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미투 남정숙 전 교수 산재승인, 산재조건에는 항의
성균관대 미투 남정숙 전 교수 산재승인, 산재조건에는 항의
  • 김지현 기자
  • 승인 2019.07.24 17: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근로복지공단 서울지역본부에서 기자회견 가질예정
산재승인은 요양급여만 인정받아

성균관대학교 미투 폭로 교수이며 전국미투생존자연대를 이끄는 남정숙 전 교수가 오는 25일 오전 10시 근로복지공단 서울지역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기자회견을 통해 직장 내 성폭력의 산재승인에 대한 항의와 직장 내 성폭력과 성희롱을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에 명시해서 법적으로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을 밝힐 예정이다.

남정숙 전 교수는 성균관대학교 재직 시절 문화융합대학원장 이모 교수에게 당한 성폭력 피해를 인정받아 2018년 형사∙민사소송에서 모두 승소했다. (가해자 이모 대학원장은 2018년 벌금형 유죄판결과 민사 손해배상을 받았다)

이에 남 전 교수는 직장 내 성폭력은 근로자가 근무 중 발생한 일로 산업재해에 해당됨에도, 기업과 대학 등에서는 개인적인 일로 치부해 버리고 개인들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는 것에 부당함을 느껴 직장 내 성폭력을 산업재해(산재)로 인정해 달라는 산업재해신청서를 지난해 11월 8일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했다.

신청 당시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최주영 변호사는 “가해자로부터 업무 중 지속적으로 이어진 성폭력과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대학이 가했던 2차 가해는 남 전 교수의 정신적ㆍ신체적 건강을 악화시켰다”라고 명백한 산재를 주장했다.

지난 7월 17일 근로복지공단은 남정숙 전 교수의 직장 내 성폭력을 산업재해로 최종 인정했다.

남 전 교수 이전에도 직장 내 성폭력 피해가 산재로 승인 받은 사례가 있으나 2016년에는 8건ㆍ2017년에는 10건밖에 안 되는데 이와 같이 직장 내 성폭력이 산재로 인정받기 어려운 이유는 육체적 상해를 기준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상 ‘정신질환 인정기준’을 근거로 산재 여부를 판정하며 ‘업무상 사유에 의한 것’인가의 여부로 판단하는 등 직장 내 성폭력을 산재로 승인받기는 매우 까다로운 상황에서 남정숙 전 교수의 직장 내 성폭력 승소 및 산재승인은 미투 역사의 진전을 이뤄 낸 큰 성과이다.

그러나 남 전 교수의 산재승인은 요양급여만 인정받아 논란이 예상된다. 이전 직장 내 성폭력 피해사례들이 요양급여와 휴업급여를 함께 인정해 준 건이었음에도 남 교수 건이 인정되지 않았다.

▲전국미투생존가연대 남정숙 대표 모습

휴양급여가 승인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남 전 교수는 “차라리 산재승인이 되지 않은 것만 못하다. 산재승인을 통해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서 싸워왔는데, 요양급여만 되고 휴업급여가 되지 않는 무늬만 산재승인은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것이다. 앞으로 어떤 기업이나 기관에서 피해자들에게 휴업급여를 지급하려고 하겠는가? 가해자에게 빌미를 주고 산재승인의 나쁜 선례로 남아 조직 내 성폭력 피해자들을 산재승인을 못하도록 한 ‘갑’의 입장을 대변한 판결이다”라고 강력 반발했다.

이어 “이와 같이 근로복지공단에서 어떤 심사위원을 만나느냐에 따라서 산재승인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것은 직장 내 성폭력에 대해서 근로복지공단이  직장 내 성폭력에 대한 사회분위기로 인해서 사회적으로는 인정하지만 아직 제도적 장치를 마련되지 못한 것 아니냐?” 라고 미투운동 이후 법제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남정숙 전 교수는 “2018년 미투운동을 통해 권력형 성폭력에 대한 국민적, 사회적 인식과 합의가 이루어진 만큼 산업안전보건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산업재새보상보험법에 포함되어야 하며, 현재 정신질환 인정 여부만이 아니라 피해로 인한 육체적 상해도 포함해야 하고 말뿐이 아닌 피해 보상과 제도로 약소자에 대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라고 설명한다.

아래는 직장 내 권력형 성폭력 피해자이자 전국미투생존자연대 대표인 남정숙 전 교수가 정치권에 요청하는 내용이다.

