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화조화로 보는 '마음으로 듣는 새들의 노래'
조선시대 화조화로 보는 '마음으로 듣는 새들의 노래'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9.03.23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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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서화실 주제전시 6월말까지 개최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19일부터 2층 서화실 내 주제전시실에서 '마음으로 듣는 새들의 노래'를 주제로 조선시대 화조화를 전시한다.

이번 전시는 17세기 조선 사대부 화가들이 그린 서정적인 화조화와 19세기~20세기 초반의 자유분방한 민화풍 화조화을 만날 수 있다.

▲ 조속 메마른 가지 위의 까치 조선 17세기 중엽 비단에 먹 덕수1036

이번 전시에서는 화조화에 담긴 새의 문화적 의미를 함께 조명했다. 조선시대에는 새들의 생태적 모습을 사계절에 은유한 ‘사계화조’ 유형의 그림이 유행했다. 봄의 제비, 여름의 물총새, 가을의 백로, 겨울의 기러기는 계절을 대표하는 철새로서 널리 그려졌다.

화조화는 옛 사람들의 복된 소망을 함께 담은 경우가 있다. 백로와 연밥을 뜻하는 ‘일로연과’는 소과와 대과에 연이어 급제하라는 기원과 격려의 의미를 지니며 한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텃새인 까치는 기쁜 소식을 전해준다는 의미에서 ‘희작’이라고 불렸다. 

조선시대의 고아한 수묵 화조화 여러 점도 한 자리에 선보인다. 김식(1579~1662), 조속(1595~1668)을 비롯한 사대부 화가들은 문인다운 시적 정서를 수묵이나 담채로 그린 화조화에 표출했다. 

▲ 김창익 꽃과 새 중 연꽃과 오리 20세기 종이에 색 구8730

비어있는 듯 간결한 김식의 화조화는 17세기 사대부 화가들의 이상적 미의식을 대표하고 조속의 〈메마른 가지 위의 까치〉는 대상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찰력이 번득이는 작품이다. 부리를 턱에 부비며 깃털을 고르는 까치의 묘사는 우리 주변에서 찾아 낸 자연의 아름다움이다.

자수 병풍과 자유분방한 민화풍 화조화도 있다. 강렬한 채색으로 화면을 가득 채운 화조화는 현세의 행복에 대한 희망을 품고 있다. 강릉에서 활동한 김창익의 <화조도>는 작가가 알려진 흔치 않은 민화로, 꽃과 새를 서툰 듯 천진하게 변형한 개성이 돋보인다.

전시는 6월 30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