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대신 비 오는 날의 호두까기는 어떤 모습일까
눈 대신 비 오는 날의 호두까기는 어떤 모습일까
  • 조두림 기자
  • 승인 2019.07.02 17: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는 8월 24~25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고전발레 재해석한 '한여름 밤의 호두까기인형' 무대 첫 선보여

판타지와 발레가 만났다.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 눈 오는 겨울을 배경으로 한 <호두까기인형>을 만났다면 올해는 안무가 지우영이 비 오는 여름을 배경으로 새롭게 각색한 호두까기 인형이 무대에 오른다.

▲ 비 오는 여름을 배경으로 ‘호두까기인형’을 각색한 ‘한여름 밤의 호두까기인형’ (사진=DTS발레단)
▲ 비 오는 여름을 배경으로 ‘호두까기인형’을 각색한 ‘한여름 밤의 호두까기인형’ (사진=DTS발레단)

댄스시어터샤하르(DTS발레단)의 가족 판타지 창작발레 <한여름 밤의 호두까기인형(The Nutcracker in Midsummer Night)>이 오는 8월 24~25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이번 공연의 원작인 <호두까기인형>은 러시아 작곡가인 차이코프스키(Peter I, Chaikovskii, 1840~1893)의 3대 발레곡 중 하나다. 원작은 독일의 낭만파 작가인 에른스트 호프만이 지은 동화 <호두까기인형과 생쥐왕>으로, 프랑스 작가인 듀마가 각색한 것을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의 수석 안무가였던 마리우스 프티파가 발레대본으로 만들고, 차이코프스키가 음악을 입혀 클래식 발레로 탄생했다.

원작의 여주인공 클라라는 생물학박사인 남편 플리츠박사와 딸 마리와 함께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중 어느 날 남편 프리츠 박사의 실험실에서 잘못된 유전자실험으로 인간도 쥐도 아닌 돌연변이 실험쥐왕 마우스킹에게 가족을 빼앗긴다. 

▲ ‘한여름 밤의 호두까기인형’은 판타지를 가미한 가족 창작발레로 제작됐다. 원작의 클라라는 현대로 넘어와 가정을 꾸렸다 (사진=DTS발레단)
▲ ‘한여름 밤의 호두까기인형’은 판타지를 가미한 가족 창작발레로 제작됐다. 원작의 클라라는 현대로 넘어와 가정을 꾸렸다 (사진=DTS발레단)

마우스킹은 그동안 먹고 싶은 것도 못 먹고 고통받은 것에 대한 보복으로 플리츠박사의 눈을 멀게 하고 딸 마리를 납치한다. 혼자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클라라는 울며 기도 중 알 수 없는 신비한 힘에 의해 마음속의 호두까기 인형으로 변해 비 오는 숲속에서 호두파이여왕을 만나 빛의 검을 선물 받는다. 

밀가루, 바닐라, 흑설탕, 버터요정의 안내로 끝내 호두파이 나라를 습격한 돌연변이 쥐들과 싸워 남편과 딸을 되찾아 온다. 프리츠박사에 의해 빛의 검으로 꼬리가 잘린 마우스킹은 실험실 냉장고 속에서 점점 굳어져 간다. 

스테파니 김, 윤전일, 한선천 등 실력파 무용수 무대 올라 

8월에 공연하는 <한여름 밤의 호두까기인형>은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은 그대로 사용하였으나 원작의 주인공 클라라가 현대로 넘어와 가정을 이루었다는 전개로 판타지가 펼쳐진다.

▲ ‘한여름 밤의 호두까기인형’은 판타지를 가미한 창작발레로 제작됐다 (사진=DTS발레단)
▲ ‘한여름 밤의 호두까기인형’은 판타지를 가미한 창작발레로 제작됐다 (사진=DTS발레단)

지우영은 신선한 아이디어로 고전발레의 재해석 능력을 갖춘 안무가로 평가받고 있다. 순수무용 외에도 음악과 연극, 뮤지컬 등 주역배우로도 활동했다. 음악극 '104마을의 1004이야기'처럼 직접 장편대본을 써서 작품을 올리는 등 멀티안무가이자 공연연출가이다. 