- 요청사항 -

1.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에는 아직 직장 내 성희롱을 산업재해보상(이하 재해보상)포함하고 있지 않습니다.
 ‘ 직장 내 성폭력은 근로자가 근무 중에 발생한 사건으로 개인의 책임이 아닌 국가와 조직이 책임져야 할 사회적 문제입니다. 산안법과 산재보험법, 재해보상에 포함시켜야 합니다‘

2.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보법) 시행령상 ‘정신질환 인정’을 산재 여부의 기준으로 판정하고 있습니다.
‘정신질환 인정’의 기준은 정신질환을 인정받은 날부터가 아니라 첫 번째 성폭력이 일어난 일로부터 산정하는 것이 직장 내 성폭력 피해의 관점에서 현실적입니다. 성폭력 피해를 현재의 산재 기준과 다른 기준으로 적용해야 합니다.  더불어 첫 번째 성폭력 사건이 일어난 사건에서 시작된 육체적질환도 인정해 주십시오‘

3. 산재보험법에서 산업재해를 판단하는 기준은 ‘업무상 사유에 의한 것인가의 여부’입니다.
‘조직에서 일어 난 성폭력은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위계와 갑질에 의해 일어난 근무 중 폭력입니다. 근로 중 폭력에 대해 국가와 조직이 사전에 방지하거나 후속조치하여 근로생산성과 복지의식을 높여야 합니다.‘

다음은 입장문 전문이다.


             입 장 문

- 직장 내 성폭력 산재승인은 미투의 새로운 역사 ‘직장 내 성폭력은 개인
  간의 사건이 아닌 근로현장에서 일어난 사회적 문제’로 인정받은 것이다.
- ‘약자들이 승리하는 역사를 만들고 싶었다’
- 직장 내 성폭력 산재승인,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쪽짜리 승리

안녕하세요 2018년 성균관대학교 대학 내 성폭력 사건을 폭로한 두 번째 미투이자 현재 전국미투생존자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남정숙입니다.

제가 오늘 직장 내 성폭력을 산업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미투운동으로 인해 달라진 사회인식을 반영하는 것이며, 이는 미투를 지지해 주신 국민여러분 덕분입니다.
승인을 받아 내 주기 위해 애써주신 고금주 노무사님, 김정희 노무사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산재로 인정받기까지 성균관대학교에서 성폭력 피해를 당한 후 1년 여 간의 사건조사, 가해자의 성희롱 사실이 알려졌음에도 정작 가해자인 이 전 교수는 정직 3개월 처분에 그치고, 오히려 피해자인 저는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12년 간 근무한 학교에서 쫒겨 났고,  그 이후에도 가해자를 대상으로 한 4년 여 동안 진행된 민사 소송 및 형사 소송을 모두 승소했고, 오늘 드디어 산업재해로도 인정받은 것까지 8년 간의 투쟁이 주마등처럼 스칩니다.

최초의 성폭력 사건을 겪은 지 8년 만에 ‘개인 간의 사건이 아니라 근로자로서 근무현장에서 일어난 사회적인 문제’로 인정받게 된 것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 힘든 일들을 다 겪어 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그 어려운 일들을 이를 악물고 하나씩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약자들이 승리하는 역사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며, 혜택 받은 여성으로서 사회적 약자를 대신해서 싸워야 할 사회적 책임감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번 산업재해 승인을 계기로 근로자들이 근무시간에 성폭력을 당한다면 개인이 부담해야 했던 것을,  소속 기업이나 기관에서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성폭력 피해자들은 적은 비용부담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고, 조직이나 기관에서는 보험실적과 기업 이미지를 위해서 선험적인 성폭력 교육과 예방을 위해 노력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직장 내 성폭력 산재 승인을 통해 보다 더 좋은 세상이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미투는 새로운 역사를 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냥 기뻐할 수만 없습니다. 왜냐하면 오늘의 미투는 반쪽짜리 승리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제 직장 내 성폭력 산재승인의 결과는
1. 요양신청은 승인되었습니다.
2. 휴업급여는 심사 중인데 승인이 안 될 가능성이 더 많다고 합니다.

저는 이 결과에 대해서 부당함을 주장합니다.
우선 요양신청 부분에 대한 의견입니다.

