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국의 국악담론] 우리나라 국악축제의 첫 마중물 ‘서울젊은국악축제’
[김승국의 국악담론] 우리나라 국악축제의 첫 마중물 ‘서울젊은국악축제’
  • 김승국 노원문화재단 이사장
  • 승인 2019.08.1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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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국 노원문화재단 이사장
▲ 김승국 노원문화재단 이사장

'제9회 서울젊은국악축제'가 성황리에 끝났다. ‘서울젊은국악축제’는 우리국악의 사회적 가치를 인식시키고 국악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함뿐만 아니라, 국악의 청년정신을 살리고 미래에 도전하는 젊은 국악인들이 우리 음악의 사회적 기틀을 인식시키고 새로운 문화, 새로운 국악을 창조적으로 만들어나가기 위해 서울시 전역을 대상으로 치러지는 축제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펼쳐지고 있는 대표적인 국악축제는 국립극장에서 주관하는 ‘여우락’과 국악방송이 주관하는 ‘21세기 한국음악프로젝트’, 북촌창우극장이 주관하는 ‘북촌우리음악축제’가 있으나 이러한 모든 축제들의 첫 마중물 역할을 한 것은 ‘서울젊은국악축제’이다. 이 축제는 2008년도에 서울시 노원구에 소재한 노원문화예술회관의 주도로 시작되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국가기관이나 서울의 중심지역이 아닌 서울의 동북부에 위치한 노원에서 첫 국악축제가 탄생되었다는 것은 평가되어야 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난 해 마포문화재단이 ‘제1회 마포국악페스티벌’을 출범시켜 올해로 2회를 맞이했으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왜 이러한 축제가 필요할까? 일반적으로 국악이라는 장르는 과거의 음악이라는 편견이 굳건하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국악은 과거의 음악이기도 하지만, 많은 창작 국악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에 현 시대의 음악이기도 하다. 매년 젊은 국악인들이 대학교육을 받고 사회로 나와 국악의 현대화를 위하여 많은 창작 작품들을 내놓고 있으나 이들의 작품이 무대에 오를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국악이 대중들의 마음속에 현대의 음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대중들과 만날 수 있는 보다 많은 기회와 무대가 필요하다. 그래서 국악축제는 필요하다.     

‘서울젊은국악축제’는 노원구에 국한된 축제가 아니다. ‘서울’이라는 타이틀을 단 것은 비록 노원문화예술회관이 주관을 하고 있지만 서울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축제라는 것이다. 한때는 2억 원에 달하는 서울문화재단의 후원에 노원문화예술회관의 자체부담금을 합하여 3억 원 규모의 큰 축제로서 노원구뿐만 아니라 서울전역의 문예회관 및 청계광장, 인사동 야외무대 등에서 펼쳐졌던 서울시의 대표 국악축제였다.  

2012년에 서울문화재단의 예산이 중단되었는데 그 충격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노원문화예술회관 자체 예산만으로 서울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서울젊은국악축제’를 꾸려나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당시 이 축제를 주관하던 나로서는 그냥 그만둘까 생각도 해보았는데 청년 국악인들의 얼굴과, 그들의 신선한 공연에 열광해하던 관객들의 얼굴이 눈앞에 어른거려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그래서 예산 지원이 중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012년도와 2013년도에도 고집스럽게 ‘서울젊은국악축제’는 강행하였다. 내가 타 지역 기관으로 직장을 옮겨야만 했던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중단되었다가, 노원으로 내가 다시 돌아온 2017년도에 축제는 다시 부활되었다. ‘서울젊은국악축제’는 2008년도에 축제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개최되었더라면 올해가 12회가 되었어야 했다. 올해가 9회라는 것은 3년간의 공백기가 있었다는 것이다. 

올해 ‘2019 서울젊은국악축제’의 예산규모는 8천만 원이다. 국악이 대중성이 높은 장르가 아니어서 지역 문예회관으로서 8천만 원의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축제의 명맥을 꼭 이어나가겠다는 초심의 의지가 반영된 축제이다. 젊은 국악 연주자들로 구성된 ‘젊은국악축제 프로젝트그룹’을 결성하여, 축제의 연주단으로 활약하며 타 장르와의 융합으로 크로스오버 국악의 맛을 선보였을 뿐만 아니라, 축제에 참여하는 국악인들과 함께 축제 주제곡을 발표하는 등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또한 다양한 시도와 타 장르의 결합으로 기존 국악의 틀을 깨는 소리꾼 유태평양, 김준수 등 실력파 아티스트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게 하였다. 또한 노원에 기반을 둔 전통 예술단체들이 축제에 참여하여 구민들과 함께하는 전통 길놀이를 선보이는 등 예술가들과 구민이 함께 어울려 즐길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였다. 

‘서울젊은국악축제’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다. 이 축제는 국악의 저변 확대를 위하여 젊은 예술인들이 펼치는 공존의 장이다. 우리의 문화적 정체성이 깃들어 있는 우리 국악을 더 이상 과거의 음악이 아니라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삶과 소통할 수 있는 음악으로 대중들과 함께하기 위하여 어떠한 난관이 있다하여도 ‘서울젊은국악축제’는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