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신의 장터이야기]바재기 속으로 숨어든 추억
[정영신의 장터이야기]바재기 속으로 숨어든 추억
  • 정영신 기자
  • 승인 2019.08.05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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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이 지금처럼 편리 하지 않았을 때는 지게에 바재기를 얹어

팔 수 있는 물건을 지고 고갯길과 산길을 넘나들었다.

결국 길이 그들의 삶을 만들어 낸 것이다.

 

1991 전남구례장
1991 전남구례장

내가 살던 고향땅에서도 지게에 바재기를 얹어 퇴비를 짊어지고

구불구불한 논두렁을 종횡무진(縱橫無盡)하는 풍경을 봤었다.

불과 몇 십 년 전까지만 해도 장터에 바재기를 지고 팔러 다니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보이지 않는다.

 

1988 전남구례장
1988 전남구례장

 

옛날 필름을 들여다보면 고향들판 한 자락이

성큼성큼 걸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동네 아낙들이 품앗이로 밭 메는 날이면

구산양반이 지고 온 바재기 안에는 찐 감자와,

손에는 막걸리를 담은 주전자가 들려 있었다.

참을 먹는 여인네들의 웃음소리에 지나가는 구름이 놀라

바재기 속으로 숨어든 풍경을 추억 속에서 꺼내본다.

 

1988 충북영동장
1988 충북영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