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문화재연구소 「조선시대 개인일기 국역총서」 발간
국립문화재연구소 「조선시대 개인일기 국역총서」 발간
  • 김지현 기자
  • 승인 2019.10.0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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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편을 일기 선별, 민간기록으로 생생한 현장감 느껴져

조선시대 역사와 문화ㆍ풍습은 기록으로 기억하고 있다. 조선시대 기록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한 조선왕조실록 등의 공식기록 이외에 문집, 편지, 일기 등의 민간기록이 전해진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015년부터 전국에 산재한 조선시대 개인일기 현황을 조사했다. 올해는 이제까지 소개하지 않던, 8편을 일기를 선별해 「조선시대 개인일기 국역총서」를 발간했다.

일기는 독자를 염두에 두지 않아 생생한 현장감이 깃들여 있다. 그런데 개인일기는 대다수가 흘려 쓴 서체로 쓰인 필사본이기 많아 일반인이 읽기 어려웠다.

▲경상도하양현일록 발간(사진=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가 발간한 8편의 조선시대 개인일기는 초서 또는 행초서로 쓰여 읽기가 어려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일기들을 선별하여 사진 혹은 글씨를 읽기 쉽게 고쳤으며 국역(國譯)과 해제(解題)를 붙여놓았다. 이로써 국민부터 전문 연구자까지 필요에 따라 쉽게 읽을 수 있다.

일기 중 『경상도하양현일록(慶尙道河陽縣日錄)』은 김경철(金敬轍, 1698~1764)이 경상도 하양현감으로 재직하며 썼다.

『북행일기(北行日記)』는 서종태(徐宗泰, 1652~1719)가 북도별견시관(北道別遣試官)으로 임명돼, 함경도 길주(吉州)로 가서 별시(別試)를 시행하고 돌아와 보고를 올릴(복명, 復命)때까지 4개월간에 걸쳐 기록했다. 특히 일기 속 왕명 문서인 장계(狀啓)는 함경도 별시의 실행 경위와 결과로, 『승정원일기』를 비롯한 다른 사료에는 실리지 않은 내용이다.

『온계선생북행록(溫溪先生北行錄)』에는 이해(李瀣, 1496~1550)가 어사(御使)의 명을 받고 함경도를 다녀온 24일간의 견문과 경험을 기록했다. 이 일기는 문집『온계일고』에도 수록되어 있지 않은 유일본이다. 후대인들의 삭제나 수정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보존 된 점에서 가치가 있다.

『정간공일기(貞簡公日記)』에는 정탁(鄭琢, 1526~1605)이 지중추부사(知中樞府事)로 재직하며 겪은 일화하 기록돼 있다.

『기백재일기(己百齋日記)』는 조선 후기에 정언(正言, 사간원 정6품 관직), 사간(司諫, 사간원 종3품 관직) 등을 지낸 김복휴(金復休, 1724~1790)가 쓴 친필일기로 한양에서 생활한 사대부의 일상을 살필 수 있다.

『동유일기(東遊日記)』는 송주상(宋周相, 1695~1752)의 금강산 유람 일기로 자필로 쓴 수고본(手稿本)이다.

 『해월헌계미일기(海月軒癸未日記)』는 조선 선조 재위 시기의 문신인 황여일(黃汝一, 1556~1622)이 장인어른을 간호하고, 임종 후 운구까지 약 3개월간 하루도 빠짐없이 기록한 치병일기다. 당시 조선의 의료상황과 장례절차를 알 수 있어 자료적 가치가 있으며, 관을 육지에서 운반하지 않고 배에 실어서 운반하는 상강(喪舡)의 풍습도 기록되어 있다.  

이번에 발간한 책자는 국·공립 도서관과 국내외 연구기관 등에 배포할 예정이며, 원문을 비롯해 그동안 조사 내용은 국립문화재연구소(www.nrich.go.kr, 문화유산연구지식포털)에서 열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