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국립오페라단장 인사 두고 오페라계 ‘들썩’
[핫이슈]국립오페라단장 인사 두고 오페라계 ‘들썩’
  • 조두림 기자
  • 승인 2019.08.27 0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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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동 서울오페라앙상블 예술감독 "관료적 밀실인사 아닌 오폐라계 현장예술가 의견 크로스체크해야"
지난 21일 개인 SNS 계정에 신임 국립오페라단장 후보자 선정과정서 문체부 불통·불투명성 문제 강하게 비판

지난 5월 윤호근 전 국립오페라단장 해임 이후 공석인 단장 인선을 두고 문체부와 오폐라계 간에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다. 

현재 일각에서 신임 국립오페라단장 후보자 1, 2순위가 거론되는 가운데, 장수동 서울오페라앙상블 예술감독은 지난 21일 본인의 페이스북 계정에 문체부의 후보자 선정 기준에 대한 의구심과 선정 과정에서의 불통 및 불투명성을 비판한 글을 게재했다. 

▲장수동 서울오페라앙상블 예술감독이 지난 21일 신임 국립오페라단장 선임 과정에서 문체부의 불통과 불투명성 문제를 강력히 비판하는 글을 개인 SNS 계정에 게재했다 (사진=장수동 예술감독 페이스북 캡처)
▲장수동 서울오페라앙상블 예술감독이 지난 21일 신임 국립오페라단장 선임 과정에서 문체부의 불통과 불투명성 문제를 강력히 비판하는 글을 개인 SNS 계정에 게재했다 (사진=장수동 예술감독 페이스북 캡처)

장 감독은 “부당하게 해고당했다는 전 국립오페라단 단장과 문체부 소송이 진행 중인 사이, 문체부가 신임 국립오페라단의 새로운 선임과정에서 갖가지 이상한 소문이 새어나와 한국 오폐라계가 술렁이기에 졸문 몇 자를 적습니다”라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옛 성현의 고언이 있습니다. 잘 모르면, 그 분야의 현장예술가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이 의견 저 의견을 크로스체크해서 최선이 아니면, 차선책을 마련해야지 또 관변적인, 지극히 자기 사람을 밀실해서 임명하고 발표하고 차후 잘 길들이면 되는 것인가요? 언제까지 이럴 작정이십니까?”라며 문체부 박양우 장관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거두절미하고, 문체부 박양우 장관과 김용삼 차관께 질의합니다”라며 “언제 단장 인선에 관해서 실질적인 국립오페라단 운영위원회를 제대로 소집했다는 보고를 받은 적 있습니까? 운영위원회가 얼마나 형식적인 조직이라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 문체부 시스템의 한 예이지요”라며 소통을 표방하지만 실상 불통인 문체부 행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아울러 “단장 인선 작업이 국립단체들을 관리하는 전통공연예술과 한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믿는 멍텅구리 예술가들은 어디에도 없습니다”라며 “단장 인선을 제1차관과 장관이 직접 챙기고 있지 않습니까? 부디 현 국립오페라단 사무국장(직무대행)은 맡은 바 역할만을 해야 균형있는 비상경영시스템임을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고 당부했다.

지난 인사과정에서 문체부의 불찰도 지적했다. 장 감독은 “오폐라계 현장 목소리는 외면한 채, 측근들의 목소리를 참고의견으로 듣고는 늘 단장 인선은 관료적 차원의 밀실 행정으로 무려 4명씩이나 연속해서 중간에 낙마하는 인사 참사를 빚은 곳이 바로 문체부가 아닙니까? 이번에는 제대로 하십시다!”라고 강조했다.

▲장수동 서울오페라앙상블 예술감독

이 밖에도 ‘밀실인사’라는 단어를 언급하며 장 감독은 문체부에 경종을 울렸다. “이번에 또, 밀실인사로 문체부 입맛에 맞는 사람을 1순위, 2순위에 배치해서 세상 관심이 딴 곳으로 몰려 있을 때 깜짝 발표하고 ‘문체부 판단을 따르라!’라고 해댄다면 온순하고 늘 체제에 보수적인 오페라계가 그 적폐에 대해 다시 분연히 일어날 것입니다”라며 힘주어 말했다. 

장 감독은 이와함께 신임 국립오페라단 단장이 갖춰야할 조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범오페라인들의 다양한 의견을 취합하고 최소한 오페라제작 현장에서 땀 흘린 경험을 바탕으로 국립오페라단을 이끌 인물을 인선해야 합니다”라며 “국립오페라단 단장은 오페라단 작품제작, 조직운영 그리고 방만한 예산의 투명한 집행까지 책임을 맡는 고도의 오페라 지식과 경험이 요구되는 매우 전문적인 자리입니다. 예술작업과 행정을 겸해야 하는 현 시스템에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장 감독은 “한국오페라계가 인정하고 그 선정에 박수를 보낼 수 있는 오페라전문가가 맡아야 이 난맥상의 국립오페라단을 견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오페라의 중심추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라며 “지금이라도 싫든 좋든 원로들의 다양한 의견과 오페라계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해서 부디 ‘관료의 덫에 빠진 국립오페라단’이라는 오명해서 벗어나 국립오페라단 운영 철학이 올곧은 사람을 단장으로 인선해서 범오페라계의 박수를 받으며 그 역할을 맡겨야 문체부 수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 확신합니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다시 균형감각을 되찾고 국립오페라단 단장 인사과정을 투명하게 다시 진행하기를 촉구하며 졸문을 마칩니다”라며 문체부의 쇄신을 요구했다. 

장 감독의 페이스북에는 26일 현재 124명이 응원하며 댓글 20여 개가 달려있다. 오페라계 현장 예술가들에게 인사 과정에서 불통과 불투명성이 지적되고 ‘신뢰받는 문체부’로 거듭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앞으로 국립오페라단장 임명 문제에 문체부가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