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문화재청과 무형문화재위원 시험대 될 ‘무용분야 무형문화재 선정 기준과 절차’
[단독]문화재청과 무형문화재위원 시험대 될 ‘무용분야 무형문화재 선정 기준과 절차’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9.07.26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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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26일 무형문화재위원 배석시킨 가운데 대학교수들과 비공개 간담회 열어
무용계의 비판에 진정성 있는 해법 어떻게 제시할지 주목

문화재청의 무형문화재 지정을 둘러싼 잡음은 언제쯤 그칠 수 있을까?

무용분야 무형문화재 보유자 선정을 둘러싸고 문화재청의 밀어붙이기식 행정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문화재청은 26일(오후 3시) 고궁박물관에서 무형문화재위원들을 배석시킨 가운데 대학 무용과 교수들과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이번 간담회에 참석하는 교수들에 대한 선정기준과 범위를 밝히지 않아 또 다시 논란에 불을 당기고 있다.

26일 문화재청이 이같은 간담회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본지 <서울문화투데이>가 문화재청에 참석자의 선정 기준 등에 대한 질의를 했지만 “비공개 간담회라 공개할 수 없다”고 답을 해와 투명성에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지난 5월 21일 청와대 분수대 앞 광장에서 1인 춤시위를 벌인 도살풀이춤 전수자 최윤희 씨

이와함께 간담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는 “무용분야 보유자 인정과 관련해 무용분야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위해 마련됐다”고 질문과 다소 동떨어진 답변을 내놨다.

특히 지난 2월부터 국민청원을 비롯 3차례에 이르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본지<서울문화투데이>를 비롯 언론들의 보도에서 보듯 무형문화재 보유자 인정절차의 ‘불공정성’의 비판에 대한 문화재청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무용종목 보유자 인정과 관련해 제기되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보유자 인정 절차를 진행하는데 참고하도록 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돌아왔다.

무용계 반발 애써 외면하는 문화재청, 반대측과 한자리서 진지한 대화 부재

지난 3월 문화재청이 약 4년 만에 승무‧ 살풀이춤‧ 태평무 예능 보유자 인정 조사 절차를 재개함에 따라 시작된 무용계의 반론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

무용계는 지난 4월 문화재청의 보유자 인정절차에 대한 불공정성을 지적하고 공정하고 납득할 수 있는 정책 수립을 요구하며 ‘무용분야 무형문화재 보유자인정 불공정심사에 대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구성하고 집단행동에 들어갔다.

<관련기사>(7.12. 불공정 '문화재' 선정 강행 규탄한다! 서연호 무형문화재위원장 사퇴하라!!”
http://www.sc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520)
(4.24. 전국대학교수들 '민족 혼과 얼 훼손'하는 불공정 문화재 행정은 당장 멈춰야 한다’
http://www.sc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052)
(4.2.“문화재청, 무형문화재 '보유자후보' 졸속 선정 규탄한다"
http://www.sc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7699)

비대위는"불공정 무형문화재 보유자 일정절차를 전면 백지화하고 시대변화에 따른 전승환경 고려한 분야별, 종목별 ‘맞춤형’ 무형문화재 제도 수립을 위한 先 제도개선이 우선돼야 한다” 며 현재 원로 무용인들을 중심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를 비롯 전국 대학무용과 교수 및 전현직 국공립무용단체장 등 범 무용인 228명이 3차례의 성명서를 통해 문화재청의 불공정 '문화재' 선정 강행을 규탄하고 서연호 무형문화재위원장의 퇴진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또한 개인적으로 행동에 나선 이도 있다.

김숙자류 도살풀이춤(‘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 살풀이춤’, 일명 ‘도살풀이춤’)의 전수교육조교 지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김숙자 선생에게 오랫동안 춤을 배워왔던 최윤희씨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당시에도 자격 시비가 일었던 김운선씨와 양길순씨의 보유자 후보 자격을 취소하라며 문화재청 게시판에 항의 글과 청와대 청원을 올리는 한편, 청와대 앞 춤시위에 이어 현재는 문화재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5.21. ‘무용분야 무형문화재 지정 규탄 움직임 지속 … 문화재청 ‘묵묵부답'
http://www.sc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235)
(4.10.[단독]문화재청은 복마전인가? 무형문화재 '도살풀이춤' 보유자 후보 선정 또 잡음
http://www.sc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7720)

성명서에 참여하지 않으면 모두 중립적 입장인가?

이번 문화재청의 간담회와 관련해 비대위측에 비대위측 교수들의 참석여부를 물었다.
이에 대해 비대위측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연락을 받은 바가 없다” 며 “지난 7월 12일에 비대위 측이 무용분야 불공정 무형문화재 보유자 인정절차를 비판한 228명이 참여한 3차 성명서를 정재숙 문화재청장께 직접 전달하고자 면담요청을 했으나 2주가 지난 지금껏 일정 확정이 지연되고 있으며, 그동안 국민청원, 성명서 발표, 언론보도 등 비판여론이 들끓는데도 문화재청은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말했다.

이어 “문화재청은 무용분야 불공정 무형문화재 보유자 인정절차를 비판한 비대위측 성명서에 참여하지 않은 대학교수들을 자의적으로 선정해 비공개 간담회를 갖는다고 한다. 한마디로 넌센스다. 그들이 이번 사안에 대해 중립적 입장인지 과연 누가 보증할 수 있겠는가? 성명서에 참여하지 않으면 모두 중립적 입장인가? 문화재청의 무개념적 발상이 실망스럽다”고 성토했다.

비대위는“문화재청이 수년째 무용계를 분열과 혼란으로 내몰고 편가르기에 앞장서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만약 26일 간담회에 무형문화재위원회 위원들도 참석한다면, 문화재청은 또 한번 불공정 행정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무형문화재위원들 역시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온 비대위측 주장을 우선적으로 경청하는게 순서”라고 일갈했다.

도살풀이 최윤희씨 측에서도 “간담회와 관련해 아무런 연락을 받은 것이 없다” 며 "25일 현재까지 문화재청 앞에서 5차 시위를 열었으며, 해결되는 그날까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무용계의 비판과 우려 속에 문화재청의 이날 간담회 참석 교수들의 공정성이 어떻게 담보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무엇보다 무형문화재 보유자를 최종 심사하고 결정하는 무형문화재위원들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문화재청 60년 역사에 초유의 사건으로 회자되는 이번 논란에 대해 문화재위원들의 ‘판단’도 시험대에 올라있는 셈이다. 문화재청과 무형문화재위원회는 무용계의 비판에 대해 진정성 있는 해법을 어떻게 제시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