어어부 프로젝트’의 장영규 등과 ‘씽씽밴드’를 만들어 미국에서 먼저 주목을 받으면서 공연 때마다  매진되는 소리꾼이 있었다니..... 

내가 유일하게 창조적인 국악인이라고 생각했던 황병기선생님은 ‘전통이라는 것은 새로운 작품이 나오면서 이어지는 것이다. 새로운 것이 나오지 않고 그냥 옛것만 굳어진 채로 내려온다면 그것은 전통이라기 보다 골동품이다’라는 생각에서 새로운 작품들을 만들 수 있었다.

이제 2016년부터 무형문화재진흥법이 시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희문씨가 제2의 창조적인 국악인으로서 골동품이 되어있는 우리 국악계의 풍토를 쇄신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