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중앙대 문학상에 권용태 시인 수상
제23회 중앙대 문학상에 권용태 시인 수상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9.04.09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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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최초 문단 등단, 자연과 사랑 본질 천착, ‘바람의 시인’으로 정평, 현실저항 시로 고초 겪기도
▲권용태 시인

중앙대 문인회는 제23회 중앙대 문학상 수상자로 권용태 시인(82, 사진)을 선정했다.

권시인은 1958년 ‘자유문학’으로 문단에 데뷔해 60여 년 간 왕성한 시작활동을 하고 있다.

수상 시집은 시선집 ‘바람에게’와 ‘사랑에대하여’다. 시상식은 지난 달 30일 서울 중구 필동주민센터 강당에서 열렸다.

권용태 시인은 1958년‘자유문학’으로 등단한 이후 60여 년 동안 왕성한 시작활동을 해 오고 있다. 중앙대 최초로 문단에 등단해 중대 문단을 이끌어왔으며, 중대신문사 편집국장, 중앙대 강사, 중앙대 문인회장, 학교법인 중앙대 이사로 재직하며 모교에 대한 애정의 끈을 이어왔다.

등단 초기에는 자연과 사랑이 투철한 본질을 추구해 왔으며 특히 바람을 소재로 깊게 사고하고 투시하며, 몰두하는 ‘바람의 시인’으로 정평이 나 있다.

권 시인은 이후 4.19와 5.16을 거치면서 사회의 부조리와 현실 전반의 문제를 바라보는 폭넓은 시야를 가지게 됐다. 이후 현실저항의 '포에지'에 관심을 갖기도 해 고초를 겪기도 했다.

특히 김수영 시인과 김종길 시인 등이 시 월평을 통해 큰 관심을 갖고 높이 평가 했다.

사회적 활동 또한 활발히 펼쳐 국회 문공위원회 수석전문위원, 한국문화원 연합회장, 저작권 조정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한 공로로 정부로부터 보관문화훈장과 서울시 문화상(문학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중앙대 문인회는 1978년에 창립된 이후 4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서라벌 예대와 중앙대의 통합으로 1,000여명의 회원이 참여하는 우리문단의 주류로서, 기라성 같은 문인들이 포진하고 있다.

다음은 권용태 시인의 수상작인 시 '사랑에 대하여' 전문.

 

사랑에  대하여
                                          권용태 시인

사랑도 깊어 질수록
낯설고 두렵구나.
눈부신 햇살이 아닌
차가운 이슬로 내리는
눈발인 것을 몰랐었구나.

가슴을 채웠던 그리움도
살아 움직이는 생물처럼
흐르는 물살인 것을
집착에 깊이 빠져 몰랐었구나.

사랑도 거리를 두고
그리워 할 때가 아름답다.
문틈으로 스며든 햇살처럼
살며시 흔들림으로
다가와야 더욱 아름답다.

사랑은 작은 간이역의
희미한 불빛이다.
사랑은 치유할 수 없는 지병이다
사랑은 끝내 풀길 없는
의문 부호이다.

허허,
불꽃같은 사랑으로
치열하게 상처 받았던
그 멍에의 끈을 풀고
회한의 강을
언제 다시 건널 수 있을까.

나무는
바람 부는 쪽으로 쏠리고
사랑은 그대 있는 곳으로
걷게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