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난세의 영웅, 사랑 따라 떠나다’… 창극 ‘패왕별희’
[공연]‘난세의 영웅, 사랑 따라 떠나다’… 창극 ‘패왕별희’
  • 강소영 기자
  • 승인 2019.04.03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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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극과 경극의 현대적 조화 아래 피어난 영웅의 일대기

경극과 판소리가 만나 현대적 극으로 태어난 창극 ‘패왕별희’(연출 우싱궈, 제작 국립극장)의 장막이 벗겨졌다.

3일 오후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에서는 창극 ‘패왕별희’의 프레스콜이 개최됐다. 하이라이트 시연 이후 우싱궈(吳興國) 연출가와 이자람 작창‧음악감독이 무대에 올라 ‘패왕별희’에 창극과 경극의 만남에 대한 뜻을 나타냈다.  

▲ 3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린 창극 '패왕별희' 프레스콜에서 답변하고 있는 우싱궈 연출(우)과, 이자람 작창-음악감독.(사진=국립창극단)

재해석된 ‘패왕별희’에는 항우가 유방을 놓쳐 패전의 원인이 된 ‘홍문연’ 장면과 항우를 배신하고 유방의 편에서 그를 위기에 빠뜨린 한신의 이야기가 추가됐다.동명의 경극을 레퍼런스로 한 ‘패왕별희’는 사마천의 의 ‘사기’에 수록된 항우본기를 근간으로, 춘추전국시대 초패왕 항우와 한황제 유방의 대립을 다루고 있다. 

▲ 3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린 창극 '패왕별희' 프레스콜에서 2막 홍문연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사진=국립창극단)

한국의 판소리, 중국의 경극이 만나 재해석된 창극 ‘패왕별희’의 모습은 어떠할지 많은 궁금증을 나았다. 

두 전통 장르의 만남에 대해 우싱궈 연출가는 “동작이나 움직임 등 외적인 부분은 경극의 요소를 차용하고 소리를 비롯한 내적인 부분을 창극에서 가져왔다”며 두 동양 문화의 결합이라는 점에 의의를 뒀다.

▲ 3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린 창극 '패왕별희' 프레스콜에서 3장 전술과 전략을 세우다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사진=국립창극단)

창극과 경극의 새로운 ‘현대적 해석’

이자람 음악감독은 “경극에 뿌리를 둔 우싱궈 감독과 판소리에 뿌리를 둔 내가 만나 두 전통을 유연하게 풀어가는 것이 숙제였다”며 “두 장르의 전통적 만남이라고만 하기는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만남이 어떤 의미가 있는가는 만남 이후에 발생하는 것”이라며 “창극과 경극의 만남보다 대한민국의 시대 속에서 오늘 발생한 일일 뿐”이라고 말했다.경극 특유의 신발 등 전통적 요소가 빠진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우 연출가는 “창극 ‘패왕별희’는 현대 무대에서 현대의 옷을 입고 현대적인 조명으로 표현된다”며 “경극 무대에는 푹신한 카펫을 깔아놓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아 딱딱한 경극용 신발을 신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옛스러운 색채와 현대 색채가 어우러진 무대”라고 강조했다. 

경극의 시각적 요소와 창극의 청각적 요소의 결합에 대해 이가람 음악감독은 “홍문연 장면에는 적벽가를, 우희의 장면에서는 춘향전의 사랑가를 바탕으로 했다”며 “제 안의 전통적인 소스를 녹이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 3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린 창극 '패왕별희' 프레스콜에서 6장 '패왕별희'를 시연하는 모습.(사진=국립창극단)

패장이지만 영웅이었던 항우의 사랑 일대기

우희 역의 김준수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원작 초한지와는 달린 한우의 영웅성에 중점을 둔 것에 대해 우싱궈는 “서사적인 이야기를 다룰 때 그리스 비극 등의 영향을 받아왔다. 항우는 사랑하는 여인 우희와 7년의 전쟁기간 동안 함께한 인물이다”며 “판소리의 힘으로 항우의 용맹함과 사랑을 표현할 수 있어 행운”이라고 밝혔다. 우싱궈 감독은 ‘패왕별희’에 담긴 메시지에 대해 ‘영웅의 사랑’이라고 답했다. 

▲ 3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린 창극 '패왕별희' 프레스콜에서 6장 '패왕별희'를 시연하는 모습.(사진=국립창극단)

우싱궈는 김준수를 우희 역에 캐스팅한 배경에 대해 “2년 동안 김준수가 활동한 작품을 찾아보고 직접 만났다”며 “얼굴선이나 신체적 유연함 등 충분한 여성성을 표현해 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은 낯설겠지만 남성이 여성의 시선 하나하나까지 모방함으로써 더 여성적으로 내비칠 수 있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회가 돼 대만에서 공연할 수 있다면 대만 관객들도 열광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 3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린 창극 '패왕별희' 프레스콜에서 맹인노파 역할의 김금미가 시연을 하고 있다.(사진=국립창극단)

초나라의 항우 역은 정보권(객원배우), 우희는 김준수, 책사 범증은 허종열이 맡았다. 한나라의 개국 황제가 되는 유방 역은 윤석안, 부인 여치는 이연주, 책사 장량은 유태평양이 맡았다. 이외에도 경극에는 없지만 창극의 도창과 같이 극의 외부에서 상황을 논평하는 맹인노파로 배우 김금미가 등장한다. 

국립창극단의 신작 창극 ‘패왕별희’는 오는 5일부터 14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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