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말이산 고분군에서 상형토기 다수 발견
함안 말이산 고분군에서 상형토기 다수 발견
  • 김지현 기자
  • 승인 2019.05.2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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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ㆍ배모양 토기ㆍ동물모양뿔잔ㆍ투구ㆍ말갖춤 등 발견

함안군과 두류문화연구원이 발굴조사 중인 경상남도 함안 말이산 고분군 북쪽지역 미정비구간의 45호분에서 집‧배 모양 등 다수의 상형 토기와 말갖춤, 투구 등을 발견했다. 이에 오는 29일 오후 2시 발굴현장에서 현장설명회를 개최한다.

이번 조사는 올해 2월부터 말이산 45호분과 그 주변을 대상으로 시행하였으며, 45호분은 말이산 고분군 주능선 정상부에 있는 대형 봉토분으로 현재 남아있는 봉분의 지름은 20m, 높이가 1.8m다. 구릉 정상부의 암반을 깎아 원형 봉토 기저부(基底部)를 조성하였으며, 매장 주체부는 덧널무덤(목곽묘, 木槨墓)으로 길이 6.7m, 너비 2.7m 규모의 대형무덤이다.

▲ 함안 말이산 고분군 45호분 전경(사진=문화재청)

무덤 내부 피장자의 머리 위쪽에 있는 유물부장공간에서는 다수의 유물과 함께 집모양 토기ㆍ 배모양 토기ㆍ 동물모양 뿔잔ㆍ 등잔모양 토기 등 다양한 상형토기(象形土器)들을 출토했다.

집 모양 토기는 술 주전자(주자, 注子)로 추정되며 맞배지붕의 고상가옥 형태로 파손 없이 완형으로 출토했다. 9개의 기둥과 대들보ㆍ도리ㆍ대공ㆍ서까래ㆍ지붕마감재 등 마치 우리 전통건축의 기본구조인 삼량가(三樑架, 도리 3개가 있는 지붕 구조)에서 나타나는 부재들을 정확하게 보여준다.

배 모양 토기는 유선형의 평면을 가진 준구조선(準構造船)형태로 이물(배의 앞부분)과 고물부(배의 뒷부분)를 높게 올리고 판재를 대고, 양쪽 옆면에 각 5개씩 노걸이가 있다. 배의 고물부는 뚫려있어 잔(盞)으로 사용되었음이 보여준다. 국내에서 확인한 배 모양 토기의 상당수가 아라가야계 토기라는 점으로 보아 아라가야의 중심고분인 말이산 고분군에서 확인된 배 모양 토기의 의미는 매우 상징적이다.

▲ 출토된 상형토기 일괄(사진=문화재청)

동물모양 뿔잔은 굽다리에 불꽃무늬 투창(透窓, 토기 굽에 뚫린 구멍)을 새긴 타원형의 몸체와 아래로 쳐진 꼬리를 붙인 후 U자상의 뿔잔을 올린 것이다.

피장자가 있던 왼쪽과 오른쪽 그리고 발치 아래에서 말갑옷(마갑, 馬甲)과 투구(종장판주, 縱長板冑)ㆍ큰 칼(대도, 大刀)ㆍ금동제 말갖춤새 등을 확인했는데, 마갑총(馬甲塚, 함안군 가야읍 말산리)에서 출토된 것보다 더 이른 시기의 유물이다.

이번에 조사된 45호분은 출토유물과 유구현황으로 볼 때 축조 시기가 400년을 전후한 시기로 아라가야 고총(高塚) 고분의 등장 시점으로 볼 수 있다. 덧널무덤에서 돌덧널무덤으로 변화하는 과정과 대형 봉토분의 등장 시기를 알 수 있으며,  집모양 토기와 배모양 토기를 통해 아라가야 사람들의 뛰어난 건축(建築)기술과 조선(造船)술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