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선의 포토 에세이52] 김수철의 학전 공연
[천호선의 포토 에세이52] 김수철의 학전 공연
  • 천호선 금천문화재단 이사장/전 쌈지길 대표
  • 승인 2019.05.07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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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6일 학전에서 작은거인 김수철의 공연을 즐겼다. 2년후의 학전 개관 30주년을 앞두고 김민기가 ‘Again, 학전콘서트’, 즉 과거의 공연들을 정리해 보는 작업의 일환이었다.

김수철은 공연 시간의 절반을 국악 발전을 위해 150억원을 쏟아부은 열정을 음악강의로 재밋게 풀어냈다. 그리고 사물놀이와 함께 자작곡  ‘기타산조’를 연주한 후, 마지막으로 우리들에게 친숙한 옛날  노래들을 들려주었다.

김수철의 학전 공연 모습(사진=천호선 제공)

김수철의 노래들은 나의 영원한 18번들이다. ‘못다핀 꽃 한송이’, ‘정녕 그대를’, ‘그날’ 등을 노래방 갈 때마다 부르면서 즐겨왔다. 그러나 내 자신 김수철의 음악을 엄청 좋아하고, 그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으면서도 그가 국악에 헌신하고 있는 사실은 몰랐다. 내 자신 국악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1990년대 초 내가 백남준과 특별히 친한 관계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김수철은 백남준과의 만남을 부탁해 왔다. 김수철에 관한 평판 등 자세한 설명을 하였지만, 백선생은 전혀 관심이 없었다.

백선생은 인공위성작업 특히 ‘Good Morning Mr. Orwell" 에서 Peter Gabrial 등 세계적 가수들을 활용했었지만, 더 이상의 위성작업 계획은 없었다. 그때 내가 김수철의 국악 사랑을 알았으면, 좀 더 적극적으로 양자의 면담을 추진했을 터이고, 김수철의 예술성은 물론 국악작업도 새로운 차원의 경지로 들어갈 수 있었지  않았을까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