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신의 장터이야기 1
“아따매, 존 걸로 주랑께.
워메 뭐시, 이라고 비싸당가?”
이씨할매의 투정어린 소리에
“내가 싸게 준다문 그런갑다 믿고 사야제.
아짐은 통 둘르고만 살았소.”
통박이 날아간 사이 비닐봉지 주둥이를
단단히 틀어쥔 봉지 속에 기어이
조기 한 마리를 더 집어넣고야 마는 할매가
흘러내리는 땀을 닦는다.
영감제사상을 보기위해 장에 나왔다는
할매와 내 눈이 마주쳤다.
“버스타고 여까징 왔스믄 덤을 얻어야 맛이나재이,
내가 요재미로 장에 나오요“
간혹 큰소리가 오갈 때도 있지만
다 정(情)을 쌓아가는 과정이다.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볼 수 없는
사람과 사람사이를 이어주는
따뜻한 손길이 만나는 곳이다.
요즘 장에 가면 밭에서 금방 따온
오이와 호박, 가지와 토마토, 고추와 호박잎 등이
펼쳐놓은 색(色)잔치에 초대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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