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스케치]공간을 드로잉하는 작업...홍정욱 작가 개인전⟪plano-⟫(플라노-) 개최
[전시장스케치]공간을 드로잉하는 작업...홍정욱 작가 개인전⟪plano-⟫(플라노-) 개최
  • 김지현 기자
  • 승인 2019.05.1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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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이 용이한) 캔퍼스 작업으로 예술작품 구상을 규격화는 것 경계
벽 중심에 작품을 설치해, 관람객 시선을 벽으로 제한...
공간의 3차원적 건축 구조와 합일을 이루는 장소특정적을 설치작품으로...

16일 홍정욱 작가의 개인전 <plano->(플라노-) 기자 간담회와 오픈식 리셉션이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리안갤러리(LEE AHN GALLERY) 서울에서 열렸다.

홍정욱 작가(Hong Jung-Ouk, 1975~ )는 회화나 조각 등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 점, 선, 면 등 도형을 공간에 배치하여, 다양한 형태와 공간에 공명을 유도한다. 오는 16일부터 6월 29일까지 리안갤러리 서울에서 20여 점 입체적 페인팅과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기자 간담회 자리에는 성신영 디렉터와 홍정욱 디렉터가 참석해 전시컨셉과 작품세계를 설명하였다.

▲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전시컨셉과 작품세계를 설명하는 성신영 디렉터와 홍정욱 작가 모습

성신영 디렉터는 "<plano->(플라노-)는 평면을 뜻하며 공간을 의미한다.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에 따라서 입체 공간 전체를 아우를 수 있다" 라며 "홍정욱 작가 작품은 평면을 지키고 벽에 거는 기존 방식을 지키면서도,  공간과 호흡하는 방법을 탐구하여 입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하였다. 

이어서 "회화이면서도 조각처럼 요철 형태를 가진다던가, 틀은 그대로지만 캔퍼스를 제거한다. 추상화는 묘사로 틀을 채우려 하지만 홍 작가는 오히려 캔퍼스를 제거하여 '채운다'는 의미를 새롭게 해석했다"라며 "작품의 형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공간 전체를 보는, 의식하지 않는 공간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하였다" 덧붙였다.

홍 작가는 "일상적으로 우리가 바라보는 평면에 대해 조금 달리 볼 필요가 있다"라며 "(도형의)가운데를 비우면서 외각에 다시 공간을 준다면, 스며드는 것과 같다. 빛이 발광하면서 벽에서 확장하는 것 처럼 느껴진다"라고 설명하였다.

또한, "하이테크놀이 등장하며 (예술을)기술화 시키는 분들도 많지만, 예술과 과학적 부분에는 갭이 있기 때문에 본질적인 부분의 (예술)현상들을 살피는 작업을 하였다"라며 "뒤편에 형광색을 발라, 빛이 아닌 컬러만으로 발광하여 벽이 확장되는 효과를 주었다" 라고 덧붙였다.

▲ 작품 앞에서 포즈를 잡는 홍정욱 작가 모습

작가는 홍익대학교 회화과에서 수학한 후, 영국으로 건너가 영국 런던대학교 Slade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하였다. 2013년 김종영미술관 올해의 젊은 조각가로 선정되었으며, 2010년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Guasch Coranty international painting prize를 등을 수상하였다. 특히 2009년 런던에 받은 New contenporaries는 한국인 최초로 수상하였다. 이외에도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 이력이 있다.

캔퍼스 위에 하는 물성작업을 배우는 홍익대학 회화과에서 공부했으나, 점,선,면 등으로 구성하는 예술표현의 본질적 구상에 흥미를 느껴 오브제 작업을 이어왔다.    

전시 타이틀인 <plano->는‘plan(플랜)’의 연결형으로서 뒤이어 형용할 수 있는 다양한 수식어의 조합과 변용 가능성을 유도한다. 즉, 평철의(plano-convex)나 평면․구조적(plano-structural), 평면․용적의(plano-volumetric) 등 작품에 대한 인식 방향에 따라 여러 관점에서의 활용과 해석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홍정욱 작가는 회화의 가장 기본이고 할 수 있는 사각의 캔버스 형태와 이를 왜 항상 벽에 걸어야 하는가에 대한 본질적 의문을 제기하면서 회화의 ‘평면성(flatness)’을 유지하면서도 공간 전체와 호흡할 수 있는 형태와 실현 양식에 대한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Ulterior≫ 연작 전시모습(사진=리안갤러리)

전통적인 회화의 개념은 3차원 공간을 재현한‘트롱프-뢰유(trompe-l’oeil, 눈속임)’로서 실제의 공간과 분리된 환영적, 독립적 공간을 의미한다면, 홍 작가 회화의 기본 재료인 캔버스와 틀을 사용하면서도 입체 형태로서 실제의 공간 속으로 직접 개입될 수 있도록 한다.

