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화로 보는 동아시아 화조도의 세계》 展 개최, "고판화는 동아시아 인쇄문화의 보편성과 차별성 이해에 중요유산"
《판화로 보는 동아시아 화조도의 세계》 展 개최, "고판화는 동아시아 인쇄문화의 보편성과 차별성 이해에 중요유산"
  • 김지현 기자
  • 승인 2019.09.1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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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판화박물관 개관 16주년 기념 특별전, 화조도 판화 70여점 공개

금방이라도 날개짓을 할 듯한 새, 화면을 뚫을 기세로 퍼져나가는 나뭇가지들... 그림 교습용 화보는 생기가 없거나 틀에 박힐 만도 하지만, 다채로운 주제ㆍ구성ㆍ국적의 작품들이 펼쳐진다. 강렬한 색의 향연에 취해 작품들을 보다, 전시 작품들이 '판화'라는 점을 알게 되면 놀라게 된다. 작품들의 완성도뿐 아니라, 세월의 무게까지 느껴지기 때문이다.

▲명주사고판화박물관장 《판화로 보는 동 아시아 화조도의 세계》 특별展에서 전시할 목본화조도판목을 소개하고 있다

명주사고판화박물관에서 개관 16주년을 맞이해 《판화로 보는 동 아시아 화조도의 세계》 특별展으로, 고판화박물관 전시실에서 열리는 전시이다. 오는 27일 개막해 내년 1월 20일까지 이어진다.

명주사고판화박물관장 한선학의 수집품 중 화조도와 관련된 한국ㆍ중국ㆍ일본ㆍ베트남의 화조도 판화를 비롯해 화조도를 그릴 때 미술 교과서가 되었던 명·청 시대의 화조도 관련 화보류와 화조도와 화보를 찍었던 판목을 중심으로 70여 점을 선보이는 전시이다. 2019년 문화재청에서 실시하는 생생문화재사업의 일환으로 열리며, 강원도와 원주시의 후원으로 진행한다.

전시 개막에 앞서, 지난 18일 인사동의 한 한정식집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전시내용을 설명했다.

▲초본화시보를 소개하는 박 관장 모습

한선학 관장은 “화조도 특별전을 소개하게 돼 기쁘다. 한국 고판화 소장품이 상대적으로 적어 많이 부족하다고 느껴왔다. 그러나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한국 고판화 역시 강하다고 느꼈다”라며 “올해는 박물관 개관 16돌이 되는 해이다. 사립박물관으로서 꾸준히 전시를 개최해왔다”라고 전시개최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박물관 성과에 대해선 “고판화(콘텐트)의 확장성을 위해 이동판화 학교를 운영, 판화보급을 위해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박물관 유물 소장현황을 공개하며 “30여 년의 발품으로 모은 한국, 중국, 일본, 몽골, 베트남의 작품 총 6000여 점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다. 다양한 나라의 인쇄문화를 골고루 가지고 있는 곳은 명주사고판화박물관이 세계적으로 유일하다”라며 “동아시아 인쇄문화의 보편성과 차별성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유산이다”라고 설명했다.

▲화조도목판화(달과토끼)(도판=명주사고판화박물관)

그는 고판화의 아름다움을 역설하며 “고판화 문양이 세계 유명명품보다 못하다고 할 수 없다. 고판화의 매력은 유물 자체에도 있지만, 콘텐트로 만들 수 있는 요소가 많다”라며 “고판화는 디자인의 보물 창고이다. 콘텐트진흥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도록 힘써주길 바란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물관 소장품 개자원화보 영모본 표지를 보여주며 “민국 37년(1947) 폐지 통에서 발현한 것을 내가 소장하고 있고, 이번 전시에서 선보일 예정이다”라며 “세계적 유물이 폐기될 뻔했지만 중국 사람에 의해 발견돼, 소장자가 겉표지에 폐지 통에서 발견이라고 표기해 두었다”라고 고판화 유물에 관한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화조도미리화점(중국)(도판=명주사고판화박물관)

《판화로 보는 동아시아 화조도의 세계》 특별展은 화조도 화보, 한국ㆍ중국ㆍ일본ㆍ베트남 화조도 판화와 소주 도화오 화조도 등으로 구성한다.