1. , 2018년 4월 23일 ~10월 15일 / 2018년 10월 16일~2019년 4월 16일 통원치료에 대해서만 승인되었습니다. 물론 존경하는 심사위원님들께서 ‘공항장애 등 정신과 진단일’을 기준으로 평가하신 결과라고 합니다.
2. 그러나 저는 두 군데 정신과를 다녔는데 한 군데는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이며 한 군데는 신촌의 해솔정신건강의학과 병원입니다.
3. 그런데 해솔정신과 소견서에는 ‘지속적인 성추행과 사후처리 과정에서  ’불안감, 우울감, 신체증상이 있어 지속적 치료가 요구‘ 된다는 진단으로 정신적, 육체적 증상이 있으며 세브란스 병원에서는 ’직장 내 성추행 및 사후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불안, 우울, 신체증상, 공항증상‘이라고 적시되어 있습니다. 즉 신뢰할 만한 양 병원에서 진단일 이전에 이미 ’지속적인 성추행‘이 있어서 발병이 되었다는 것을 진단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진단일로부터 요양이 인정되는 것은 부당합니다.
4. 양 소견서 내에 신체증상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2018년 5월 7일 공항장애 현상에 의한 의식 소실로 넘어져서 인대 손실 등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직장 내 성폭력은 ‘정신적 진단’을 기준으로 하므로 신체적 증상에 대해서는 요양신청이 나지 않았습니다.
5. 그러므로 제대로 된 산재신청 승인은 ‘성폭력이 발생한 날’을 기준으로 해야 하며 제 경우에는 형사, 민사사건에서 성폭력 피해사실이 인정된 ‘2014년 4월 4일부터 인정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정신적 상해와 함께 스트레스로 발생된 육제적 증상에 대해서도 승인되어야 합니다.

우선 휴양급여신청 부분에 대한 의견입니다.

1. 관계자에 의하면 제 사건은 ‘휴양급여신청이 승인되지 않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제가 성폭력을 당한 후 활발한 사회활동을 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2. 오늘 근로복지공단에서는 제 사건이 산업재해가 맞다고 인정하면서 결과적으로는 성폭력으로 인해 당한 결과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는 모순된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3. 저는 형사와 민사에서 모두 승소한 명백한 성폭력 피해자입니다. 잘 다니던 대학원을 특히 학생도 아닌 교수가 성폭력으로 인해 의도하지 않게 직장에서 쫒겨나고, 지금까지 사회적, 정신적, 경제적 피해를 당하고 있는데 심지어 복직되지도 못하고 있는데 휴업급여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너무나 부당한 결과입니다.
4. 혹시 대학내 성폭력 피해자들이 산재를 신청하지 못하게 하려는 사학재단들이 움직인 것인가 의심될 정도로 믿을 수 없는 결과입니다. 이런 결과는 우리사회를 변화시키려는 미투들의 노력을 좌절시키는 결과입니다.
5. 예를 들어 향후 직장 내 성폭력 피해자가 산재승인을 요구할 경우 제 사례가 가해자나 조직에 나쁜 영향을 주어, 휴업급여를 지급하기 싫어서 재판하고 있는 남도학숙의 사례와 함께 악의적으로 사용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휴업급여 신청이 반드시 승인되도록 도와 주셔야 합니다.
6. 그리고 승인이 되지 못한 이유가 제가 누워있지 않고 활발히 사회활동을 했기 때문이라고 들었습니다. 심사위원님 제가 성균관대학교 문화융합대학원에 복직을 해서 경제적인 활동을 한 것입니까? 저는 건강이 나빠지고, 지금도 불안증과 공항장애를 심하게 겪고 있습니다만 전국미투생존자연대 대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기준이라면 모든 미투들이 4~5년 동안 재판을 받을 동안 계속 누워만 있어야 하나요?
7. 따라서 휴업급여 승인의 기준은 첫 번째 성폭력을 당한 날부터 복직되는 날까지를 휴업급여의 기준으로 해야 합니다.
8. 미투는 비록 조직 내에서 위계에 의한 개인적인 성폭력을 당한 것이지만 자신뿐만 아니라 다수의 약소자들이 유사한 패턴으로 피해를 겪는 것을 보고 각성한 피해자들이 연대하여 폭로하고 고발한 사회운동입니다. 전국미투생존자연대 활동 등 사회활동을 했다고 휴업급여를 받지 못한다면 앞으로 피해자 누구도 사회운동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자신의 피해를 내세우지 않고 사회를 바꾸기 위해 희생하고 있는 미투들에게 불리한 판결이자 시대정신에 역행한 판결입니다.

이번 결과는 비록 권력형 성폭력을 사회적인 문제로 인정한 것에 의의가 있는 역사적인 판결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쪽짜리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제 사건은 2018년 우리사회 미투운동을 촉발시킨 중요한 사건 중에 하나입니다. 심사위원님들께서 현명한 판단을 통해서 상식적이고 건강한 판결을 내져주시기를 바립니다.

정치계에는 2018년 미투운동이 시작되어 약소자에 대한 폭행과 갑질에 대한 인권과 사회적인 각성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제도와 법은 그대로 멈추어 서 있습니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직장 내 성폭력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보법),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 산업재해보상(이하 재해보상)에 포함시켜 주십시오, 말로만 미투지지가 아니라 약소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제도와 법이 있어야 합니다.

직장 내 성폭력의 산재승인에 관심을 갖고 지지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전국미투생존자연대 회원들과 피해자들께 감사드립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