27개의 동일한 마름모꼴 틀로 이루어진 ≪Ulterior≫ 연작은 내부에 볼록한 형태의 틀을 부가하여 캔버스 천 위로 그 선이 두드러지도록 함으로써 원형이나 다각도에서 본 원근법적 정육면체와 같은 3차원적 입체 형상이 연상되도록 한 부조와 같은 회화 작업이다.

≪Infill≫ 연작이나 ≪Cacophony≫ 연작은 캔버스 천을 제거한 회화 작업으로 작가는 나무틀과 삼각형 또는 사각형의 유리, 줄, 발광 아크릴, LED조명과 같은 상이한 재료들을 조합하여 형상과 색채, 공간과의 상호작용을 실험하고 있다.

▲홍정욱, INFILL, Acrylic color, LED-light, wire and wire clothing on circle-birch,∮ 150 x 4.4 cm, 2019. 화려한 색채를 발산하는 작품이다

안을 채운다는 의미가 강조된 ≪Infill≫ 연작은 작가가 특히 더욱 공들여 제작한 나무틀이 사용된 작품이다.  1mm씩 각도를 기울여 절단한 작은 나무 조각들을 접착제로 붙여 연결하고 고정시켜 타원형, 원형, 팔각형의 틀로 완성한 것인데, 나무 조각의 넓은 단면이 아닌 얇은 두께 부분이 우리의 정면이 되도록 한 것이다.

≪Infill≫ 연작의 세밀한 작품 제작 과정을 통하여, 회화 캔버스의 넓은 부분만을 바라봐야 하는 일반적인 의식을 환기시킨다.  발광 아크릴과 LED 조명을 하여 보라색 후광이 생성된다. 이 오묘한 보라색 조합에서 본래의 빨강과 파란색은 보일 듯 말 듯한 미묘함을 자아낸다.

▲≪Cacophony≫ 연작 전시모습(사진=리안갤러리)

불협화음이라는 뜻의 ≪Cacophony≫ 연작은 작품의 개방 구조 내에서 이질적인 형과 색채가 겹쳐지고 충돌로 유발하는 총체적 작용을 강조한 것이다. 원형의 나무틀 내부에 결합된 삼각형의 유리 도형과 선은 구조적인 불안정감과 함께 투명성, 일시성, 나약함 등의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상이한 요소들의 ‘불안한’ 공존은 그것들이 상충되면서 유발하는 극단의 에너지와 역동성을 통한 ‘부조화의 균형’을 보여준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갤러리 공간을 수차례 방문하여 공간의 이해도를 높이고 작품의 형상, 색채와 공간 사이의 관계를 탐구했다. 공간안에 작품이 설치되는 장소를 함께 고민하면서 다양한 작품의 형태를 제작하고 변경하거나 도형과 도형 사이의 합치와 관계성을 탐색했다.

▲≪Cacophony≫ 연작 전시모습(사진=리안갤러리)

벽 중심에 작품을 설치하여 우리의 시선을 벽으로 향하게 한다. 또한 미니멀리즘(Minimalism) 작가들은 이러한 회화의 평면성과 정면 성에 대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회화 작업을 포기하고 조각과 설치 작업으로 전환하였는데, 갤러리 공간의 3차원적 건축 구조와 합일을 이루는 장소특정적(site-specific) 설치작품으로서의 특성을 가능하게 한다.

홍 작가는 작품을 통해 작품의 설치 장소로 고려하지 않았던 기존 공간 벽의 주변부, 외곽에 대한 의식을 일깨우는동시에, 작품 의미의 중심에 둔다.

≪Cacophony≫ 연작 중 하나를 살펴보면, 벽의 중심을 비우고 그 주변부의 벽, 천장, 바닥에 작품을 배치했다. 다양한 도형과 색채의 부조와 입체적 회화로 구성된 이 설치작품은 관객의 시선을 아래, 위 그리고 오른쪽, 왼쪽 등으로 이끈다.

이번 주말 서울 종로구 리안갤러리 서울에 방문하여, 공간과 호응하는 홍정욱의 작품을 감상할 차례이다.

전시문의는 (02-730-2243, 010-2463-0969, yskim@leeahngallery.com)로 하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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