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폴리스’라는 영화를 보면서 난 역시 장돌뱅이라는 것을 느낀다.
이 영화에서 자본주의의 종말을 엿보게 된다. 영화대사에는
“현실을 봐, 돈이 달라졌잖아, 돈은 돈을 위해 존재해, 다른 의미는 없어,
돈은 살아있는 놈 같아, 돈이 시간까지 만들잖아, 이젠 돈이 전부가 됐어,
영원 따윈 없어!“
노벨문학상 후보 돈 드릴로의 원작소설을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이 만든 영화다.
리무진이라는 시스템 속에 박제해놓은 주인공의 하루 삶이 외부와 유리되었지만
자본주의적 인간군상 전체를 상징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영화를 보는 내내 시골장터의 열린 공간에서 단돈 천원에 실랑이를 벌이는
안씨할매의 삶과 에릭파커(로버트 팬틴슨)가 리무진 속에서 보내는 시간이 교차되었다.
시골장터에서 천원이라는 가치는 엄청나다.
호떡을 하나사도 300원이 남고, 동그란 찹쌀 도너츠 두 개나 살 수 있으면서도
장터에서 천원이면 내 점심까지도 해결할 수 있다.
영화대사처럼 돈은 살아있는 생물이지만,
장터할매의 돈은 그들의 삶을 이끌어가는 정(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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