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이 지금처럼 편리 하지 않았을 때는 지게에 바재기를 얹어
팔 수 있는 물건을 지고 고갯길과 산길을 넘나들었다.
결국 길이 그들의 삶을 만들어 낸 것이다.
내가 살던 고향땅에서도 지게에 바재기를 얹어 퇴비를 짊어지고
구불구불한 논두렁을 종횡무진(縱橫無盡)하는 풍경을 봤었다.
불과 몇 십 년 전까지만 해도 장터에 바재기를 지고 팔러 다니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보이지 않는다.
옛날 필름을 들여다보면 고향들판 한 자락이
성큼성큼 걸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동네 아낙들이 품앗이로 밭 메는 날이면
구산양반이 지고 온 바재기 안에는 찐 감자와,
손에는 막걸리를 담은 주전자가 들려 있었다.
참을 먹는 여인네들의 웃음소리에 지나가는 구름이 놀라
바재기 속으로 숨어든 풍경을 추억 속에서 꺼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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