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 갤러리, 이건용 개인전 《現身현신》 개최
페이스 갤러리, 이건용 개인전 《現身현신》 개최
  • 김지현 기자
  • 승인 2019.05.28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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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포먼스에 철학 포괄, 신체의 역할 전달ㆍ강조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페이스 갤러리가, 페이스 베이징에 이어 이건용의 두 번째 개인전을 오는 6월 5일부터 8월 24일까지 개최한다.

이건용 작가의 개인전《現身현신》은 행위예술가로서의 작업에 초점을 맞추어 6월 4일 오후 6시 라이브 퍼포먼스가 선보이며, 그의 사진ㆍ회화ㆍ조각 등 40 여년에 걸친 그의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하나의 매체로서 신체가 가지는 궁극적 역할에 대한 작가의 믿음은 이 전시의 제목 《現身: 현신》에 반영했다. ‘지금’이나 ‘현재’를 뜻하는 한자 현(現)과 ‘몸’을 의미하는 신(現)을 결합한 단어로 자아의 존재를 타인에게 보이는 것을 의미한다.

▲ Lee Kun-Yong, Logic of Hands, 1975 2019, c-print, image size 85 cm × 85 cm, photo by Sangtae Kim(사진=Lee Kun-Yong)

이건용은 1975년부터 1980년까지 50여 차례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퍼포먼스에서 작가는 손을 이용한 사소한 동작들과 더불어 먹기ㆍ걷기ㆍ숫자 세기와 같은 일상 속 지극히 평범한 행동들을 행했다. 일상의 재연처럼 보이는 동작들은 당시 한국의 사회·정치적 맥락 연관해, 이 작가의 작업을 이해하는 중요 요소이다.

1972년 유신 체제 시기, 시각예술은 서양식 유화나 수묵화ㆍ조각 등 정권이 인정하는 미술의 카테고리를 벗어난 작업을 하는 작가들은 정부의 지원을 일체 받지 못했다. 이 작가의 초기 퍼포먼스가 국가의 관심을 끌지 않을 정도의 기본적인 행동들을 반복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건용 작가의 퍼포먼스는 일반 관객들이 따라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다. 또한, 작가의 여러 퍼포먼스는 체계적으로 기록돼, 관객들을 위한 시각 매뉴얼이다. 그는 초창기부터 기록을 작업의 중요 요소로 여긴다.

▲ Lee Kun-Yong, Logic of Hands, 1975 2019, c-print, image size 85 cm × 85 cm (each), Edition of 12, photo by Sangtae Kim(사진=Lee Kun-Yong)

이 작가의 사진은 단순한 기록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현장성 뿐 아니라 사진이라는 매체로서 퍼포먼스의 가능성을 실험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1975년 서울에서 개최된 마지막 A.G전과 1976년 한 전시에서 <장소의 논리>를 선보이기 전, 작가는 홍익대학교 운동장에서 행한 퍼포먼스를 동료 작가인 이완호가 여러 장의 사진으로 기록했다.  <장소의 논리>의 공식적인 퍼포먼스에 앞서 촬영한 사진 원본은 오늘날 그의 초기 작업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장소의 논리>ㆍ<신체 드로잉>ㆍ<손의 논리>를 과거 이건용 전시에서 볼 수 없었던 사진 작품으로 선보이며, 작품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주제로 신체의 역할을 강조한다.

이건용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1973)ㆍ파리 시립 근대미술관(1973)ㆍ칸의 칸 뉴쉬르메르(1976)등에서 전시했으며, 올 6월말에 부산시립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앞두고 있다.

자세한 전시 정보는 페이스 갤러리(https://www.pacegallery.com/)에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