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막무가내 행정, 현충사에 걸린 박정희 현판 지켰다
문화재청 막무가내 행정, 현충사에 걸린 박정희 현판 지켰다
  • 김지현 기자
  • 승인 2019.05.1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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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씨 전담 변호사 고용... 이승만 전 대통령 낚시터 지키는 소송 이력 있는 인물

문화재청은 충무공 사당 현충사에 걸린 박정희 전 대통령 친필 현판을 지키기 위하여 전두환 씨 전담 변호사를 고용했다.

전두환 씨 소송을 수십 년간 전담한 정주교 변호사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낚시터를 지키는 소송 등의 국가 소송을 다수 맡았는데, 문화재청은 지난해 박정희 친필 현판 유지 소송에서 정 변호사를 선임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현충사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정신과 위업을 선양하기 위한 장소로, 충무공 사당이다. 일체치하에서 이충무공 묘소가 경매로 일본인의 손에 넘어갈 위기 상황에서 민족 지사들이 ‘이충무공유적보존회’를 조직하였고, 동아일보사 협력으로 민족성금을 모아 1932년 현충사를 중건했다.

▲ 박정희 전 대통령 친필 현판 '현충사' 모습 (사진=현충사 관리소)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66년 성역화 사업을 펼치며 현충사 본전을 만들었고, 새롭게 지은 본전에 박 대통령 친필 ‘현충사' 현판을 내걸었다. 이에 1707년 숙종이 현충사에 하사한 '현판(顯忠祠)'은 옛 현충사 본전에 걸렸다.

현충사 입구에 걸린 박정희 전 대통령 친필 현판은 박 전 대통령의 친일 행적 논란 등을 고려해 '현충사' 현판을 철거해야 한다는 각계각층 요구가 있었다.

문화재청은 각계 요구를 묵인 한 채, 지난해 2월 현판 유지를 결정했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박 전 대통령의 친필 현판이 상징성, 역사성이 있다"고 현판 유지 방침을 고수하였다.

그러면서, 박정희 친필 현판을 내리고 조선 숙종이 현충사에 하사한 진짜 현판으로 교체해 달라 주장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종부 최모씨와 법적 다툼을 벌였다.

▲ 1707년 숙종이 현충사에 하사한 '顯忠祠' 현판 모습(사진=이기환 기자의 흔적의 역사 블로그)

최씨는 문화재청이 가보인 숙종 현판을 내거는 대신 박정희 현판을 유지하기로 결정하자 "가보인 숙종 현판을 빈 사당에 걸어놓는 게 취지와 맞지 않다" 라며 숙종 현판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문화재청은 변호임을 선임해 대응에 나선 것이다.

정주교 변호사는 지난 2000년부터 전 전 대통령 미납 추징금 관련 변호를 맡아온 인물로, 대표적인 뉴라이트 계열 법조인이다. 참여정부 시절인 지난 2005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에 대항하기 위한 시민과 함께하는변호사들(시변)이라는 단체 설립에 참여했고, 최근까지 이 단체 공동대표를 맡기도 했다.

문화재청과 정 변호사는 오랜 인연을 유지해왔다. 2013년 '미래국가유산자문위원회'를 출범시킬 때 정 변호사를 위원으로 위촉했고, 2015년까지 고문 변호사로 채용했다. 정권 교체 후, 고문 변호사 임기가 모두 끝난 최근 까지, 문화재청은 정 변호사에게 박정희 현판 관련소송을 맡긴 것으로 드러났다.

정 변호사를 앞세운 박정희 현판 관련 소송에서 문화재청은 승리하였고, 이에 반발한 최씨는 충무공 '난중일기' 전시를 거부하였다. 충무공 탄신일(4월 28일)마다 일반에게 공개한 난중일기 진본은 올해부터 공개하지 않는다.

▲ 이순신 난중일기 및 서간첩 임진장초(李舜臣 亂中日記 및 書簡帖 壬辰狀草), 국보 제76호 (사진=위키백과)

정 변호사는 지난 20여년간 전두환 씨 관련 소송 대부분을 전담해왔다. 최근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도 정 변호사가 진행했다.

문화재청은 박근혜 정권에서 정 변호사에게 이승만 전 대통령의 낚시터 '하향정'을 지키기 위한 소송을 맡기기도 했다.

하향정은 경복궁 경회루 옆에 있는 작은 정자로, 낚시를 즐긴 이승만 전 대통령이 만들었다. 이 전 대통령은 1950년 6·25 한국 전쟁이 터진 날에도 하양정에서 낚시를 하다 첫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2013년 시민단체가 경복궁 원형 복원 차원에서 철거를 주장했고, 이를 유지하려는 문화재청과 소송을 벌였다. 문화재청 승소로 하향정은 그대로 남았다.

'문화재제자리찾기'는 지난 13일 국무총리실에 정 변호사의 소송대리인 선임을 중단해달라면서 '문화재청 법률대리인 문제조치에 관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10년 가까이 저희와 함께 업무를 하셨기 때문에 전문성을 가진 것으로 판단했다"라며 "그분이 밖에서 어떻게 활동하는지는 선임에서 고려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 태평무 전수조교로 국가 무형문화재 보유자 유력 후보였던 이현자 선생과 보유자로 지정 예고된 양성옥 교수(오른쪽)

이외에도 문화재청은 태평무 보유자 인정조사 재검토(재심사) 실시로 불공정 행정을 자행했고, 특정인을 보유자로 선정하기 위한 정·관 및 문화계 유착 행태를 보였다.

앞서 문화재청은 2015년 12월 승무·살풀이춤·태평무 등 3종목에 대한 무형문화재 보유자 인정심사를 실시해 총 24명이 심사에 응시했으나 태평무 1종목에 양성옥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1명만을 보유자로 인정 예고해 불공정 심사논란에 휩싸였다.

태평무 보유자 인정 예고는 지난 4년간 “보류결정” 으로 자동폐기로 인식돼 왔는데, 최근 문화재청이 보유자 인정조사 재검토(재심사) 명단에 11명을 선정자로 포함시켜 논란을 가중시켰다.

이에 ‘무용분야 무형문화재 보유자 불공정 인정심사에 대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난 4월19일 불공정한 무형문화재 보유자 인정심사 강행을 규탄하는 제2차 성명서를 발표한 상태이다.

비대위 측은 “현 정부가 국정철학으로 내세운 ‘공정·평등·정의’라는 시대정신을 문화재청 스스로 방기하는 것이다” 라며 “민족 고유의 춤 문화유산을 왜곡·변질시키고 무용생태계를 뒤흔들 위험이 있다” 라며 “문화재청은 2015년 12월 승무·살풀이춤·태평무 등 3종목에서 보유자 인정심사에 응시한 무용가들을 누가, 언제, 어떤 기준과 절차로 재검토(재심사)하여 11명을 선정했는지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