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문화재청은 복마전인가? 무형문화재 '도살풀이춤' 보유자 후보 선정 또 잡음
[단독]문화재청은 복마전인가? 무형문화재 '도살풀이춤' 보유자 후보 선정 또 잡음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9.04.10 0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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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무시하고 3등을 보유자후보에 올려, 전수조교 선정부터 문제 잉태돼

“문화재청은 왜 실수를 반복하는 건가요? 왜 혼란을 야기하는 건지 도대체 모르겠습니다. 4년 전에도 반복되었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공정하게 인간문화재를 선정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문제가 되었던 그 심사결과로 문화재 선정을 하겠다는 문화재청의 의도는 도대체 무엇인가요?“ 최근 문화재청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지금 문화재청이 또다시 뜨거운 도마에 올랐다.

무형문화재 지정을 둘러싸고 해묵은 문제들이 재현될 조짐이다. 본지 <서울문화투데이>가 여러 차례 지적한(4월 2일자“문화재청, 무형문화재 '보유자 후보' 졸속 선정 규탄 한다” 등) 태평무 제92호 보유자 지정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이 종목만 바뀌어 다시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무용계에서는 특정인을 문화재보유자로 올리기 위해 규정을 바꾸는 등 여러 시도들이 난무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도살풀이춤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선정을 앞두고 문화재청 게시판에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하는 비판 글이 쇄도하고 있다.

이번에는 김숙자류 도살풀이춤이다. 김숙자류 도살풀이춤(‘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 살풀이춤’, 일명 ‘도살풀이춤’)의 전수교육조교 지정부터 문제가 됐던 점이 보유자 선정을 두고 또 다시 불거졌다. 김숙자 선생에게 오랫동안 춤을 배워왔던 최윤희씨가 당시에도 자격 시비가 일었던 김운선씨와 양길순씨의 보유자 후보 자격을 두고 문제 제기에 나선 것이다. 현재 문화재청 자유게시판에는 이 문제로 매일같이 뜨겁다.

전수조교 등 지정 없이 보유자 사망후 지정해제 해야하나 법령 위배해 무리한 전수조교 선정

문제는 지난 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도살풀이춤 보유자였던 김숙자 선생이 보유자 자격을 받은 지 1년 2개월 만에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부터다. 보유자 자격을 취득하고 사망까지 그 기간이 짧았기에 김 선생은 보유자후보도 전수교육조교도 지정할 틈이 없었다. 그런 가운데 문화재청이 법령까지 위배해 가면서 고 김숙자 선생의 딸인 김운선씨와 양길순씨를 전수교육조교로 지정하면서부터 문제가 발생했고, 이후 10년 뒤인 2002년 문화재보유자 지정을 하면서 최씨 측의 반발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런 가운데 또 다시 10 여년이 지난 올해 이 문제는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생전의 김숙자 선생의 도살풀이춤의 한 장면.

최씨는 “김씨와 양씨는 당시 자신과는 달리 김숙자 선생에게 제대로 사사하지도 않은 사람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 선생 생전에 김운선씨는 고등학교 재학 중으로 어린 나이였기에 제대로 가르침을 받을 시간이 없었다고 한다. 양씨 또한 김 선생이 돌아가시기 불과 얼마 전에 나타난 사람으로 김 선생에게 제대로 춤을 배울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다.

위의 두 사람이 문화재보유자 지정을 받은 2002년 당시 최씨 측은 “이해관계 있는(?) 한 공직자가 실력도 없는 김씨와 양씨를 이미 사망한 김숙자선생의 전수교육을 보조한다는 ‘전수교육보조자’로 선정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며 “그 공직자(당시 문화재관리국 무형문화재과 이 모 사무관, 현재 퇴직, 이하 이 모씨)는 당시 10년 전에 자기가 불법적으로 선정한 두 명의 ‘전수교육보조자’를 인간문화재를 만들겠다고 문화재위원회에 간사로서 평가성적 순위는 무시하고 당초에 ‘전수교육보조자’로 되어있는 두 사람만을 인간문화재로 승인해 달라고 문화재위원들에게 공식적으로 부탁했다“고 고발했었다.

