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신의 장터이야기] 단돈 천원의 의미
[정영신의 장터이야기] 단돈 천원의 의미
  • 정영신 기자
  • 승인 2019.08.18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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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 전북순창장
1993 전북순창장

코스모폴리스라는 영화를 보면서 난 역시 장돌뱅이라는 것을 느낀다.

이 영화에서 자본주의의 종말을 엿보게 된다. 영화대사에는

현실을 봐, 돈이 달라졌잖아, 돈은 돈을 위해 존재해, 다른 의미는 없어,

돈은 살아있는 놈 같아, 돈이 시간까지 만들잖아, 이젠 돈이 전부가 됐어,

영원 따윈 없어!“

1990 전북순창장
1990 전북순창장

노벨문학상 후보 돈 드릴로의 원작소설을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이 만든 영화다.

리무진이라는 시스템 속에 박제해놓은 주인공의 하루 삶이 외부와 유리되었지만

자본주의적 인간군상 전체를 상징하고 있는 것 같다.

1993 전북남원장
1993 전북남원장

그래서일까, 영화를 보는 내내 시골장터의 열린 공간에서 단돈 천원에 실랑이를 벌이는

안씨할매의 삶과 에릭파커(로버트 팬틴슨)가 리무진 속에서 보내는 시간이 교차되었다.

시골장터에서 천원이라는 가치는 엄청나다.

호떡을 하나사도 300원이 남고, 동그란 찹쌀 도너츠 두 개나 살 수 있으면서도

장터에서 천원이면 내 점심까지도 해결할 수 있다.

영화대사처럼 돈은 살아있는 생물이지만,

장터할매의 돈은 그들의 삶을 이끌어가는 정()이다.

1990 전북남원장
1990 전북남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