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청룡사 대웅전 보수 중, 기둥 밑에서 「옛 곡자」 발견
안성 청룡사 대웅전 보수 중, 기둥 밑에서 「옛 곡자」 발견
  • 김지현 기자
  • 승인 2019.06.07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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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 길이 단위와 일치해, 전통건축 연구에 활용 가능

안성시에서 시행하는 안성 청룡사 대웅전(보물 제824호) 해체 보수 과정에서 「목재 곡자」(장변 43㎝, 단변 31.3㎝, 두께 2㎝ 내외)가 나왔다. 

곡자는 대웅전 상량문 기록 등을 토대로 볼 때, 1863년(철종 14년) 대웅전 수리공사 당시 기둥의 해체보수 작업 과정에서 넣은 것으로 추정한다. ‘ㄱ'자 형태의 자로, 전통건축에 쓰인 목재와 석재 길이를 측정하거나, 집 전체의 크기와 비례, 치목(治木, 나무를 깎는 일)과 치석(治石, 돌 다듬는 일)에 필요한 기준선을 부여할 때 사용한다.

▲곡자 발견 당시 모습(사진=안성시)

곡자는 대웅전 뒤쪽 기둥 하부와 초석 사이에서 발굴했다. 곡자 주변에 습기 조절 등을 위한 건초류와 고운 황토 등이 함께 발견된 점으로 볼 때, 후대 사람들이 건물을 지을 때 사용된 치수 단위를 알도록 한 옛 목수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발견한 곡자는 단변을 10치로 나누어 세부 단위를 ‘一(일)’부터 ‘十(십)’까지 표기하였다. 특히, ‘一(일)’에서 ‘三(삼)’까지는 다시 한 치당 10등분을 하여 측정의 정밀도를 높였다. 또한, 용척에 대해 1차 분석한 결과, 한 자가 313㎜ 내외로 대웅전의 용척과 정확히 일치했다. 근대에 사용된 303㎜ 용척과도 확연한 차이가 있다.

▲발견된 곡자 현황(사진=안성시)

313㎜ 기준은 조선 세종대 도량형 통일(1446년)에 따른 영조척과 거의 유사하며, 18세기 후대까지 사용된 기준이기 때문에 이번에 발견된 곡자는 당대에 건물을 짓거나 수리할 때 사용한 척도를 추정하는데 중요한 자료이다.

문화재청은 관계 전문가들의 현황검토와 곡자의 추가 훼손을 막기 위한 보존처리를 진행했으며, 정밀한 조사연구를 위해 곡자를 전통건축부재보존센터(경기도 파주시)로 이관했다.

앞으로 정밀실측 조사ㆍ재료(수종) 분석ㆍ엑스레이(X-ray) 촬영ㆍCT(컴퓨터단층) 촬영ㆍ유사 용척 조사연구ㆍ대웅전 수리 이력 분석 등을 추가로 진행해 전통건축 분야의 연구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곡자는 안성 청룡사 대웅전 해체·보수를 완료하는 시점까지 전통건축부재보존센터(항온항습실)에서 최적의 상태로 보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