최씨는 “문제의 중심에 선 문화재청의 이 모씨가 보유자 후보 평가에서 기존 점수까지 뒤엎는 행위까지 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당시의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김숙자 선생이 사망하기 전 보유자후보와 전수교육조교가 아무도 없는 상황이었기에 김숙자류 도살풀이춤은 문화재지정이 해제되었어야 했다.(문화재보호법 제12조 3항(시행90.1.3) 중요무형문화재의 보유자중 개인이 사망한 때에는 그 보유자의 인정이, 중요무형문화재의 보유자중 개인이(보유자후보) 모두 사망한 때에는 그 중요무형문화재의 지정이 각각 해제된 것으로 본다.)

그런데 이같은 법령을 무시하고 당시 문화재관리국은 문화재지정 해제를 하지 않고 김숙자 선생이 돌아가신 1년 7개월만에 전수조교를 선정하는 우를 범했다.

최씨 측은 “전수조교 선정부터 불법이며 투명하지도 공정하지도 않았다”고 비판했다. “문화재보호법시행령 제19조 제1항, 문화재보호법시행규칙 제22조 제1항과는 상충되는 ‘보유자없는 전수교육보조자 선정’, ‘보유자의 추천없는 선정’으로 누구의 전수교육을 보조하기 위한 전수조교인가 하는 논란거리를 제공하고 문화재관리국이 스스로 문화재보호법시행령의 규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이후 1993년 5월 문화재관리국은 “중요무형문화재 관리 개선계획“을 통해 전수조교 추천권을 보유자에서 문화재관리국장으로 확대해 선정권자가 추천해 전수교육조교로 양 씨와 김씨를 선정했다.

이는 김숙자 선생 생전에 이수자 선정 이후 5개월여 밖에 사사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수자로 선정된 후 2년이 지나야함’ 이라는 내규에도 위배한 행정의 모순이었다.

전수조교 선정 자체가 위법, 3배수 추천도 지켜지지 않아

또한 전수교육조교로 선정될 당시 ‘1993년 문화재보호관리법’이 개선되면서 전수조교의 선정방법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는데, 그것은 “선정인원 3배수 범위 내에서 보유자의 추천을 받아 관계전문가의 조사 및 기·예능 평가를 거쳐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받아 결정한다” 라고 되어 있다. 이러한 관련 법규와 규정을 감안해 볼 때 이와 같은 행정조치는 모든 것이 법령위반은 물론 조리에도 맞지 않다.

당시의 추천권자에 법령을 집행하는 문화재관리국장이 포함돼 있으면서도 김씨와 양씨 두 사람만 추천했다.

다시 2002년의 김씨와 양씨를 보유자 후보로 선정한 당시로 돌아가 보면 2차 점수제 평가에 있어 당시 전수조교였던 김씨와 양씨에게는 전수조교인정 6점의 가산점을 주었다. 그 결과 김운선 88점, 최윤희 86점, 양길순 82점을 받았다. 이미 전수조교에게 가산점을 준 상태에서도 최씨보다 점수가 낮은 양씨를 보유자후보로 올린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김씨와 양씨를 보유자로 지정예고 했으나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탈락된 최 씨 측의 이의제기로 보유자 지정은 결국 무산됐다.

최씨 측에 따르면 당시 문화재위원장이었던 故 심우성 선생은 앞서 언급한 문화재청의 이 모씨로부터 전수조교를 보유자 후보로 올리라는 압박을 심하게 받았다고 한다.

여전히 객관성, 공정성 결여된 무형문화재 보유자 지정의 문제, 특정인 내정 등 의혹 불거져

이러한 과정을 거쳐 지난 2015년 11월 문화재청은 살풀이춤(도살풀이춤), 승무, 태평무 등 3종목에서 총 24명에 대한 보유자 선정심사를 했다. 그러나 당시에 본지에서도 지적했던 것처럼 심사위원 사전노출, 운영미숙, 내정설 등으로 4년 동안 표류해 왔다.

