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신의 장터이야기]대나무 속에 귀신이 앉아있을까?
[정영신의 장터이야기]대나무 속에 귀신이 앉아있을까?
  • 정영신 기자
  • 승인 2019.08.12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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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 전남 담양장
1987 전남 담양장

담양장하면 동트기 전에 담양천변을 가득 메운 죽제품시장을 떠올릴 것이다.

전국에서 유일한 대나무오일장으로 200년 넘게 명맥을 이어왔다.

1980년 화학제품이 등장하면서 죽제품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지금은 한국대나무박물관이나 담양 상설 판매장으로 가야 볼 수 있다.

1987 전남담양장
1987 전남담양장

어렸을 적 유난히 대나무를 좋아하는 내게 할머니는

대나무 안에 귀신이 들어않아 있다고 대나무밭으로 내몰곤 했다.

음악이 귀했던 시절이라 대나무밭에 들어가 귀를 바짝 기울이면

안에 고여 있던 온갖 소리가 내게로 왔다.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는 날이면 대나무 안에서 나는 소리로

대나무 숲은 이내 오케스트라가 되었다.

1987 전남담양장
1987 전남담양장

조선 시대 3대 가인(三大歌人)의 한 사람으로 불리는 윤선도는

오우가(五友歌)에서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게 자라기는 누가 시켰냐고,

속은 어째서 텅 비어 있냐고 친구를 대하듯 묻는다.

1987 전남담양장
1987 전남담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