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극장, 전통음악‧복고감수성‧현대형식의 레트로소리극 '춘향전쟁' 선보여
정동극장, 전통음악‧복고감수성‧현대형식의 레트로소리극 '춘향전쟁' 선보여
  • 조두림 기자
  • 승인 2019.05.17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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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영화 ‘성춘향’에 판소리 얹어
실제 영화적 사실을 음악극으로 풀어내
무대 위에 펼쳐지는 ASMR 라이브 퍼포먼스

전통 창작 음악극의 확장은 현재 진행형이다. 정동극장은 2019년 창작ing 시리즈 첫 번째로 오는 6월 5일~23일 판소리, 폴리아티스트, 영화 성춘향 등 다소 이질적 요소들을 신선하게 묶어낸 레트로소리극 <춘향전쟁>을 선보인다. 

▲ ‘춘향전쟁’ 공연 (사진=정동극장)
▲ ‘춘향전쟁’ 공연 (사진=정동극장)

레트로소리극 <춘향전쟁>은 한국 영화사의 중요한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1961년 1월, 당시 한국 영화계의 양대 산맥이었던 신상옥 감독의 ‘성춘향’과 홍성기 감독의 ‘춘향전’이 열흘 간격으로 개봉했다. 두 편의 영화는 감독들뿐 아니라 당대 최고의 배우 최은희, 김지미를 내세운 라이벌 전으로도 개봉 전부터 뜨거운 화제를 모았었다. 

개봉 전 대부분 젊은 춘향과 베테랑 감독이 만난 ‘춘향전’의 승리를 예견했으나, 결과는‘성춘향’이 서울 관객 36만 명으로 완승했다. 또한 당시까지 한국 영화사 최고의 흥행을 기록했다. 

‘춘향전쟁’이란 말은 당시 두 영화의 대결을 빗댄 기사의 타이틀이었다고 한다. 레트로소리극 <춘향전쟁>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던 실제 사건에 작가적 상상력과 음악적 실험성을 대담하게 접목하여 이제껏 보지 못한 새로운 형식의 음악극을 관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소리와 음악으로 생생히 살아나는 1960년대 … 음악은 전통, 감수성은 복고, 형식은 현대다!

<춘향전쟁>은 과거의 사실을 전통의 요소를 기반으로 하되 현대적 형식으로 해석한 진정한 의미의 뉴트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작품은 영화 ‘성춘향’개봉을 코앞에 둔 어느 날 영화감독 신상옥과 폴리아티스트가 음향효과를 통해 완성도 높은 영화를 만들기 위한 고군분투하는 모습에서 시작된다.

▲ ‘춘향전쟁’ 공연 (사진=정동극장)
▲ ‘춘향전쟁’ 공연 (사진=정동극장)

소리꾼은 신상옥 감독과 변사가 되어 주인공과 화자를 오가며, 작품의 이야기를 이끌어 가며 마치 무성 영화를 무대에서 재연하는 것과 같은 추억을 전달한다. 반면 폴리아티스트 역할의 배우는 실제 영화 ‘성춘향’의 영상 위에 소리를 덧입히는 장면을 보여주며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한 ‘음향’의 세계를 시청각적으로 선사한다. 여기에 창작국악그룹 ‘그림THE林’의 세련된 음악이 함께 어우러지며 들리는 영역에서부터 보이지 않는 실체가 모여 지금껏 보지 못한 과감한 전통 창작극을 선보이는 것이다.

이 밖에도 <춘향전쟁>은 실제 영화적 사건, 유명인들의 이야기 이외에도 김일의 박치기, 통행금지, 시발택시 등 그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소재들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또한 장년층에게는 시대의 향수를, 젊은 관객은 복고의 감수성을 느낄 수 있도록 예전 물건들이 소품으로 사용해 ‘레트로(복고)’의 감수성을 고스란히 무대 위에 옮겨놓았다.

▲ ‘춘향전쟁’ 공연 (사진=정동극장)
▲ ‘춘향전쟁’ 공연 (사진=정동극장)

무대 위에 펼쳐지는 ASMR 라이브 퍼포먼스 … 음악과 음향이 중요성, 여실히 보여줘

“음악과 음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계세요?” <춘향전쟁>은 과감하게 질문을 던진다. 공연의 절반은 이 둘이 만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할 정도로 현대는 우리가 즐기는 공연, 미디어 매체의 음향효과가 중요한 시대이다. 

▲ ‘춘향전쟁’ 공연 (사진=정동극장)
▲ ‘춘향전쟁’ 공연 (사진=정동극장)

작품은 미처 알지 못했던 다양한 효과음의 세계를 무대 위의 또 다른 주인공으로 올렸다. 그리고 과거 영화‘성춘향’성공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음향효과에서 비롯했음을 알게 해준다. 특히 작품은 폴리아티스트라는 소재를 통해 음악만큼이나 중요한 소리의 세계를 보여준다. 콩으로 파도소리를 내고, 풍선으로 불꽃놀이 소리를 내는 등 미처 생각지도 못한 사물로 각종 소리를 내는 장면을 통해 마치 ASMR을 현장에서 보는 것과 같은 재미를 느끼게 한다.

신창렬 작곡가는 “음악을 표현하는 방식의 확장을 보여주고 싶다. 연주자들의 악기가 음향효과의 도구가 되고 소리꾼의 목소리는 또 다른 악기가 될 수 있다. 그만큼 소리의 표현방식이 다양하다. 소리가 가지고 있는 다양성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작곡의 방향성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