그 과정에서 태평무 1종목에 양성옥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를 유일하게 보유자로 인정예고를 했지만 이 또한 신무용을 주로 해 온 양씨의 보유자 자격문제가 제기돼 결국 인정예고가 '보류결정'되는 상황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외압 물리치고 공명정대하게 하지 못 할 것이면, 종목 해제하라!

최씨 측은 최근 문화재청장 앞으로 보낸 ‘살풀이춤’ 인간문화재 지정조사에 대한 이의신청‘을 통해  2015년 무용부문만 15년만의 치룬 지정심사는 심사위원 사전 노출문제를 비롯해서 한심한 무능의 작태를 연출했다고 꼬집었다.

또 “급기야 태평무예고과정의 일련의 사태는 초등학교 웅변대회만도 못한 결과로 마무리하고 폐기시키는가 했더니, 또다시 누구의 장난으로 4년전 엉터리 심사결과로 누구를 탈락시키고 누구를 대단한 인간문화재로 지정시키겠다는 것인지 경악스러울 뿐”이라고 개탄했다.

이에 더해 “20년 가까이 문화재청의 작태를 지켜보았던 저는 무능한 공무원과 염불보다 잿밥에 욕심만내는 사이비춤꾼이 문화재가 되겠다고 정치권과 문화재위원을 금전으로 엮어가는 작금의 사태에 안타깝다” 며 “정재숙 문화재 청장의 냉철한 판단력과 언론인으로서의 매서운 안목으로 과감히 새롭게 시작하는 길이 이 무서운 sns시대에 파사현정의 모습으로 문화재청을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화재청이 특정인을 지정하기위한 외압을 물리치거나 꼼수없이 올바르게 가기를 원한다면 승무, 살풀이, 태평무를 공명정대하게 지정해 줄 것”을 요구하는 한편 “그렇게 할 자신이 없다면 차라리 지정종목을 해제해 자연처럼 전승될 수 있도록 풀어줄 것”을 주문했다.

정권 넘나들며 후보자 명단에 올라가는 특정인, 그들의 배후는 누구인가?

그러다 정권이 바뀌고 한 해가 더 흐른 올해 3월 20일 문화재청은 도살풀이춤을 비롯 앞서 지적한 태평무 등 2015년 11월에 심사한 결과를 거의 4년 만에 당시 응시자들 중 11명에게 추가기량평가를 하겠다고 통보했다. 이는 즉, 이들을 보유자 중에서 보유자를 선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들 중에는 지난 평가에서 실제 점수가 이번 선정에서 탈락된 사람들보다 더 낮은 점수를 받은 사람들도 일부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도살풀이춤 종목에서 2위의 점수를 받은 최윤희 씨가 추가 '기량점검' 대상자에서 제외된 것만 봐도 소문을 뒷받침한다.

이에 대해 최씨 측은 “4년이 지난 후 결과를 통보하고 그 객관성마저 결여된 후보 선정은 ‘짬짜미 선정’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자신들의 분노를 전했다.

실제로 도살풀이춤 뿐만아니라 ‘태평무’에서도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현재 원로 무용인들을 중심으로 비대위를 구성해 문화재청에 이의를 제기하는 한편 관계 요로에 보유자후보 선정의 부당성을 알리고 있는 중이다.

문화재청의 무형문화재 지정을 둘러싼 잡음은 언제쯤 그칠 수 있을까?

한 문화계 인사는 “문화재청과 정치권 등에서 몇 몇 특정인을 보유자로 세우기 위해 복마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으로 보여져  씁쓸하다" 라며 일침을 놓았다.

참고로 복마전(伏魔殿)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1.나쁜 일을 꾀하는 무리들이 모이는 곳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2.마귀가 숨어 있는 소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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