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버리고 떠나는 뚜벅이 녹색 관광코스
차 버리고 떠나는 뚜벅이 녹색 관광코스
  • 최정길 인턴기자
  • 승인 2009.10.15 09: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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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걸어서 여행하기 좋은 4곳 선정

한국관광공사는 자연을 직접 느끼며 도보로 여행할 수 있는 10월에 가볼 만한 여행지 4곳을 선정했다. 기나긴 역사를 지닌 백제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일원’, 산과 바다 그리고 문화를 관통하는 길을 걸을 수 있는 ‘전남 목포시 용해동 일원’, 오솔길마다 코스모스와 야생화가 무더기로 여행객을 반겨주는 ‘거문오름과 만장굴 일대’와 1천년 동안 신라의 수도였던, 그리고 아직도 신라가 살아 움직이는 ‘경북 경주시 배반동, 보문동’이 바로 그곳이다. 자연을 벗 삼아 여행하기 좋은 10월, 차를 버리고 여행을 떠나보자.

화암 언덕에서 사비수를 굽어보다(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일원)

백제. 잃어버린 왕국으로 불리는 나라이고 700년 가까운 장구한 역사를 갖고 있지만 화려한 영광보다는 비장함과 애잔함으로 다가오는 나라이다. 그래서 의자왕·낙화암·삼천궁녀·계백장군·황산벌·오천결사 같은 망해버린 나라의 애달픔이 담긴 말들이 먼저 떠오르지만 그러나 기나긴 역사의 백제는 그렇게 힘 없고 나약한 나라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풍요롭고 찬란하고 아름다운 문화를 이룩했던 나라였는데 그런 백제가 마지막 123년을 보낸 곳이 사비, 곧 지금의 부여이다. 그래서 부여에는 화려했던 백제와 망해가는 백제를 함께 그려볼 수 있는 유물과 유적들이 모여 있는데, 그것이 우리가 부여를 찾는 이유다.

부소산에도 올라보고 유장하게 흐르는 백마강변도 걸어보며, 그리고 쓸쓸한 마음으로 들길도 더듬으면서 부여를, 또 백제를 추억해 보자.

전체코스 :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부여 시외버스터미널-신동엽시인 생가-국립부여박물관-정림사지-부소산-구드래 조각공원-수북정-신동엽시인 시비-궁남지-백제 왕릉원(걷는 거리 : 총 15.5km)

문의전화 : 부여군청 문화관광과 041)830-2010

산·바다 그리고 문화를 관통하는 길, 목포 갓바위 길(전남 목포시 용해동 일원)

목포의 명물 갓바위가 있는 용해동 일대는 목포에서 손꼽히는 걷기여행 코스다. 일명 갓바위길로 불리는 이곳은 산과 바다 그리고 문화를 관통하는 길로 걷는 재미에 더해 볼거리·즐길거리 또한 풍성한 길이다.

걷기는 갓바위와 입암산 그리고 평화광장, 해안산책로까지 산과 바다를 아주 절묘하게 아우른다. 그래서 어디로 어떻게 발걸음을 옮기든 몸과 마음이 즐거울 수밖에 없다. 그뿐만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공공 박물관과 전시관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문화의 거리가 자연스레 걷기의 시작과 끝을 이어주는 점도 매력적이다. 마치 끝없이 반복되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나지 않는 즐거움과 마주할 수 있는 길이 바로 갓바위 길이다.

문의전화: 목포관광기획과 061)270- 8430, 갓바위관광안내소 061)270-8383,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061) 270-2000, 목포자연사박물관 061) 274-3655, 목포유람선 061)281-1110

놀멍쉬멍, 가을바람 따라 화산섬의 비경을 품다(제

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선흘리 470-9번지 거문오름과 만장굴 일대)

가을바람이 코끝을 간질이는 가을이다. 걷기 좋은 계절, 오솔길의 코스모스와 야생화가 무더기로 여행객을 반긴다.

가을엔 걷기여행 열풍의 진원지 제주를 찾아보자. 해안선을 따라가는 올레길도 좋지만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거문오름과 만장굴, 성산일출봉으로 이어지는 길도 제주의 가을을 만끽하기에 좋은 코스다. 한라산 동쪽 자락, 오랜 풍화작용으로 부드러운 곡선을 이룬 오름을 따라 오른다.

곳곳에 억새가 여행객을 반긴다. 하얀 솜털을 깔아놓은 듯, 곱게 빚어놓은 은빛 머리카락이 하늘거리는 듯 5만여 평의 평원에서 펼쳐지는 억새의 향연. 키 큰 억새 사이에 숨어 밀어를 속삭이는 연인들의 얼굴에 함박꽃이 핀다. 능선에 오르면 푹 패인 분화구 속에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거문오름은 천연의 모습 그대로 대자연의 숲을 이루고 있다. 거문오름 화산체에서 시작된 용암류는 해안으로 흐르며 뱅뒤굴·당처물동굴·김녕굴·만장굴 등 용암동굴 시스템을 만들고 있어 지난 2007년 7월에는 거문오름 용암동굴계가 세계자연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거문오름과 연계해 만장굴과 성산일출봉까지 뚜벅이처럼 걷는다면 제주의 가을 보석을 만끽하는 황금코스를 만날 수 있다.

문의전화 : 제주시청 관광진흥과 064) 728-2752

낭산이 품어 안은 왕릉을 따라 걷다 (경북 경주시 배반동, 보문동)

1천년 동안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에는 아직도 신라가 살아 움직인다. 신라가 멸망하고 고려·조선을 지나며 또 한 번의 1천년 세월이 지났으니 그 문화가 사라졌을 만도 하지만 경주를 찾는 사람들은 꾸준히 신라를 찾아 들기 때문이다.

최근 드라마 ‘선덕여왕’이 인기를 얻으며 여왕이 잠든 낭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들은 실성왕 12년인 413년부터 신라의 성역으로 보호받아온 낭산에 잠든 왕들을 따라 길을 걷는다. 신라의 능들은 사람과 경계를 나누지 않아 좋다. 걷다 지치면 능 앞에 앉아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것. 사이사이 자리한 유적을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걷기의 시작점은 효공왕릉이다. 이후 신문왕릉-사천왕사-선덕여왕릉-낭산-능지탑-능산 마애삼존불상-국립경주박물관-진평왕릉-보문리사지-황복사지 순서로 돌아볼 것.

국립경주박물관에서 하루 일정을 마감하고 진평왕릉과 보문리사지, 황복사지를 떼어 다음날 돌아보는 것이 좀 더 편리한 동선이다.

문의전화 : 경주시청 문화관광과 054)779-6395 

최정길 인턴기자 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