명 · 청 시대 화조도의 교본이 되었던, 십죽재화보와 초본화시보, 개자원화전 영모본을 전시한다. 또한 목본 화조본의 목판원판을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한다. 한 관장은 최초 공개 목본 화본에 관해 “300년 된 귀한 유물이다. 명나라 때 만들어진 목본화조를 일본에서 18C 초에 목각한 목판 원판이다”라며 “동아시아에서 고르게 발전한 출판문화의 우수성을 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라며 동아시아 화가에게 영향을 미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전시할 한국 화조도 판화는 “한국작품들은 조선 시대 목판으로 먹 선을 만든 후 붓으로 아름다운 색을 올렸다. 직접 그린 민화와 구별되지 않을 정도이다”라며 “고운 색깔이 입혀져 추석 때 밝은 달 속의 토끼를 상상해 표현한 목판화를 비롯 개와 새가 결합되거나, 기린과 새와 꽃인 결합된 작품들로 다양하다. 중국 판화에 비견할 정도로 색깔을 곱게 입혔다”라고 소개했다.

▲화조도(히로시게,백로)(도판=명주사고판화박물관)

중국 화조도 판화에 관해선 “칼라 인쇄시장이 중국이고, 연화(중국판화)를 생산하는 곳이 많아 아름다운 판화가 남았다”라며 “유명한 양류청의 화조판화는 중국 보단 한국와 일본에 많다”며 “우리나라에선 양류청 판화를 이조민화라고 소개 된 경우가 많지만 리움 민화전ㆍ 가나아트센터도 중국 양류청 화조도가 중국년화로 밝혀지는 주요한 자료다”라고 말했다.

일본 화조도 판화는 “우키요에 화가들의 참여로 상업적으로 화조도 판화가 만들어졌으며, 서민들에도 보급됐다. 이번 전시회는 일본 우키요에 판화의 거장 호코사이와 히로시게, 우타마로의 화조도 작품이 소개한다. 특히 히로시게의 붗꽃 화조도 목판화 세트를 소개한다”라고 전했다. 베트남 판화도 전시할 예정으로 중국 년화의 영향관계를 살필 수 있다.

소주 도화오의 화조도 목판화 5점도 전시한다. 고판화박물관과 교류협정이 체결되어 있는 소주공예기술학원(미술대학)의 도화오목판연구소에서 기증한 작품들로, 유럽에 수출되어 세계적인 명품의 반열에 올랐다.

▲베트남화조도(도판=명주사고판화박물관)

전시 이외에 연계행사 제 10회 원주 세계 고판화문화제는 오는 27일부터 28일까지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에서 열린다. 세계 유일의 국제 고판화행사이다. '동양의 빛나는 인쇄문화인 고판화의 세계’를 조명하는 특별전을 통해,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의 독특한 인쇄문화를 엿볼 수 있으며, 한, 중, 일 학자들의 국제학술대회, 한·중 전통판화 명인 시연회로 구성한다.

특별전 기간 동안 1박 2일 과정의 문화형 템플스테이로 ‘전문가와 가족을 위한 숲속판화여행, 시민을 위한 숲속판화여행’을 오는 20~21일ㆍ27~28일 2회에 결쳐 진행한다.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선 고판화박물관 명품 초청 특별전 ‘인쇄문화의 꽃- 동아시사 고판화의 아름다움이’을 오는 10월 1일부터 12월 22일까지 개최할 예정이다. 기획전시실에서 고판화 명품 전적과 대형판화, 문양판화 등 200여점이 선보인다.

한편, 2003년 개관한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은 40여 차례의 국내외 동아시아 고판화 특별전 개최했다. 도록 발행, 2015년 국립민속박물관과 동경국문학연구자료관 초정전을 통해 박물관 교육, 전시 등의 역할을 해왔다. 특히 한선학 관장의 소장품 고판화 전적 7건의 강원도 문화재지정과 문체부와 문화재청 우수기관에 선정 된 점은 개인이 운영하는 사립박물관으로선 큰 성과로 평가받는다.

자세한 사항은 고판화박물관 홈페이지(http://www.gopanhwa.com/museum/)혹은 033-761-7885에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