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 전시개막 D-100일, ‘공존과 화합’ 메시지 던질 것
가야 전시개막 D-100일, ‘공존과 화합’ 메시지 던질 것
  • 김지현 기자
  • 승인 2019.08.27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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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개막 출범식관련 기자간담회 개최, "추진위원회 구성으로 공감대 형성할 것"

국립중앙박물관(이하 국박)은 “가야본성-칼과 현” 특별전 개막을 앞두고 27일 오전, 전시 출범식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국박은 이 자리에서 특별전시 배경과 목적ㆍ개요ㆍ방향성 등을 설명했다.

배기동 관장은 “우리역사 중에 실체는 크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 인식을 적게 했던 것, 역사 담론에서 위축돼 왔던 부분을 부각하고자 했다. 지난해 고려전에 이어 올해는 가야전을 기획했다”라며 “큰 틀에서 보면 민족문화 재인식 전시 시리즈에 일부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특별전은 가야의 역사문화유산 조사와 연구 등을 종합해 역사적 가치를 알리는 대규모 전시로, 오는 12월 3일부터 2020년 3월 1일까지 이어진다. 고령 지산동 금동관(보물 제2018호)과 가야 갑옷, 토기(경질토기) 1000여 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 구성은 김수로 건국 신화와 허황옥의 전설부터 시작해 가야 멸망까지를 역사 흐름 순으로 조망한다. 특히 가야를 주제로 개최한 국박 종합전시는 1991년 “신비의 고대왕국 가야” 이후 28년인 점에서 눈길을 끈다.

▲가야전에서 선보일 고령 지산동 금동관.대가야의 화려한 문화와 세련된 미적 감각, 금속 공예 기술을 살필 수 있다(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전시제목 ‘가야본성-칼과 현’을 배 관장은 “'가야본성'은 발음이 어렵지 않도록 했다”라며 ‘본성’에 대해 “가야의 자료는 승자의 역사로 기록 된 고구려ㆍ백제ㆍ신라 등에 비해 적은 편이다. 단편적으로만 알던 가야를 30여 년간 누적된 고고학 자료에 기초해 ‘가야의 속’을 살피는 데 중점을 뒀다”라고 전했다.

부제인 ‘칼과 현’에 대해선 “가야 역사의 이해를 높이고자 김훈의 장편 소설 <현과 노래>에서 따온 것이다”라며 “가야역사는 철 문화가 중심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음악에 관한 이야기가 잘 알려진건 특이한 점이다. 가야문화의 함축적인 특성을 보여주는 전시제목이다”라고 언급했다.

배 관장은 “가야전을 통해 동아시아에서 독자성을 지닌 ‘가야 문화’재정립과 우수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공존과 화합’의 메시지를 되새기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또한 국립춘천박물관의 ‘대가야 사람들의 향수’ 특별전을 소개하며 “국박 가야전시 에필로그는 가야의 ‘디아스포라’에 대해 보여준다. 대가야인들이 강원도로 이주해 살아가는 모습들을 담았다”라며 “나라를 잃었을 때 민족해체 과정와 경각심도 보여주고자 했다”라고 덧붙였다.

▲가야전시 이름은 어떻게 지었을까? 간담회 자료 일부

가야 전시를 기획한 윤온식 학예사는 전시 제목을 짓는 과정을 “일반의 앙케트 조사로 얻었다. 내부적으로는 데이터분석을 의뢰해 가야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자 했다”라며 “힘과 무력을 뜻하는 칼과 가야금 12현과 같은 하모니-화합을 의미하는 현(絃)의 의미를 담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윤 학예사는 ‘가야는 공존이다’라는 점을 부각하며 “가야는 고구려ㆍ백제ㆍ신라 문화와는 다른 정치 형태를 지녔다. 중앙집권과 동떨어져 공존하는 사회, 전체의 뭉침(그룹)을 보여준다. 백제 중앙집권에 반대하는 세력도 가야로 뭉쳐 하나가 되었다”며 “가야는 삼국시대 이후 200년을 포함해 500년간 유지된 국가이다. 중앙집권과 공존했는데, 외교 전략만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설명했다. 특히 하이테크 기술인 ‘철’이 공존의 원동력임에 중점을 둔다.

전시구성에 대해 “가야의 전성기를 포함, 가야는 통합을 안 한 것인지 못한 것인지의 답을 찾는게 이번 전시에 화두 중 하나”라고 덧붙었다.

▲앙케트 조사로 얻은 결과로, 내부적으로 데이터분석을 해 관람객의 관심도를 살폈다

내년으로 예정 돼 있는 일본 순회전시에 대해선 “가야의 장신구와 금속유물 등으로 일본과의 교류를 보여줄 예정이다. 일본과 가야가 역사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어 순회전을 준비했다”라며 “외교문제 등으로 문화재 대여에 애로사항이 있던 점은 사실이지만, 일본측과 협의점을 찾았다”라고 답했다.

‘가야’에 대한 한-일 양국 간의 역사적 관점 차이를 일본 순회전시에서 어떻게 풀어낼지에 대해 “한국의 전시 컨셉인 ‘공존과 화합’ 부분을 유지해 선보일 예정이다. 다만, 일본 전시는 매개적인 부분과 가야와 교섭접인 측면(대외교류)이 강조 될 것 같다. 민감한 정치적인 부분은 빼고 본질적인 부분에 집중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박 가야전시가 내년 3월 1일 막을 내리면, 부산박물관 전시로 이어진다. 이후 일본 국립역사박물관, 규슈국립박물관 순회전을 거쳐 2021년 김해박물관에서 귀환전을 계획하고 있다.

한편 국박은 전시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역사와 문화관련 정부기관ㆍ학계ㆍ박물관ㆍ지자체 등의 관계자 22명과 회의 및 출범식을 갖는다. 전시 추진위원회를 통해 가야역사 정리와 공감대 형성의 큰 범주를 만들고 성공적 전시 개최를 준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