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대 여성 '이월화', 배우로 존재하며 일으킨 나비효과는?
20년대 여성 '이월화', 배우로 존재하며 일으킨 나비효과는?
  • 조두림 기자
  • 승인 2019.08.16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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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한국 최초 여배우 '이월화' 실화 각색한 강원도립극단의 연극 ‘월화'
8.17~18,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세상이 여배우를 배우로 봐주지 않는다면, 네가 바꾸면 되는 거 아니야?”

1922년 남성 지향적 연극계에서 여자배우로만 구성된 부산의 여명극단은 여성이 배우로 존재할 수 있는 곳이었다. 이곳에서 한국 최초 여배우 ‘이월화’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 1920년대 한국 최초 여배우 이월화의 실화를 각색한 강원도립극단의 연극 ‘월화’ (사진=강원도립극단)
▲ 1920년대 한국 최초 여배우 이월화의 실화를 각색한 강원도립극단의 연극 ‘월화’ (사진=강원도립극단)

서울연극협회 초청공연 강원도립극단 ‘월화’(부제-신극, 달빛에 물들다)가 오는 17일 15시, 19시 30분, 18일 15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강원도립극단 2019 창작 희곡 공모전 당선작으로 당시 남성 중심의 연극계에서 당당히 이름을 알렸던 한국 최초의 여배우 이월화의 실화를 각색한 한국 근현대 연극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무용과 독백극이 어우러져 ‘무대 속 무대’를 꾸민다는 점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총연출가 양정웅 총괄디렉터의 감각과 드라마틱하고 섬세한 연출로 주목받고 있는 이치민 연출이 손을 잡고 1920년대 개화기 시대를 그대로 옮긴 듯한 무대를 선보인다. 

또한 이정표의 가야금 라이브 연주와 독특한 창법의 노래는 극의 몰입을 배가시킨다. 실제로 지난달 5일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베일을 벗었을 때 이정표는 관객들이 마음을 울려 박수갈채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월화 역을 맡은 배우 문수아를 비롯해 극작가, 영화감독이었던 윤백남 역의 이선휘, 한국 근대연극의 토대를 만든 선구자로 평가받는 박승희 역의 강승우 등 배우들의 흡인력 있는 연기 역시 1920년대 비극적인 시대 상황을 돌아보고 현재를 비춰볼 수 있도록 한다. 

김혁수 예술감독은 “강원도립극단이 한국 예술계 최초로 여성 인권에 맞서 싸운 배우 ‘이월화’의 이야기를 선보이는 데 큰 예술적 가치가 있다”라며 “강원도의 문화적 위상을 강화하고 전국적으로 확장성을 담보한 작품이 될 것이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월화’는 지난 7월 5일 춘천을 시작으로 원주, 속초 공연을 성료했다. 7월 13일에는 제10회 대한민국 국공립극단 페스티벌 in 경주에 참가해 총 2,600여 명의 관람객을 동원했으며, 성황리에 강원도 순회공연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