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강렬한 팜므 파탈의 유혹과 파멸적인 사랑 음악극
[리뷰]강렬한 팜므 파탈의 유혹과 파멸적인 사랑 음악극
  • 엄다빈 인턴기자
  • 승인 2019.04.10 02: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풍부한 음악, 영리한 무대와 소품 활용과 소극장의 매력느낄 수 있어

<카르멘>은 1845년 출판된 프랑스 작가 프로스페르 메리메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소설보다는 동명의 오페라로 각색되어 대중들에게 더욱 유명해진 작품이기도 하다. 소설은 작가의 스페인에 대한 흥미와 낭만을 바탕으로 쓰여 있고. 스페인 군인 돈 호세와 집시 여인 카르멘의 사랑과 파멸적인 결말로 구성되어 있다. 소설과 오페라의 내용이 약간 다르지만, 음악극 <카르멘>은 원작 소설의 내용에 더 충실하다.

▲극단 벼랑끝날다의 음악극 <카르멘> (사진=극단 벼랑끝 날다)

음악극<카르멘>은 극단 ‘벼랑끝날다‘가 2010년 초연 이후 10년 간 상연해온 작품이다. 여러 공연 시상식에서 수상한 극단의 간판 레퍼토리이다. 기자는 올해 첫 공연을 관람하게 되었다.

풍부한 음악과 무대 구성
먼저 음악은 많은 사람들에게 귀에 익은 오페라 카르멘의 음악이 삽입됐다. 등장인물 죠반니가 간단한 공연 소개 오프닝과 함께 오페라 <카르멘>의 서곡을 소개한다. 악기 구성으로는 키보드, 첼로, 피아노가 자리잡았다. 극장의 크기와 작품의 분위기와 잘 맞는 구성으로 보여졌다.

극 초반 첼로의 중저음과 피아노의 협연은 재즈풍으로 연주돼 관객들에게 한결 친밀감을 느끼게 하는 장치로 괜찮은 선택이었다. 소품을 겸한 배우들이 직접 연주하는 악기들도 극의 분위기에 어울렸다.

무대와 소품은 장면 마다의 분위기를 살리기는 쉽지 않았지만, 관객의 이해에는 충분했고, 극 중 무대인 스페인의 느낌을 살리려 노력한 흔적을 엿볼수 있었다.

▲극단 벼랑끝날다의 음악극 <카르멘> (사진=극단 벼랑끝 날다)

재치있는 배우들의 연기와 소 극장
죠반니 역의 박준석 배우를 중심으로 책 읽듯 진행되는 구성은 장면을 쉽게 전환하고 이해도 쉬워 영리한 구성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배우들의 각 개성을 살린 연기는 매우 훌륭했다. 제임스역의 양성훈 배우의 개성을 살린 대사나 진행은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극에 따라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기도 하는 작은 극장의 매력도 있었다. 작은 극장은 배우와 관객의 거리가 매우 짧아 배우의 미세한 행동도 관객에게 연기에 몰입하게 하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배우들의 연기는 역할을 잘 소화했다.

▲극단 벼랑끝날다의 음악극 <카르멘> (사진=극단 벼랑끝 날다)

관객들을 압도할 한 가지 포인트가 없어 아쉬워
관객들을 천천히 극에 몰입하도록 이끌어가는 부분은 좋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배우들의 연기와 구성, 음악 등은 조화롭고 충분히 관심을 끌었지만 클라이막스에서 관객들을 압도할만한 포인트가 없어 아쉬웠다. 그래도 오랜만에 소극장에서 만난 음악극의 매력이 잘 살아있는 작품이어서 남다른 매력을 느낄수 있었다.

한편 사전 보도자료를 통해 극단의 대표인 이용주 연출은 10년 동안 계속 이 작품을 올리는 이유에 대해 “아직도 작품을 봐야 하는 관객이 있다고 생각하고, 아직도 보여주고 싶은 게 많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극단 벼랑끝날다의 음악극 <카르멘> (사진=극단 벼랑끝 날다)

극단 벼랑끝날다의 음악극 <카르멘>은 지난 5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서울 정동 세실극장에서 상연중이다. 배우들의 출중한 연기는 물론 빼어난 오리지널 연주곡과 노래들을 라이브로 감사할 수 있고, 춤과 마임, 아카펠라, 가면극 등 하나의 작품에서 다채롭고 풍성한 볼거리를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