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最古) 사리공예품,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 국보 지정
최고(最古) 사리공예품,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 국보 지정
  • 김지현 기자
  • 승인 2019.06.2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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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기 전반 사리공예품, 역사적․예술적 가치 높아

문화재청은 사리를 넣어두는 용기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를 국보로 지정했다.

국보 제327호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扶餘 王興寺址 出土 舍利器)」는 2007년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백제 왕실 사찰인 왕흥사터(王興寺址)의 목탑지(木塔址)에서 발굴한 유물로,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이른시기 알려진 사리기다.

출토 당시 금당(金堂, 대웅전) 앞 목탑지의 사리공(舍利孔, 사리기를 넣은 네모난 구멍)에서 진흙 속에 잠긴 채 발견했고, 이후 보존처리했다.

▲국보 제327호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왼쪽부터 청동제사리합, 은제사리호, 금제사리병)(사진=문화재청)

사리기는 청동제사리합-은제사리호-금제사리병 순의 3가지 용기로 구성돼 있고, 청동제사리합 겉면에 새겨진 명문(銘文)을 통해 577년(위덕왕 24년)에 만들어진 사실을 확인했다.

명문에는 백제 27대 왕 위덕왕(威德王)이 죽은 왕자의 명복을 빌고자 발원(發願)한 왕실 공예품임이 드러난다. 제작 시기가 명확한 사리기로, 연대가 가장 빠른 유물이다.

공예적인 측면에도 가치가 있다. 안정되고 세련된 형태ㆍ세부 구조물을 주조하고 접합한 기법ㆍ표면을 깎고 다듬는 기법 등에서 완성도를 보여줘, 백제 장인의 숙련된 솜씨를 엿볼 수 있다.

특히, 보주형(寶珠形) 꼭지, 그 주위를 장식한 연꽃문양 등은 525년(백제 성왕 3년) 조성한 ‘공주 무령왕릉 출토 은제탁잔(公州 武寧王陵 出土 銀製托盞)’과 639년(백제 무왕 40년) 제작한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益山 彌勒寺址 西塔 出土 舍利莊嚴具)’(보물 제1991호) 등 후대에 조성된 삼국시대 고분 유물에서 볼 수 있는 양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