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 반세기 역사, 열한 가문을 통해 살피다
'북촌' 반세기 역사, 열한 가문을 통해 살피다
  • 김지현 기자
  • 승인 2019.07.2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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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사박물관 급변하는 근현대기 역사, 열한 집 이야기 전시로 풀어
집안 소장 근현대 자료 다수 최초공개

북촌의 역사를 통해 서울의 역사를 회고하는 전시가 열린다. 서울역사박물관의 특별展 <북촌, 열한 집의 오래된 기억>이 기획전시실A에서 오는 10월 6일까지 이어진다.

북촌은 조선초기부터 권력과 전통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권세가 들이 선호하는 주거지였다.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 궁궐과 가까운 입지로 다른 지역과 구별하는 공간적 내력을 가졌다. 특히 1870년대 개항ㆍ개화기를 시작으로 일제강점과 식민ㆍ광복ㆍ전쟁으로 급변하는 사회에서 북촌은 도시 공간뿐 아니라 거주민 구성도 변했다.

▲이재완가에 전해지는 이화문 왕실문양이 있는 생활품, 개인소장(사진=서울역사박물관)

<북촌, 열한 집의 오래된 기억> 특별전은 급변하는 북촌의 백년(1860~1960년) 기간에 북촌에 거주했던 열한 가문 주민들의 일상과 기억으로, 북촌의 역사를 보여준다. 생생한 증언을 토대로 북촌의 백년 역사와 현재 북촌이 형성되기까지를 살핀다.

전시에서 소개하는 열한 가문은 다음과 같다. ▲흥선대원군 둘째 형 흥완군의 아들인 왕실 종친 완순군 이재완가家 ▲1900년대 초에 원서동 빨래터 인근에 자리 잡은 이종열가家 ▲안국동을 지킨 100년의 가문 윤보선가家 ▲일제강점기 조선미술관 설립자 오봉빈가家 ▲계동과 재동의 사랑방 계산한의원 홍성학가家 ▲경성의학전문학교 교수이자 백병원을 설립한 백인제가家 ▲북촌 이왕직 관사 생활을 한 민영환과 민영찬家 후손들 ▲북촌 도시한옥에서 생활한 박한기가家 ▲이왕직아악부 대금연주자 봉해룡가家 ▲종군사진작가이자 북촌의 사진기록가 임인식가家 ▲6.25 전쟁 후 원서동에 들어와 원서이발소를 운영하며 살아온 김창원가家 이다.북촌의 각각 다른 공간과 시간을 살아온 열 한 가문의 ‘오래된 기억’은 개인의 일상이자 북촌의 역사이다.

▲임인식 작가가 사용하던 카메라들. 6.25 공훈부 사진대 대장으로 종군 시에도, 항공사진을 찍을 때 사용했다(개인소장)(사진=서울역사박물관)

전시는 3개의 주제로 나뉜다. <1부. 북촌의 공간>는 자연지형과 배산임수의 최적의 주거조건에 대해 설명한다. 백악과 응봉에서 내려오는 3개의 능선은 삼청동ㆍ가회동ㆍ 계동ㆍ원서동으로 구분해 그 사이를 흐르는 4개의 물길을 중심으로 형성된 주거지를 설명한다. 북촌을 걷다보면 만나는 언덕은 동네를 구분하고 생활권역을 나누는 경계이다. <2부. 북촌의 역사>는 고종의 등극과 경복궁의 중건을 기점으로 세계와 마주하는 북촌의 위상에 대해 살핀다. 총 9개의 주제로(1. 전통과 권력, 2. 개항과 개화, 3. 근대 시설, 4. 학교, 5. 민족운동과 종교, 6. 문화예술, 7. 도시한옥, 8. 현대 정치, 9. 전쟁과 변화)북촌의 역사와 시대 흐름을 전시한다. <3부. 북촌 11家>는 열한 가문의 북촌 정착 배경과 살아온 이야기, 북촌에 대한 기억 등을 가내 소장품들을 보여준다.

▲고바우 김성환 작가의 <가회동의 달 1>의 도판(사진=서울역사박물관)

북촌 백년사를 살아온 열한 가문의 코너를 각각 마련해, 가내 소장품들을 전시한다. 전시를 통해 실물로는 최초로 자료들을 공개해 의미가 크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으로, 자세한 정보는 서울역사박물관 홈페이지(www.museum.seoul.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