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휘 대표는 사회운동가이지 문화예술인 아냐’ 내부 직원 실명 걸고 고발
"김종휘 대표는 사회운동가이지 문화예술인 아냐’ 내부 직원 실명 걸고 고발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9.03.2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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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재단 180억 규모의 ‘예술지원사업 결과’ 일방적 연기 비롯, 무원칙한 조직 개편으로 직원 혼란, 공모사업 연기 등 문제 산적
▲서울문화재단 김종휘 대표.(사진=서울시)

서울문화재단의 김종휘 대표의 업무처리 방식과 관련해 내부 직원의 실명을 건 고발이 터져나오면서 현재 김종휘 대표 체제의 재단 문제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7년차 직원, A씨는 자신의 실명으로 된 SNS 상의 글을 통해 “김종휘 대표는 문화예술인이라기보다는 사회운동가에 가깝다.”고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김종휘 대표가 임명된 2018년 9월 이후 "그가 제시한 아리송한 정책 목표와 그 무엇도 솔선수범하지 않는 태도, 재단 직원과 임원들과도 단 한 번도 상의하지 않는” 소통의 부재에 대해 폭로했다.

 "학부시절 전공 수업 때 들었던 문구 하나를 인용해 본다. 역사는 반복된다. 한 번은 비극으로 또 한 번은 희극으로.(칼 마르크스).  뜬금없어 보이는 이 문장을 갑자기 인용하는 이유는 소위 '옳은 일'을 한다는 어른들이 보이는 '버릇 없음' 때문이다" 라고 시작하는 이 글은 "사회를 개혁하고 진보를 표방한다는 사람의 기본적인 됨됨이가 상식 이하이고 그 태도가 급기야 조직전체를 퇴행시키는 것을 두 눈으로 목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글을 쓴 동기를 밝혔다.

또한 최근의 서울문화재단의 지원사업 선정발표가 늦어지는 문제로 모 기획자가 페이스북에 올린 분노의 '슬픈 글'에서 지적하는 내용이 너무나 정확해서 변명의 소지가 없을 뿐만 아니라 '생태계' 자체가 망가진 것을 깊이 통감하며 쓴 글이다.

실명을 밝힌 직원은 현재 재단 대표인 김종휘 대표의 재단의 방향성과 관련해 납득하기 어려운 일들에 대해서도 고발하고 있다.

특히 재단의 정책목표를 정하는데 있어 재단 직원은 물론 임원들과도 단 한번의 상의가 없었다는 점을 꼬집고, 그 내용 또한 아리송하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

A씨는 "김종휘 대표는 재단의 정책목표를 1.당사자가 되자 2. 예술현장, 지역현장, 청년현장의 파트너와 함께 3.사실이 아니라 현실을 만들자 라고 정책목표를 정한 동시에 비전과 미션 또한 문화재단으로서 예술이라는 단어가 단 한번도 포함되지 않은 비젼과 미션을 본 일이 없다"고 했다.

그는 위 정책 목표 각각에 괄호를 넣어서 1.(당사자가 그 어느 때보다 분노 중임)2.(현장이 그 어느 때보다 배제되는 중임) 3.(이건 무슨 뜻인지 몰라서 아직도 해석이 안된다. 다만 '당사자'와 '현장'이 그 어느 때보다 분노 중인 건 '현실'이 된 건 확실하다'라면서 조목조목 비판을 가했다.

▲자신을 서울문화재단 7년차 직원이라고 밝히며 재단 내 김종휘 대표의 문제를 고발한 A씨 페이스북 글. (사진=페이스북 캡쳐)

예술지원 발표 연기에 따른 공연계의 반발에 이어 직원들의 내부고발까지 이어지면서 서울문화재단에 대한 ‘논란’은 계속 확장일로에 있다.

서울문화재단은 정기공모 지원과 관련해 이미 문제점을 드러낸 바가 있다. 지난 20일,  ‘2019년 예술지원사업 정기공모 심의결과 발표’를 1) 3차례 나누어 진행했던 정기공모를 통합진행하면서 심의건수가 증가함에 따라 업무에 로드가 걸렸고, 2) 조직개편으로 ‘창작지원팀’과 ‘장르별 창작공간’이 운영하던 예술지원사업을 ‘예술기획팀’ 한 팀으로 통합하므로 업무가 마비되어 있는 상태이며, 3) 예술작품지원 최종발표는 4월~5월로 연기 예정이라고 일방적으로 고지했다.

‘2019년 예술지원사업’은 연극, 무용, 음악, 전통, 시각, 다원, 문학 등 7개 부문, 12개 세부사업에 약 180억 원을 지원하는 서울시의 대표적인 예술지원사업이다.

▲서울문화재단의 예술지원 사업공고 내용(우측)과 지원사업 발표 지연에 따른 안내문. (사진=서울문화재단 홈페이지 캡쳐)

발표가 지연되는 가운데 예술가들은 서울문화재단의 일방적 통보에 대해 페이스북 등 SNS 상에서 불만을 토로했다. 처음 ‘예술기획자대나무숲’에 올린 글을 시작으로 ‘나희경’기획자가 쓴 항의 글이 29일 현재 댓글 89개, 공유 187회로 예술가들의 공감을 얻어 내면서 "당초 3월로 발표 예정이었던 심의결과가 일방적으로 4~5월로 연기되면, 지원을 예상하고 공연을 제작하거나 그 시기에 극장을 대관한 공연팀은 어쩌란 말인가?", "재단의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운영과 시스템 때문에 가뜩이나 힘든 예술가들이 피해를 견뎌야 하는가", "대표는 통합공모와 조직개편이 가져올 업무마비도 예상하고 개편시기를 조정해야 했다" 등 예술가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존 3월 지원에 대비해서 극장을 대관한 공연팀들도 극장대관을 취소하려면 패널티를 물어야 하고, 지원심사에 선정된 팀들도 다시 극장을 잡거나, 잡기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이 뿐 아니라 극장대관 업체나 티켓팅 업체도 4월~5월 이후 사업에 대혼란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서울문화재단의 지원심의 연기는 단지 선정에 대한 날짜변경이 아니라 2019년 공연계 생태계 전체에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는 일대 사건이다.

예술가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지원사업 심의와 발표가 처음 있는 일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발표 시기에 맞춰서 3대의 공모를 하나로 통합하고, 2개의 관련팀을 1개의 팀으로 조직개편 함에 따라 내부혼선과 업무량 증가가 당연히 예상됐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장경험이 부족한 대표가 예술생태계를 모르고 저지른 일이 아니냐며, 그동안 조직 관리와 조직 소통에 부족했던 김종휘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내부고발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문화계에서는 김 대표 취임 당시부터 자격 논란이 일었다. 실제로 재단 대표가 주재하는 회의에 다녀온 한 문화계 인사는 "다시는 재단 회의를 가고 싶지 않다"고 말하며 대표 자질을 문제 삼기도 했다.

김 대표의 임명에 서울 시내 모 대학의 이 모 교수가 깊숙이 관여됐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이 모 교수는 이번 인사만이 아니라 서울시 산하 문화기관장들의 여러 인사에도 그를 통하지 않고는 안 된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그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문화 관련 자문을 해 주는 최 측근으로 서울시의 문화 관련 굵직한 프로젝트도 그가 도맡아 하고 있다.

한편 재단은 오는 2일 김종휘 대표가 직접 자리를 마련해 기자들에게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해명을 내 놓을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예술가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금 서울시와 산하기관들, 이번에 문제가 된 문화재단 내부에서는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