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풍류객들이 다 모였다” … ‘인사동 백년을 걷다’ 잔치 성료
“인사동 풍류객들이 다 모였다” … ‘인사동 백년을 걷다’ 잔치 성료
  • 조문호 기자
  • 승인 2019.07.0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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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8일, 인사동 아리랑에서 150여 명 모여

심청전의 심봉사 잔치가 연상되는 자리가 열렸다.

▲ 김상현(우)과 장군(가운데)의 연주에 장소영이 진도아리랑을 노래하고 있다 (사진=천상병기념사업회)
▲ 김상현(우)과 장군(가운데)의 연주에 장소영이 진도아리랑을 노래하고 있다 (사진=천상병기념사업회)

지난 28일 인사동 ‘아리랑’에서 인사동 풍류객들의 큰 잔치가 열렸다. 인사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었던 ‘창예헌’과 천상병기념사업회 김명성 이사장의 초대로 열린 “인사동 백년을 걷다” 잔치는 故천상병 시인 기념사업회 재건 및 인사동에 애정을 가진 시민들의 단합을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후원은 ‘아리랑’과 '광진상공', '엠에스오토텍', '이엘에스솔루션'이 맡았다.

▲ 음유시인 송상욱이 '열두냥 인생'을 노래하고 있다 (사진=천상병기념사업회)
▲ 음유시인 송상욱이 '열두냥 인생'을 노래하고 있다 (사진=천상병기념사업회)

‘인사동 백년을 걷다’ 잔치의 취지는 친일 후손의 집안에서 뛰쳐나와 한평생 떠돌며 ‘독서회’사건으로 잡혔던 거리의 철학자 민병산 선생을 비롯해 노촌 이구영 선생과 박이엽 선생, 그리고 저잣거리 웃음거리로 왜곡된 천상병 선생의 올곧은 정신을 바로 알고, 백년을 제대로 살며 인사동을 지키자는 것이다. 

이날 첫 손님은 민영, 황명걸 선생 등 원로시인이었다. 이후 제주와 부산을 비롯한 방방곡곡에서 활동하는 풍류객들이 자리를 메꿔 갔다. 정오부터 저녁 아홉시까지 9시간 동안 잔치가 열려 故천상병 시인을 좋아하고 인사동을 사랑하는 작가들 대부분이 참석했으며, 총 150여 명이 몰렸다. 

▲ 장군의 바이올린 반주에 김상현이 '봄이오면'을 열창하고 있다 (사진=천상병기념사업회)
▲ 장군의 바이올린 반주에 김상현이 '봄이오면'을 열창하고 있다 (사진=천상병기념사업회)

지난 몇 년간 단합의 자리가 없었던 터라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나누는 정담으로 인사동의 ‘아리랑‘은 봄바람 같은 훈훈함으로 가득했다. 그런 자리에 빠질 수 없는 것이 풍류다. 

먼저 전주에서 올라온 음류 시인 송상욱의 ‘열 두냥 인생’을 시작으로 김상현의 아코디언 연주와 장군의 협연에, 장소영의 ‘진도아리랑’ 노래가 어우러져 분위기는 한층 무르익어 갔다. 부산에서 올라온 김진규 시인은 하모니카 연주와 故천상병 선생의 시 ‘강물’을 낭송하기도 했다.

▲ 하모니카를 연주하는 김진규 시인 (사진=천상병기념사업회)
▲ 하모니카를 연주하는 김진규 시인 (사진=천상병기념사업회)

“강물이 모두 바다로 흐르는 그 까닭은
언덕에 서서
내가
온종일 울었다는 그 까닭만은 아니다.
 
밤새
언덕에 서서
해바라기처럼 그리움에 피던
그 까닭만은 아니다.

언덕에 서서
내가
짐승처럼 서러움에 울고 있는 그 까닭은
강물이 모두 바다로만 흐르는 그 까닭만은 아니다”

▲ 이날 잔치에 참석한 (좌측부터) 발렌티노김, 변순우, 김명성, 민영, 조해인, 황명걸, 송상욱시인 (사진=천상병기념사업회)
▲ 이날 잔치에 참석한 (좌측부터) 발렌티노김, 변순우, 김명성, 민영, 조해인, 황명걸, 송상욱시인 (사진=천상병기념사업회)

한편 천상병기념사업회 재건 문제는 아직 구체적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으나, 참석자들의 자문을 통해 향후 방향성을 설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잔치 참석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구중서, 김승환, 민 영, 방동규, 신성준, 황명걸, 채현국, 송상욱, 이인섭, 유재만, 한귀남, 정기범, 손연칠, 김신용, 배평모, 조경석, 김명성, 김상현, 장 군, 장소영, 신현수, 강찬모, 기국서, 조준영, 임계재, 김진규, 최명철, 전강호, 조해인, 백남이, 변순우, 김언경, 김민경, 이명희, 장경호, 황외성, 박상희, 김 구, 서길헌, 노광래, 정영신, 이은영, 조두림, 안영상, 김수길, 하형우, 고선례, 박구경, 이희종, 최혁배, 임경일, 전활철, 정복수, 이만주, 이지녀, 금보성, 김종근, 박 철, 김효성, 김이하, 공윤희, 고중록, 강선화, 홍석화, 편근희, 유진오, 서인형, 최석태, 김윤기, 황예숙, 김이하, 이승철, 이광군, 박윤호, 권양수, 민영기, 유근오, 김발렌티노, 임태종, 오치우. 최유진, 송일봉, 최근모, 박완규, 조명환, 나재문, 정현석, 김용국, 김상윤, 이상훈, 목영순, 한슬기, 주영선, 김미란씨 등 150여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