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중독증’ 광화문광장
‘성형중독증’ 광화문광장
  • 최정길 인턴기자
  • 승인 2009.10.28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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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광장의 외모보다 내실을 다져야

 

서울시는 삭막하기 그지 없었던 광화문 앞 16차선대로에 광장을 조성함으로써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해치마당, 역사물길, 해치상 원형 등 광장 곳곳에 역사적 상징물을 설치해 역사 복원의 장을 조성했고, 지난 10월 9일에는 세종대왕 동상 제막식 행사와 함께 세종대왕의 일생과 업적을 다양한 방법으로 꾸민 ‘세종이야기’가 개관해 광장을  찾는 관광객들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지난 8월 개장한 광화문광장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대한민국의 얼굴이 될 수 있도록 작업해 나가겠다”고 한 언론을 통해 밝힌 바 있다.

오세훈 시장은 광화문광장을 서울광장, 청계천 광장등과 연계해 서울의 관광명소를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이와 같이 언급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광화문광장은 대한민국의 얼굴이 되기 위해 꾸미고, 뜯어 고치는 ‘성형중독증’ 환자의 모습처럼 안쓰럽기만 하다.

광화문광장은 지난 8월 개장식 당시 4억원의 예산을 들여 광장 중앙 2,250m2의 부지에 플라워카펫을 조성했다. 4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시민들의 혈세로 조성된 플라워카펫은 두달만에 1억2천여 만원을 들여 기존의 꽃들을 모두 뽑아내고 가을 꽃들도 새롭게 꾸며졌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 10월 15일 조성된 플라워카펫은 머지않아 스케이트장 착공에 맞춰 그 운명을 달리할 전망이다.

광화문광장은 몇 억씩 들여 화려한 꽃으로 꾸미지 않아도 될 만큼 풍부한 내적 아름다움을 갖추고 있다. 지금은 공사중이지만 광화문의 웅장함을 광장 어디에서나 볼 수 있고, 광화문 바로 뒤에 펼쳐진 경복궁과 인왕산의 모습은 어느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아름다움을 갖추고 있다.

더 이상 꾸미지 않아도 될 광화문광장에 어마어마한 시민들의 혈세를 그것도 몇 달 가지 않아 폐기처분될 곳에 쓰는 것은 광화문광장의 현재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는 서울시의 자격지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광장의 사전적 의미는 ‘도시 속에 있는 공공적인 공지’를 가리킨다. 고대 그리스 도시에는 아고라(agora)라고 하는 광장이 있었다. 아고라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란 뜻으로 이곳은 시민생활의 중심지 역학을 함과 동시에 종교, 정치, 사법, 사업, 사교 등이 행해지는 사회생활의 중심지이기도 했다.

기자는 광화문광장이 도심 속에 많은 돈을 투자해 꾸며놓은 인공정원이 아니라 서울시민의 생활의 중심이자 문화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하는데 서울시의 노력이 좀 더 필요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서울문화투데이 최정길 인턴기자 press@sctoday.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