▲ ‘한여름 밤의 호두까기인형’ 대본·안무·연출을 맡은 안무가 지우영(사진=DTS발레단)
▲ ‘한여름 밤의 호두까기인형’ 대본·안무·연출을 맡은 안무가 지우영(사진=DTS발레단)

독일 하노버국립대에서 무용실기를 수학한 지우영은 2003년도 한국발레협회 신인안무가상을 수상한 작품 <줄리엣과 줄리엣> 이후 창단공연 '어머니'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20여 편이 넘게 다작했다. 

명작 <사운드 오브 뮤직(2011)>,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2007)>를 최초로 발레 전막으로 안무하여 큰 호응을 얻었고, <바흐의 마태수난곡>을 W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실황연주로 전막 무용으로 창작해 발표했다. 코믹음악발레 <이상한 챔버오케스트라>는 60회 이상의 초청공연으로 대중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경계선 지능(지능지수(IQ)가 대략 75~85 정도 인식 능력이지만 지적 장애(70 미만)만큼 심각하지는 않은 정도인 지능) 청소년을 위한 국내 최초 예술대안학교를 서울시교육청과 노원구청, 도봉구청의 도움으로 설립해 뜻있는 예술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이번 공연의 수익금 전액 역시 경계선지능 청소년들과 지원이 필요한 청년 무용예술가들을 위해 쓰인다. 

한편 클라라와 호두까기 인형 역에는 LA발레단에서 활약한 스테파니 김이 출연한다. 걸그룹 ‘천상지희’로도 활동했으며, 한국을 빛낸 해외무용스타 공연에 LA발레단 대표로 내한공연 했다(2011). 2016년 <한여름 밤의 호두까기인형> 주역으로 발탁되어 1인 2역을 소화해내기도 했다. 

프리츠박사 역에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 중 국내외 콩쿠르를 휩쓸면서 졸업 전 국립발레단에 입단하여 수많은 공연에 주역 및 솔리스트로 활약한 윤전일이 맡는다. 루마니아국립오페라발레단에서도 수석무용수로 활약했으며 <댄싱9>에도 출연했다. 

▲ ‘한여름 밤의 호두까기인형’에서 클라라 역을 맡은 스테파니 김(앞)과 플리츠박사 역을 맡은 윤전일(뒤) (사진=DTS발레단)
▲ ‘한여름 밤의 호두까기인형’에서 클라라 역을 맡은 스테파니 김(앞)과 플리츠박사 역을 맡은 윤전일(뒤) (사진=DTS발레단)

마우스킹 역에는 한양대에서 무용을 전공, 각종 콩쿠르에서 두각을 나타내었으며, TV프로그램 <댄싱9>에서 올스타전 우승을 이끌어내면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린 한선천이 출연한다. 

이밖에 호두파이여왕 역으로 서울대학교 졸업후 동아무용콩쿨 대상 수상에 이어 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인 성신여대 무용예술학과 김순정 교수가 특별출연한다. 

<한여름 밤의 호두까기인형>은 2014년 아르코예술극장을 초연으로 2015년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과 2016년 LG 아트센터에서 관객들의 관심을 받으며 공연을 이어왔다. 

무용수들의 감각적이고 미학적인 움직임, 무대의 흐름에 따라 바뀌는 환상적인 입체영상과 특수효과, 무대 위로 촉촉이 내리는 비 등 풍성한 볼거리는 여름밤의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줄 것이다.

자세한 공연 문의는 홈페이지 www.dts-ballet.com와 전화 070-8873-9718으로 하면 된다. 티켓예매는 예술의 전당(02-580-1300)과 인터파크(1544-1555)를 통해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