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고궁박물관(관장 소재구)와 종로구(구청장 김충용)는 오늘(16일)부터 내년 2월 1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종로의 근ㆍ현대사를 재조명할 수 있는 故 임인식 사진작가의 사진과 필름 110점을 공개한다.
건국 60주년과 서울특별시개청 60주년(’09)을 맞이해 ‘서울, 타임캡슐을 열다’라는 주제로 한국인이 찍은 최초의 항공사진 12점 외 4~50년대의 종로의 추억을 담은 희귀 사진 100여점이 전시된다.
이번에 공개되는 자료들은 광복혼란기와 6ㆍ25전쟁 등 역사의 격동기를 거치며 소실·파손돼 찾아보기 어려운 종로의 근ㆍ현대사 모습을 담고 있다.
종로구는 올해를 기점으로 새롭게 추진될 돈화문의 공방거리 조성사업, 역사·문화 탐방로 궁길 조성사업, 창경궁~종묘 간 녹지 연결사업 등 역사를 복원하기 위해 고증할 자료 발굴 사업 추진 중 4~50년대의 사진과 필름자료 2만 여점을 발굴하는 성과를 얻었다.
이번에 발굴된 자료들은 기록되지 않은 채 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사라진 역사의 발견과 복원·개발을 위한 값진 역사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하며, 금번 자료 발굴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자료 발굴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다.
故 임인식 작가가 건국 최초로 만든 대한사진통신사는, 1948년 정부수립기념식장의 맥아더장군, 1949년 경복궁에서 열린 제1회 국전장 모습, 1953년 서울 대홍수 당시 종로와 서울의 모습 등 4~50년대 사료적 가치가 높은 건국 최초, 최고의 사진들을 정부기관에 제공, 이 과정에서 종로의 역사를 담은 사진 아카이브를 생산했다.
특히 1953~54년 찍은 20여점의 항공사진은 국가기록원 확인결과 1950년 미군이 군사목적으로 북한지역을 촬영한 것을 제외하고는 건국 최초로 민간인이 촬영한 항공사진이다.
땔감부족으로 벌거숭이가 된 삼청공원과 가회동 한옥마을, 전쟁의 폭격 속에서도 잘 보존된 경복궁과 비원 앞 한옥들, 동대문 옆 전차기지와 청계천의 1953년 동란 중 서울의 겨울모습을 담은 사진들도 있다.
전시기간 중 매주 수요일 오후 3시에는 전시사진 작가인 故 임인식 선생의 장남 임정의 소장(청암아카이브 사진연구소)이 사진을 보며 종로의 역사를 들려준다.
기획사진전이 열리는 전시실 옆에서는 조선왕조 궁중 유물전이 열리고 국립고궁박물관 앞에 있는 경복궁을 관람할 수 있다. 오전 10시부터 매시 정각에는 홍례문 앞에서 수문장 교대식도 열린다.
지난 15일, 국립고궁박물관 소재구 관장과 김충용 종로구청장 및 박진 국회의원, 이어령 前문화부 장관을 비롯해 다양한 정부 및 문화계 인사들과 연예인 고두심, 김덕수, 태진아, 이용식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행사를 가졌다.
또한 아일랜드, 부르나이, 포르투갈, 스웨덴, 영국 대사와 파나마 공사, 타이빼이 대표부 부대표, 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장 등 주한 외교사절 9개국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개막식에는 테이프 커팅식을 시작으로 전시기간 계속 볼 수 있는 1910년 고요한 아침의 나라, 1926년 순종 황제 인산습의 동영상을 소개했다.
개막식 세레머니로 내빈들과 함께 전시장 입구에서 ‘서울, 타임캡슐을 열다’를 힘차게 외치며 전시장 문을 열고 특별 전시된 50여점의 사진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故 임인식 작가의 아들인 저작권자 임정의 교수의 사진설명과 사진집 발간기념 사인회도 열렸으며, 故 임인식 작가가 현장을 기록하기 위해 당시 쓰던 독일제 라이카 3F를 포함한 8대의 카메라도 전시됐다.
김충용 종로구청장은 “그동안 우리가 소홀히 해 온 지난 역사를 되새기고, 앞으로 서울을 소중히 보존하고 더 발전시킬 것을 다짐하는 자리이다. 사진을 통해 우리 후손들에게 진실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로 과거를 역사의 교훈으로 삼아 발전하는 종로, 발전하는 서울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령 前 문화부 장관은 “요즘에는 다양한 기술의 발달로 사진 위조가 가능해져 사진에 진실함이 묻어있지 않다. 과거의 역사 고향인 종로를 잊고 살았는데 과거의 역사, 지나간 시간을 추억하게 하고 우리들의 진실을 보게 된 것을 감사히 여긴다”라고 말했다.
한편 국립고궁박물관 소재구 관장과 김충용 종로구청장은 사진첩 판매 일부 수익금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 기부하기로 해 성금전달식도 이루어졌다.
서울문화투데이 이소영 기자 syl@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