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이목을 작품전 개최, “이번 전시는 나를 위해, 나에게 선물 하듯 준비”
[전시리뷰]이목을 작품전 개최, “이번 전시는 나를 위해, 나에게 선물 하듯 준비”
  • 김지현 기자
  • 승인 2019.10.04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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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서촌재’ 갤러리에서 ‘하루화담’ 신작 최초로 선보여
“1년 반 정도 매일 그리고 쓴 글 전시, ‘화시전’ 그림을 먼저 그리면 시는 절로 써졌다”
“작품을 진지하게 바라보는...올바른 전시문화 정착을 위해 관람료 받는다”

이목을 작가 작품전이 서울 종로구 ‘서촌재'에서 열린다. 지난달 26일 시작해 오는 27일까지 한 달간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이 작가의 신작(2018~2019) ’하루화담(畵談)'-그림일기 시리즈 중 26점을 선별하여 선보인다.

이목을 작가의 소박한 질감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과 13평 남짓 멋스러운 한옥 갤러리 ‘서촌재’는 환상의 콤비로 상응하여,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을 예정이다.

▲13평 남짓 작은 전시공간 '서촌재'에서 이목을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이 작가는 오롯이 자신만을 위한,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들을 전시한다며 “어릴 적부터(초등학교 4학년) 키워 온 내 꿈 ‘화가’를 펼쳐 보인다. 개인전을 수없이 해오며, 그동안 늘 남이 불러주는 ‘화가’로 살아왔다. 그러다 작년부터 그림일기 작업을 하다, 이번 전시로 이어졌다. 오래전부터 꿈꿔온 온전한 화가가 된 기분이다”라고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비가 오지 않으면 외부에서 작품을 전시한다.

이번 전시에는 대표작이 없다. 하루의 일상을 담아, 작품이 지니는 의미가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관객이 스스로 특별하다고 느낀 작품들이 대표작일 거라고. 그럼에도 이번 작업의 전체적 내용에는 ‘엄마’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 많다고 작가는 말한다. “내 일기이다 보니 ‘엄마’를 주제로 한 것들이 많다. 현재 어머니가 요양병원에 계신데, 일기를 쓰다 보니 엄마와의 옛 추억이 아련하게 표현돼 있다”라며 설명했다.

▲이목을 작가가 전시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작가는 이번 전시가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며 “혼자 자위하듯 살기 힘들어, 이번엔 도움을 받았다. 1년 반쯤 소셜미디어(SNS)에 매일 올린 일상의 그림과 글 중, 전시 작품을 선별 한 것이다. 도움을 청하는 것 자체가 나 혼자만의 약속이다. 요즘엔 일주일에 한두 번이지만 한창때는 매일 그림과 글을 올렸다”라고 말했다. 일상의 삶(화담)을 주제로 그날 그날 떠오르는 그림을 그리면 글은 자연스럽게 써졌다며, 시화(詩畫)전이 아니고 화시(畫詩)전이라 설명했다. 그래서 이번 작품은 반듯이 그림과 시는 함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촌재 골방에서도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작품 변화에 대해선 “나는 옷을 몇 년에 한 번씩 갈아입어 온 것이다. 내가 어떻게 변할 수 있겠나? 사람은 변할 수 없다. 다만 이 작업을 하며 매일 옷을 갈아입었을 뿐이다. 매일매일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 거니까”라고 말했다. 이 작가는 미술가로 존재감을 키운 이후, 스스로를 내려놓고 개최한 첫 번째 전시라는 점에 큰 만족감을 내비쳤다.

▲그림과 시를 조화롭게 배치해 전시중이다, 집.

전시 의의에 대해선 “개인 갤러리로서는 흔하지 않게, 관람료를 5000원 써 붙였다. 전시 문화를 만들자는 의미다. 돈 문제를 떠나 관객이 전시 작품을 진지하게 보며, 느끼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새롭게 시도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작품과 공간이 참 잘 어울린다는 칭찬에 이 작가는 “사실 이번 전시는 계획에 없던 전시인데, 우연치 않게 진행됐다. 전시 공간이 크지는 않지만, 한옥인 점이 마음에 든다”라며 “관장과 합심하여 '서로 문화의 역할을 하자'라는 관점에서 마음이 통해서 준비한 전시이다. 디스플레이도 마음에 들어 내 집 같고, 공간에 맞춰 작품이 잘 부각되는 것 같아 마음에 든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골방에 작품과 시가 전시중이다,연어.

이목을의 작품전은 오는 27일까지 이어지며, 전시관람료는 5000원이다.