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한 존재들의 한바탕 이야기판 들으러 '오시에 오시게'
불완전한 존재들의 한바탕 이야기판 들으러 '오시에 오시게'
  • 조두림 기자
  • 승인 2019.09.1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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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최초 남사당패 여성 꼭두쇠 바우덕이 모티브 소리극 '오시에 오시게', 10. 4~27 정동극장
2019 정동극장 세 번째 ‘창작ing 시리즈’…2016한국문예위, 2017서울문화재단 등 세 차례 쇼케이스 관객 및 평단 호평

“오(午)시의 태양이 청계천에 닿을 때, 이야기는 물결이 된다”

조선 최초 남사당패 여성 꼭두쇠 ‘바우덕이’를 모티브로 치열하게 삶을 살아가는 거리 위 예술가 전기수의 이야기를 담은 소리극 <오시에 오시게>가 오는 10월 4일부터 27일까지 정동극장에서 공연한다.

▲‘오시에 오시게’ 출연진. (좌측부터) 충삼役 안이호, 하응役 유성재, 승영役 임찬민, 승영役 박준휘, 성진役 김승용(사진=정동극장)
▲‘오시에 오시게’ 출연진. (좌측부터) 충삼役 안이호, 하응役 유성재, 승영役 임찬민, 승영役 박준휘, 성진役 김승용(사진=정동극장)

이 작품은 「2016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뮤지컬 육성 지원사업 시범공연」과 「2017년 서울문화재단 유망예술지원 전통기반 창작예술분야」선정으로 이미 세 차례의 쇼케이스를 통해 관객과 평단에게 큰 호응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2019년은 정동극장 ‘창작ing 시리즈’를 통해서 많은 관객을 만나기 위한 본격 행보를 시작한다. 2017년 첫 선을 보인 ‘창작ing’는 우리 전통 예술의 소재 발굴과 작품 개발을 위한 창작 무대다. 

소리극 <오시에 오시게>는 청계천에 마지막 남은 전기수 충삼이 어디서도 들어본 적 없는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며 시작된다. 현실과 극중극을 자유롭게 오가며 펼쳐지는 이야기 속에는 이야기를 통해 소중한 누군가를 잃은 슬픔을 위로받는 승영, 이야기로 생계를 이어가는 청계천 전기수 성진, 이야기를 도구 삼아 자신의 권력을 정당화하려는 하응(흥선대원군)이 등장한다. 

작품은 등장인물을 ‘이야기’라는 매개로 각자의 위치에서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등장인물들의 굴곡진 생에서 빚어낸 작지만 소소한 격려와 위로를 우리의 마음으로 고요히 흘려보낸다.  

전통음악 뼈대에 서양음악 살 붙여 '적절한' 음악적 융합

한편 소리꾼 안이호와 서양음악 기반의 작곡을 전공한 조한나는 다양한 창작 작업 시도 끝에 ‘적절한’ 음악적 융합을 이뤄냈다. 전통음악 중심의 작창과 서양음악 형식, 그리고 화성이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소리극 <오시에 오시게> 만의 음악 형식을 새롭게 구축했다. 

또한 이야기의 기승전결에 따라 규칙적인 템포로 진행되는 일반적인 ‘서양뮤지컬’의 호흡과 달리 소리꾼 안이호의 작창은 극의 흐름과 진행의 강약을 조절하며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고 관객들과 함께 호흡한다. 무대 위 음악은 극을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가 아닌, 깊은 울림과 감동을 전하는 또 다른 주인공 전기수로서 관객에게 이야기를 전한다. 

박예슬 작가는 “저마다 삶에서 바위를 치고 있는 숱한 계란 같은 생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바위에 부딪치고 깨지는 계란이 물결이 되어 바위를 덮을 때 까지, 좋은 날이 올 때까지 버티자”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예매: 인터파크 1544-1555 ticket.interpark.com ■문의: 정동극장 02-751-1500 www.jeongdong.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