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미술관 《족쇄와 코뚜레》 展 , ‘‘작업’ vs ‘생업’ 딜레마 속 작가들
OCI미술관 《족쇄와 코뚜레》 展 , ‘‘작업’ vs ‘생업’ 딜레마 속 작가들
  • 김지현 기자
  • 승인 2019.09.20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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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현실 갈팡질팡’ 8인 작가 네가지 주제 풀어내

OCI미술관은 《족쇄와 코뚜레》展을 오픈했다. 독특한 전시명이 인상적인 전시는, 작가들의 천태만상 요절복통 생존 비법을 보여준다.  

전시는 지난 5일 시작했으며, 내달 26일까지 OCI미술관 전시는 1층 로비부터 3층 전시장에서 열린다. 2010년 개관한 OCI미술관이 그간의 노하우 축적해 준비한 회심의 기획전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동현 작가,중요하고도 널리 알려진 사실(사진=OCI미술관)

전시는 꿈을 향해 나아가는 작가들의 현실적 고민을 유쾌한 시각으로 풀어낸다. 전시명 ‘족쇄와 코뚜레’는 꿈의 실현을 위해 현실에서 발목을 잡고 있는 것들(족쇄)과 원치 않는 생업(코뚜레)을 의미한다.

김동현ㆍ도파민최ㆍ박수호ㆍ신민ㆍ 오순미ㆍ 장하나ㆍ최호철ㆍ허보리 총 8명의 작가가 전시에 참석한다. 8人작가들은 각양각색! 각자의 입장에서 ‘현실에 발목 잡힌’ 이야기들을 전시작품들로 보여주지만, 꿈을 가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작가나 관객들 등 전시내용에 공감하는 누구나 당사자이자 주인공이 되는 전시인 것이다.

▲신민 작가,미소천사(사진=OCI미술관)

전시는 1층 로비에서부터 3층 전시장까지 네 가지 섹션으로 나뉜다.

첫 번째 섹션은 '묵묵꿋꿋'이다. 불투명한 앞날을 대하는 첫 번째 비법은 ‘모르겠으면 일단 견디고, 버티고, 전진하기'이다. 전시장 1층 메인 로비엔 문어 혹은 해파리를 닮은 거대한 기계 생명체를 선보인다. 앞에 놓인 나무 보드에 관객이 직접 올라 움직이면, 비로소 괴생명체의 팔다리가 꿈틀거리며 여러 가지 소리가 빛과 함께 흘러나온다. 안쪽 홀로 돌아가면 ‘버티기 수련원’이 한바탕 펼쳐진다.

두 번째 섹션은 '공수겸장'이다. 작업과 생업 사이에서 균형잡기, 기왕이면 둘 다 잘하는 것만큼 큰 미덕도 없을 것이다. 2층 안쪽 홀에 전시장 속의 가상 전시장 'Jang's Museum'이 개관했다. 관장은 전시는 뒷전이고 미술계에서 가장 ‘핫’한 인맥 과시에 여념이 없다. ‘한국의 칸딘스키’를 표방하는 ‘연예인 작가’는 고기 자르듯 자신의 표절 그림을 잘라 파는 요절복통 개인전 현장을 재현한다.

▲오순미 작가, Minutes for Freedom_metal clockwork(사진=OCI미술관)

세 번째 섹션은 ‘덕업일치’이다. 2층 도입부를 차지한 거대한 300호 캔버스엔 오렌지색 철골이 돋보이는 동호대교 위 익숙한 교통체증이 실감 나게 펼쳐진다. 꿈을 짊어지고 오늘도 생업에 바쁜 사람들로 가득 찬 동네 곳곳의 파노라마가 이어진다.

마지막 섹션 ‘퇴색금지’이다. 생업에 치어 바삐 살다 보면 어느새 꿈은 증발하고 변질한다. 나무 바닥과 차분한 분위기가 돋보이는 전시장 3층 입구, 격자로 짠 나무 선반에 수백 개의 비석을 하나씩 모셨다. 스스로를 잃지 않고 작업해 나갈 굳은 결심을 한 칸 방으로 형상화한다.

▲장하나 작가,이력서(사진=OCI미술관)

전시와 연계한 행사도 마련했다.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관객과 함께 나누는 시간으로오는 25일 오후7시와 10월19일 오후3시, OCI미술관에 방문하면 관심있는 누구나 ‘아티스트 토크’에 참여할 수 있다.

전시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OCI미술관 홈페이지(http://ocimuseum.org/) 혹은 02-734-0440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